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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스스로를 배반할 때: 수행적 모순이라는 철학의 함정

## 🔄 진리를 부정하는 말의 자기모순 대학원 포스트모던 문학 세미나에서 한 동기가 이런 말을 했다. "텍스트에 절대적 의미는 없어. 모든 해석은 동등하게 유효해." 나는 묻고 싶었다. "그 말은 절대적으로 옳은 거야?" 분위기 때문에 실제로는 묻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하다는 감각이 오래 남았다. 그 이상함에 이름을 붙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수행적 모순](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수행적+모순)(performative contradiction). 발화 행위와 그 내용이 서로를 파괴하는 구조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를 발화하는 순간 그 명제는 거짓이 된다. "진리는 없다"는 주장은 자기 자신에게 진리의 지위를 요구한다. 말이 제 발목을 잡는다. --- ## 🔨 아펠의 망치: 논증 자체가 이미 진리를 전제한다 카를-오토 아펠은 《철학의 변환》(*Transformation der Philosophie*, 1973)에서 이 구조를 회의주의 전체를 향한 반박으로 삼는다. 논지는 단순하지만 강하다. 어떤 명제를 주장하는 행위는, 그 내용과 무관하게, 이미 특정 규범을 승인한 것이다. '이 발화는 타인이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참이라고 여긴다', '당신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이 전제들을 거부하면 논증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아펠은 이것을 '선험적 화용론'(transzendentale Pragmatik)이라 불렀다. 우리는 논증을 시작하는 순간 이미 이상적 대화 공동체(ideale Kommunikationsgemeinschaft)를 암묵적으로 승인한다. 극단적 상대주의자가 "모든 것은 관점의 문제"라고 말할 때, 그는 이미 자기 관점이 다른 관점보다 더 주목받을 만하다고 전제하고 있다. 이것이 수행적 모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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