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헤어진 날만 되면 우울해지는 이유, 날짜가 아니라 날짜에 묻어 있는 기억과 기념일 반응 때문

📑 목차 🔍 자료를 찾다가 이름을 알게 된 현상 📅 달력의 숫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 회복에도 일정표가 있다고 믿을 때 🔁 같은 날이 해마다 돌아온다면 🌿 그날을 지나가는 세 가지 방법 📚 참고 자료 🔍 자료를 찾다가 이름을 알게 된 현상 헤어진 날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본다. 처음 사귄 날도 마찬가지다. 몇 달, 길게는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렇다고 한다. 그 이야기들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다가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이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됐다. 이 개념은 주로 트라우마 연구에서 다뤄져 왔다. 1999년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는 걸프전 참전 군인들의 기념일 반응을 6년 뒤에 다시 조사한 논문이 실렸다(DOI: 10.1176/ajp.156.7.1075). 참전 군인들에게 상태가 가장 나빴던 달을 물었더니, 그 달이 실제로 외상 사건을 겪은 달과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자주 겹쳤다는 내용이다. 다만 처음부터 선을 하나 그어 두려고 한다. 전쟁 경험과 이별은 다르다. 연구 결과를 이별에 그대로 옮기면 무리가 된다. 이별을 다룬 연구 자체도 아직 많지 않다. 마이애미대학교의 티파니 필드는 2011년 이별을 다룬 연구들을 리뷰했는데(Psychology 2권 4호, 382–387쪽, DOI: 10.4236/psych.2011.24060), 이별에 관한 논의 상당수가 사별 연구에 기댄 "단순한 추측(mere speculation)"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그래서 이 글에서 연구로 확인된 내용과 내 생각은 서로 구분해서 쓰겠다. 📅 달력의 숫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처음 든 의문은 이것이었다. 3월 14일이라는 숫자 자체가 슬픔을 불러올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사람을 건드리는 건 그 날짜와 함께 돌아오는 것들이다. 비슷한 공기와 해가 지는 시각, 같은 시기에 오는 명절이 그렇다. 휴대폰이...

💭 애인 칭찬이 불편한 심리: 왜 좋은 말보다 익숙한 나를 지키려 할까? 자기검증 이론으로 본 이유

📑 목차 💭 칭찬을 들으면 이유부터 찾게 되는 마음 🖼️ 나쁜 그림이라도 내 그림이 편하다 🔗 애착은 칭찬을 해독하는 방식이다 🎭 들킬까 봐 두려운 사랑, '가면 현상' 🌱 칭찬을 받아들이는 세 가지 연습 📚 참고 자료 💭 칭찬을 들으면 이유부터 찾게 되는 마음 "오늘 좋아 보인다", "너랑 있으면 편해." 연인이 이런 말을 하면 기뻐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기뻐하기 전에 이유부터 찾는다. 부탁할 일이 있나, 그냥 하는 소리겠지, 아직 나를 잘 몰라서 그래. 나는 이 반응이 오래 궁금했다. 받아서 손해 볼 것도 없는 말을 마음은 왜 밀어낼까. 이 질문을 놓고 연구들을 읽으며 처음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는 칭찬이 불편한 걸 쑥스러움이나 겸손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심리학 연구는 더 고집스러운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은 때로 기분 좋은 말보다 익숙한 자기 모습을 확인해 주는 말을 원한다. 그렇다면 칭찬이 불편한 이유는 그 말이 틀려서가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알던 나를 건드리기 때문일 수 있다. 🖼️ 나쁜 그림이라도 내 그림이 편하다 심리학자 윌리엄 스완(William Swann)은 이것을 '자기검증(self-verification)'이라고 불렀다. 사람은 자기에 대한 기존 생각을 확인해 주는 반응을 찾는다는 이론이다. 스완, 힉슨, 드라론드가 1992년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결혼 연구가 이를 잘 보여 준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자기를 좋게 평가하는 배우자에게 더 헌신했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거꾸로 자기를 낮게 평가하는 배우자에게 더 헌신했다. 논문 제목도 '쓴 진실을 끌어안기(Embracing the Bitter "Truth")'다. 처음에는 이 결과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곱씹다 보니 이해가 됐다. 자기에 대한 생각은 세상을 예측하게 해 주는 지...

⏳ 짝사랑 기한 정하는 법: 마감 연구로 본 3개월 단계별 실행법과 상대 반응별 다음 행동 총정리

📑 목차 🔍 마감 연구를 찾아보다가 생긴 의문 ⚖️ 니체와 붓다는 서로 다른 쪽을 가리킨다 🗓️ 3개월을 세 구간으로 나누기 🔀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 악마의 질문을 3개월 차에 던져 보기 📚 참고 자료 🔍 마감 연구를 찾아보다가 생긴 의문 짝사랑에 기한을 정하라는 조언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게 궁금해서 미루기와 마감에 관한 연구를 찾아봤다. 이 분야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건 댄 애리얼리와 클라우스 베르텐브로흐가 2002년 『Psychological Science』에 낸 논문이다( Duke Scholars 논문 정보 ). 이 연구는 질문 세 개를 던진다. 사람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스스로 마감을 정하는가. 그 마감은 성과를 높이는가. 사람들은 마감을 최적으로 정하는가. 실험 결과는 앞의 두 질문에 '그렇다', 마지막 질문에 '아니다'였다. 그리고 스스로 정한 마감은 바깥에서 정해 준 마감보다 효과가 약했다. 그런데 자료를 더 찾다가 반전을 만났다. 올해 8월, 카일 하인드먼과 알베르토 비신이 이 논문의 두 번째 실험을 재현했는데, 마감을 바꿔도 성과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보고했다( Psychological Science 재현 연구 ). 솔직히 그 순간 이 글을 계속 써야 하나 망설였다. '기한을 정하면 미루지 않게 된다'는 말이 생각보다 단단한 근거 위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원 논문에서 끝까지 남는 관찰이 하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마감을 정하는 데 서툴고, 혼자 정한 마감은 쉽게 흐려진다는 것. 그래서 이 글에서 쓰는 '3개월'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내가 고른 숫자다. 근거에서 가져올 수 있는 건 기한을 혼자만 알고 있지 말라는 교훈 정도다. ⚖️ 니체와 붓다는 서로 다른 쪽을 가리킨다 이 주제를 철학으로 들여다보면 곤란한 문제가 하나 생긴다. 니체와 불교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즐거운 학문』 13...

🌱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동사라는 말의 의미: 프롬·붓다·니체에게 물어본 설렘이 식은 뒤의 사랑

📑 목차 🍂 'falling'과 'standing' 사이에서 💬 비드에 답하는 일 🪷 책임은 어디서 소유로 바뀌는가 👀 존중, 매번 다시 보기 ☀️ 아모르 파티, 그리고 평범한 일요일 📚 참고 자료 🍂 'falling'과 'standing' 사이에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동사다"라는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는 별 무게가 없다. 그런데 에리히 프롬이 1956년에 낸 『사랑의 기술』에서 이 생각이 어떤 문장으로 쓰였는지 찾아보니, 나는 이 말을 반쯤만 알고 있었다. 프롬은 사랑이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고, 빠지는 것(falling for)이 아니라 그 안에 서 있는 것(standing in)이라고 썼다. 나는 '서 있다'는 동사에서 오래 멈췄다. 빠지는 건 중력이 알아서 해 준다. 서 있으려면 다리에 힘을 줘야 한다.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안다. 그 시기의 감정은 거의 다 낙하다. 연락 하나에 하루가 올라갔다 가라앉고, 내가 뭔가를 고른다는 느낌이 없다. 그래서 설렘이 식으면 사람들은 바닥에 닿았다고 느낀다. 프롬의 말대로라면 그때부터가 서 있을 차례다. 프롬은 그 활동을 보살핌, 책임, 존중, 앎 네 가지로 나눴다. 목록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니 다시 늘어놓지는 않겠다. 대신 이 네 가지를 하루하루의 장면에 대 보고, 니체와 불교를 옆에 세웠을 때 어디서 맞물리고 어디서 부딪히는지 보려 한다. 💬 비드에 답하는 일 심리학자 존 가트맨은 신혼부부를 연구한 뒤 6년 후에 그들을 다시 만났다. 가트맨 연구소의 정리 에 따르면 그때까지 결혼을 유지한 부부는 상대의 '비드(bid)'에 86% 응답했고, 이혼한 부부는 33%에 그쳤다. 비드는 관심이나 인정, 애정을 구하는 작은 신호를 말한다. 이 숫자를 보며 생각난 건 비드가 대개 비드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 사랑해?"는 누구나 알아본다. 하지만 ...

🕯️ 사별 후 새 연애 죄책감, 그 미안함의 정체를 붓다의 경전과 니체의 악마 앞에서 다시 묻다

📑 목차 🌙 웃고 돌아온 밤에 드는 미안함, 그 정체부터 🔗 유대를 이어 가는 게 늘 좋은 건 아니었다 🪷 붓다는 사랑을 면죄해 주지 않는다 🔁 니체의 악마는 무엇을 고르라고 하지 않는다 🧭 막연한 위로 대신 구체적인 기준 몇 가지 📚 참고 자료 🌙 웃고 돌아온 밤에 드는 미안함, 그 정체부터 사별한 뒤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겪는 죄책감에 관한 자료를 읽다가, 이 미안함이 정확히 누구를 향하는지 궁금해졌다. 새 사람과 웃고 돌아온 밤에 갑자기 밀려오는 그 감정 말이다. 막연하던 감정을 조금 나눠서 볼 수 있게 해 준 건 홍콩과 위트레흐트 연구진이 만든 사별 죄책감 척도(Bereavement Guilt Scale, Li 외, 2017) 였다. 연구진은 인터뷰와 문헌 검토로 문항을 모은 뒤 세 표본으로 검증했고, 다섯 요인 구조가 가장 잘 맞았다. 그 다섯은 죽음에 대한 책임감, 고인에게 상처를 줬다는 느낌,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갚지 못한 빚 같은 마음, 그리고 이유가 뚜렷하지 않은 죄책감이다. 새 연애에서 오는 미안함은 이 가운데 몇 가지에 걸쳐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을 배신하는 것 같다"는 마음은 고인에게 상처를 준다는 느낌에 가깝고,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에 가깝다. 하나 더 눈에 띈 건 이 척도 점수가 자존감, 자기 용서와 함께 움직였다는 결과다. 상관관계일 뿐이라 인과를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새 사랑 앞에서 드는 죄책감의 상당 부분이 "그 사람만 사랑하던 나"라는 자기 그림이 흔들리는 데서 오는 게 아닐까 짐작한다. 어디까지나 내 짐작이고, 연구로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다. 외로움도 이 감정에 섞여 있다. 사회학자 데버라 카(Deborah Carr)가 65세 이상 사별 배우자를 추적한 2004년 연구 에서, 사별 18개월 뒤 데이트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37%, 여성 15%였다. 더 흥미로운 건 6개월 시점의 ...

💞 연애 권태기 쾌락 적응 심리: 설렘이 식는 이유와 무상·영원회귀로 다시 보는 익숙한 사랑

📑 목차 🧩 설렘이 줄어드는 데에도 구조가 있다 ⚙️ 적응을 움직이는 두 개의 톱니 🪷 무상과 집착은 이 구조를 어디서 건드리나 🔁 영원회귀의 질문, 힘에의 의지의 방향 🧪 연구로 확인된, 바로 해 볼 수 있는 방법 📚 참고 자료 🧩 설렘이 줄어드는 데에도 구조가 있다 권태기에 관한 자료를 읽다가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문장을 하나 만났다. 리처드 루커스(Richard Lucas)가 2007년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에 낸 논문의 결론, "adaptation is not inevitable", 곧 적응은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문장이 왜 위로가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개념부터 꺼내야 한다. 쾌락 적응은 좋은 변화든 나쁜 변화든 시간이 지나면 행복감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는 경향을 말한다. 흔히 드는 예가 1978년 브릭먼 연구팀의 복권 연구다. 당첨자 22명의 현재 행복 점수는 4.00으로, 대조군의 3.82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 점수는 오히려 3.33으로 더 낮았다. 연애 초반의 두근거림이 몇 달, 몇 년 뒤 잦아드는 것도 같은 틀로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이 틀을 법칙처럼 받아들이기 전에 짚어 둘 것이 있다. 복권 연구는 한 시점에 두 집단을 비교한 횡단 연구이고 표본도 작다. 이후 독일과 영국의 대규모 패널 자료를 분석한 루커스는 이혼이나 실직처럼 행복 수준을 오래 바꿔 놓는 사건들이 있고, 얼마나 적응하는지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고 보고했다( Lucas, 2007, APS ). 적응은 일어나지만 그 속도와 정도는 정해져 있지 않다. 나는 권태기 이야기의 출발점이 바로 여기라고 생각한다. ⚙️ 적응을 움직이는 두 개의 톱니 그렇다면 무엇이 적응을 빠르게 하고 무엇이 늦출까. 소냐 류보머스키(Sonja Lyubomirsky)와 크리스틴 바오(Kristin Bao)는 2013년...

💭 짝사랑 리머런스 벗어나는 법, 스탕달의 결정화부터 니체와 붓다까지 오래 머물러 본 생각의 기록

📑 목차 💭 내 짝사랑에 이름이 붙어 있었다 📋 한 사람이 자기 리머런스를 치료한 기록 ✍️ 혼자 해볼 수 있는 세 가지 🪷 붓다는 감정을 없애라고 했을까 🔁 니체라면 이 225번을 원했을까 📚 참고 자료 💭 내 짝사랑에 이름이 붙어 있었다 짝사랑 자료를 찾다가 '리머런스(limerence)'라는 단어를 처음 봤다. 미국 브리지포트 대학의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브가 1979년에 만든 말이다. 한 사람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고,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기분이 통째로 휘둘리고, 아주 작은 신호 하나를 몇 시간씩 곱씹는 상태를 가리킨다. 사랑과 비슷해 보이지만 테노브가 주목한 건 집착 쪽이었다. 이름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다는 위안이었다. 그런데 그 위안은 금방 다른 질문으로 바뀌었다. 이게 병에 가까운 상태라면 고쳐야 하는 걸까? 이 감정이 내 삶에서 가장 생생했던 순간이기도 하다면, 그건 어떻게 봐야 할까? 이 글은 그 두 질문을 붙들고 있는 기록이다. 스탕달은 1822년 『연애론』에서 이 과정을 '결정화'라고 불렀다. 잘츠부르크 소금광산에 앙상한 나뭇가지를 던져 두면 몇 달 뒤 소금 결정이 덮여 반짝이는 가지가 되어 나온다고 한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내 눈이 딱 그렇다. 가지는 평범한데 내가 소금을 계속 입힌다. 📋 한 사람이 자기 리머런스를 치료한 기록 이론보다 실제 사례가 궁금해서 논문을 찾아봤다. 2021년 11월에 게재된 사례 보고(PMC8641115) 다. 특이하게도 치료를 받은 사람이 저자 본인이다. 28세 여성이었고, 상대는 직장 동료였다. 2016년 3월부터 2주에 한 번, 45분씩 인지행동치료를 받았다. 치료 전 2주를 기록해 보니 '의식(ritual)'이라 부른 행동이 225회였다. 상대 SNS에서 사진 찾아보기, 대화에서 그 사람 얘기 꺼내기, 그 사람 집이나 직장 앞을 일부러 지나가기 같은 행동을 모두 합...

🌿 스토아 철학 연애 집착 내려놓기: 답장 기다리며 확인받을수록 더 불안해지는 이유와 에픽테토스의 해법

📑 목차 ⏳ 답장 없는 세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 🔁 확인이 불안을 끝내지 못하는 이유 🏺 에픽테토스와 불교는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 니체라면 저항을 지우려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 셀프 질문 체크리스트와 다시 쓴 오후 📚 참고 자료 ⏳ 답장 없는 세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 연애 불안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2021년에 나온 심리학 논문 한 편과 거의 2천 년 전 노예 출신 철학자의 책이 같은 문제를 붙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하나는 '과도한 안심 추구'를 다룬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이다. 둘을 나란히 놓기 전에 장면 하나를 먼저 보자. 내 경험담이 아니다. 연애 상담 글에서 흔히 보이는 흐름을 재구성한 것이다. 오후 2시 "오늘 저녁 뭐 먹을까?" 메시지를 보낸다. 읽음 표시가 뜬다. 오후 3시 답이 없다. 그런데 상대 SNS에는 방금 올린 커피 사진이 있다. 오후 4시 "바빠?" 한 줄을 더 보낸다. 오후 5시 "나 뭐 잘못했어?" 오후 5시 20분 답장이 온다. "아 미안 회의였어ㅋㅋ 저녁 아무거나" 안도감은 길지 않다. 'ㅋㅋ'는 성의 없어 보이고 '아무거나'는 무관심으로 읽힌다. 그날 밤 결국 묻는다. "너 요즘 나한테 마음 식었지?" 상대는 "아니야"라고 답한다. 그리고 그 "아니야"로는 또 모자란다. 이 장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답장을 기다린 세 시간이 아니다. 답장을 받은 뒤에도 불안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 확인이 불안을 끝내지 못하는 이유 심리학에는 이 현상을 가리키는 이름이 있다. 토머스 조이너(Thomas Joiner)와 동료들이 정리한 '과도한 안심 추구(excessive reassurance seeking)'다. Fearey 등(2021), 『Cognition and ...

💌 짝사랑 상대 퇴사 후 연락해도 될까: 니체와 붓다에게 물은 연락처 출처와 답장 온도의 기준

📑 목차 🔄 퇴사는 관계의 조건부터 바꾼다 🔍 보내기 전에 따져볼 것: 연락처, 소문, 위치 ⏳ 언제 보낼지는 숫자보다 영원회귀로 ✉️ 첫 메시지는 상대가 편하게 답할 수 있게 🌡️ 답장의 온도에 따라 다음 걸음을 정한다 📚 참고 자료 🔄 퇴사는 관계의 조건부터 바꾼다 직장 짝사랑에서 퇴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하다 보니 하나가 눈에 걸렸다. 같은 회사에 있을 때는 연락에 늘 핑계가 있었다. 자료를 보내고, 회의 시간을 맞추고, 점심 메뉴를 물었다. 퇴사하고 나면 그 핑계가 전부 사라진다. 그 뒤에 보내는 메시지는 처음으로 순전히 사적인 연락이 된다. 반대로 좋아지는 점도 있다. 이제 둘은 평가하고 평가받는 사이가 아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사이도 아니어서 거절해도 서로 덜 위험하다. 그래서 내게는 "연락해도 될까"보다 "회사를 빼면 우리 사이에 무엇이 남았나"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으로 보인다. 이 질문에 불교 경전 하나를 겹쳐 보고 싶다. 『무아상경』(상윳따 니까야 22.59)에서 붓다는 첫 제자인 다섯 비구에게 묻는다. 무상한 것은 즐거운가, 괴로운가. 비구들은 괴롭다고 답한다. 붓다가 다시 묻는다. 무상하고 괴로운 것을 두고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이 나다, 이것이 나의 자아다"라고 여기는 게 옳은가. 비구들은 아니라고 답한다( Access to Insight, SN 22.59 영역 ). 이 문답은 원래 몸과 느낌, 인식 같은 다섯 무더기(오온)가 '나'가 아니라는 무아(無我)의 논증이다. "붙잡으면 괴롭다"는 연애 교훈으로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그래도 이 논리를 내 감정에 대 보면 하나가 또렷해진다. 퇴사가 상실처럼 아픈 건 매일 보던 그 사람의 모습, 그 사람을 볼 때 생기던 설렘을 은근히 '내 것'으로 여겨 왔기 때문이다. 경전의 말을 빌리면 그 설렘도 무상한 느낌이고 '나'가 아니다. 이걸 받아들이고...

💐 사별 후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마음 — 죄책감 너머, 고인의 기억은 새 사랑과 함께 살 수 있을까

📑 목차 💭 "이래도 되나"가 설렘보다 먼저 온다 🌊 슬픔을 다 끝내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 어떤 유대가 새 사랑과 함께 살 수 있나 🌱 키사 고타미의 겨자씨, 그리고 같은 삶을 다시 원할 수 있는가 📝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물어볼 것 📚 참고 자료 💭 "이래도 되나"가 설렘보다 먼저 온다 사별한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이야기를 찾아 읽어 보면 첫 장면이 대개 비슷하다. 좋은 사람을 만났는데 기쁘기보다 먼저 멈칫한다. 웃다가 문득 미안해진다. 이 주제를 붙잡게 된 것도 그 멈칫함 때문이었다. 사랑이 끝나서 헤어진 게 아니라 사랑하는 도중에 잃어버린 사람은, 다음 사랑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숫자부터 보면 다시 짝을 찾는 일은 드물지 않다. 퓨 리서치 센터가 2014년에 낸 보고서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이혼이나 사별로 첫 결혼이 끝난 미국 성인 가운데 재혼한 사람은 남성 64%, 여성 52%였다. 아쉽게도 이 수치는 이혼과 사별을 합친 것이라 사별자만 따로 떼어 볼 수는 없다. 그래도 한 번 잃은 뒤에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소수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거의 모두 자기만 유난히 이기적인 것처럼 느낀다. 이 간극이 흥미로웠다. 🌊 슬픔을 다 끝내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아직 다 슬퍼하지도 않았는데"라는 말 밑에는 오래된 가정이 하나 깔려 있다. 슬픔은 끝까지 통과해야 하는 터널이고, 고인과의 정서적 연결을 다 풀어야 비로소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도 작업(grief work)' 가설이라 부르고, 1942년 보스턴 코코넛 그로브 화재의 유족을 연구한 에리히 린데만의 1944년 논문과 함께 자주 거론된다. 이 가설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연구가 마거릿 슈트뢰베와 헹크 슈트의 이중과정 모델(1999) 이다. 이들은 사별한 사람이 두 종류의 과제를 오간다고 본다. 하나는 고인과 상실 자...

💬 애인 칭찬을 어색해하는 심리: 칭찬을 밀어내는 사람의 진짜 마음과 그 마음에 닿는 대화법

📑 목차 💬 "아니야, 그냥 운이 좋았어"라는 말 뒤에 있는 것 🪞 자존감: 칭찬이 '나에 대한 정보'와 충돌할 때 🌱 애착과 자란 환경: 사랑을 '조건부'로 배운 사람들 🪷 불교의 눈으로 보면: 칭찬을 붙잡지도, 밀어내지도 못하는 마음 🗣️ 칭찬을 편하게 받게 돕는 대화법: '무엇을'보다 '왜'와 '의미' 💝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사랑받아도 된다고 허락하는 일 📚 참고 자료 💬 "아니야, 그냥 운이 좋았어"라는 말 뒤에 있는 것 연인 사이 칭찬을 다룬 자료를 찾아보다가 오래 머릿속에 남은 문장이 하나 있다. 사람은 자기를 좋게 봐 주는 사람보다 자기를 '정확하게' 봐 주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는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싶었다. 그런데 주변 대화를 떠올려 보면 낯설지 않은 장면이 많다. "오늘 예쁘다"고 하면 "조명 탓이야"라고 받는 사람, "너 진짜 대단하다"고 하면 바로 "그건 그렇고 밥 뭐 먹을래?"로 화제를 돌리는 사람이 있다. 칭찬한 쪽은 무안해지고,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면 '내 말이 부담스러운가' 하고 입을 닫는다. 칭찬을 듣는 쪽이 칭찬을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게 이 주제의 어려운 점이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칭찬을 받아도 되는지 확신이 없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어색함이 어디서 오는지를 자존감, 애착, 자란 환경 순서로 살펴보고, 니체와 불교의 시선을 빌려 다시 읽어 본다. 마지막에는 칭찬을 건네는 쪽이 할 수 있는 대화법을 정리했다. 🪞 자존감: 칭찬이 '나에 대한 정보'와 충돌할 때 심리학자 윌리엄 스완(William Swann)의 자기검증 이론(self-verification theory)이 이 현상을 꽤 잘 설명...

💔 짝사랑 리머런스 끝내는 법: 확인할수록 커지는 마음을 내려놓는 순서와 심리학·불교의 조언

📑 목차 🔍 짝사랑에 '리머런스'라는 이름이 있었다 📱 작은 신호에 하루가 오르내리는 이유 🪞 내가 그리는 그 사람과 실제의 그 사람 🧭 거리를 둘 것인가, 말해 볼 것인가 📚 참고 자료 🔍 짝사랑에 '리머런스'라는 이름이 있었다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읽다가 '리머런스(limerence)'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미국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브가 1979년 『Love and Limerence』에서 처음 쓴 말이다. Psychology Today의 정리 는 이것을 "한 사람에 대한 비자발적 집착(involuntary obsession)"이라고 정의한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평생 가고, 평균은 대략 1~3년으로 본다고 한다. '비자발적'이라는 단어에서 오래 멈췄다. 누군가를 계속 떠올리는 일은 내가 고른 것 같지 않다. 샤워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그 사람 얼굴이 먼저 와 있다. 테노브는 리머런스를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에 대한 해석"이라고 표현했다. 상대가 한 말 한마디보다 그 말을 내가 밤새 굴려 만든 의미가 감정을 움직인다는 뜻으로 읽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도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붙잡는 마음은 대상 쪽에서 오지 않는다. 대상에 대해 내가 지어낸 이야기에서 온다. 짝사랑을 정리하려면 그 사람을 지우려고 애쓰기보다 내 해석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부터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은 신호에 하루가 오르내리는 이유 답장이 빨리 오면 하루가 가볍고, 읽고도 답이 없으면 저녁 내내 무겁다. 이런 일희일비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실험이 있다. 버지니아대의 에린 휫처치와 티머시 윌슨, 하버드의 대니얼 길버트가 2011년 학술지 Psychological Science에 낸 「He Loves Me, He Loves Me Not…」 다. 연구진은 버지니아대 여학생 47명에게 가상의 남학생 프로필 4개를 보여 줬다. 그...

💎 스탕달 결정작용 연애 단계: 연애론 네 가지 사랑과 소금 결정이 녹을 때 사랑을 지키는 법

📑 목차 ⛏️ 소금 광산의 나뭇가지, 그리고 스탕달이 나눈 네 가지 사랑 💘 일곱 단계를 요즘 연애에 대 보면 🔍 의심은 고장 난 게 아니라 원래 있는 과정이다 🪷 무상과 갈애로 본 권태기 💎 결정이 녹는 순간에 해 볼 수 있는 것 📚 참고 자료 ⛏️ 소금 광산의 나뭇가지, 그리고 스탕달이 나눈 네 가지 사랑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스탕달의 『연애론』을 읽게 됐다. 처음에는 유명한 비유 하나만 알고 시작했다. 잘츠부르크 소금 광산의 버려진 갱도에 잎이 다 떨어진 겨울 나뭇가지를 던져 두면, 두세 달 뒤 꺼냈을 때 가지가 반짝이는 결정으로 뒤덮여 있어서 원래 가지는 알아볼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스탕달은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에게서 새로운 완벽함을 끝없이 찾아내는 정신 작용을 '결정작용'이라고 불렀다. 책을 직접 펴 보니 비유보다 먼저 분류가 나온다. 스탕달은 1장에서 사랑을 네 가지로 나눈다. 엘로이즈가 아벨라르를 사랑한 것 같은 정열적 사랑, 1760년 무렵 파리를 지배했고 불쾌한 일은 하나도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세련된 '취미의 사랑', 육체적 사랑, 그리고 유행하는 상대를 손에 넣고 싶은 허영의 사랑이다( Project Gutenberg, 『On Love』 영역본 ). 이 분류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결정작용은 아무 사랑에서나 일어나는 게 아니다. 허영의 사랑이 보는 건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가진 내 모습이다. 취미의 사랑은 애초에 아픔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둔다. 상상이 미친 듯이 결정을 쌓는 건 정열적 사랑에서다. 스탕달 본인이 그런 사랑을 했다. 그는 1821년 밀라노에서 이 책을 썼는데, 그때 그를 끝내 받아 주지 않은 메틸데 뎀보프스키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니 『연애론』은 짝사랑하던 사람이 짝사랑을 해부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 일곱 단계를 요즘 연애에 대 보면 스탕달이 2장에서 말하는 단계는 이렇다. ① 감탄 ② '입 맞추면, 그가 입 ...

💌 동호회 짝사랑 고백 타이밍: 매주 보면 좋아진다는 연구와 니체와 붓다가 건네는 현실 조언

📑 목차 🤔 자주 보면 좋아진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 신호는 행동 하나가 아니라 '반응'의 결에서 찾는다 💌 모임을 깨지 않는 고백 자리, 그리고 니체의 질문 🏹 거절 뒤에도 모임에 나간다는 것, 화살경의 두 번째 화살 ⚖️ 니체와 붓다는 끝내 합의하지 않는다 📚 참고 자료 🤔 자주 보면 좋아진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러닝 크루나 독서 모임, 클라이밍 동호회에서 생기는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제일 먼저 부딪힌 질문이 있었다. 이 마음은 그 사람을 좋아해서 생긴 걸까, 아니면 매주 보다 보니 생긴 걸까. 이 질문에 가장 가까운 연구는 해리 라이스(Harry Reis) 연구팀이 2011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1권에 낸 논문이었다( Reis et al., 2011 ). 사진이나 무의미한 단어를 보여 준 실험이 아니다.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을 실제로 대화하게 하고, 대화 시간을 다르게 줬다. 두 실험 모두에서 오래 이야기한 쌍일수록 서로를 더 좋아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상대가 내 말에 제대로 반응한다는 느낌(지각된 반응성), 대화가 편하고 만족스러워지는 것, 그리고 상대를 안다는 느낌이다. 다만 이 연구를 내 상황에 그대로 갖다 붙이기는 어렵다. 실험 참가자는 같은 성별의 낯선 사람끼리 짝지어졌다. 측정한 것도 연애 감정이 아니라 호감이었다. 몇 주, 몇 달에 걸친 동호회 관계를 재현한 실험도 아니다. 반대 결과도 있다. 노턴(Norton)·프로스트(Frost)·애리얼리(Ariely)가 2007년에 낸 연구에서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많아질수록 나와 다른 점이 눈에 띄어 오히려 덜 좋아하게 됐다. 두 진영은 나중에 함께 논문을 썼다. 2015년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이른바 '적대적 협업' 논문이다( Finkel et al., 2015 ). 결론은 이...

💔 이별 후 커플앱과 공유앨범 정리, 어떤 순서로 해야 덜 아플까? 논문과 불교에서 찾은 해답

📑 목차 📷 사진은 그대로인데 왜 보기가 힘들어졌을까 🔕 첫 번째는 사진을 다시 꺼내 오는 기능 끄기 🔐 두 번째는 같이 쓰던 계정과 공유 앨범 💔 커플앱은 되돌리기 어려우니 맨 마지막에 📦 남길 것을 고르는 기준은 다시 와도 원하는가 📚 참고 자료 📷 사진은 그대로인데 왜 보기가 힘들어졌을까 이별 뒤에 남는 디지털 흔적을 다룬 연구를 찾아보다가 한 단어에서 오래 멈췄다. 대니얼 헤런, 웬디 몬커, 엘리세 판 덴 호번이 2016년 NordiCHI 학회에 발표한 논문 「Digital possessions after a romantic break up」 이다. 이 논문은 연애하는 동안 쌓인 디지털 소유물을 이별 뒤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질적 연구로 살폈고, 결과를 다섯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그중 하나가 'tainted digital possessions'다. 우리말로 옮기면 오염된 디지털 소유물쯤 된다. 이 말은 생각할수록 이상하다. 사진 파일은 한 픽셀도 바뀌지 않았다. 같은 바다, 같은 표정, 같은 날짜 그대로다. 바뀐 쪽은 그 사진을 보는 나다. 불교에서는 괴로움이 대상 자체보다 대상을 붙드는 마음, 곧 취(取)에서 생긴다고 본다. 무상(無常)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이별 뒤의 디지털 앨범에서는 관계만 변하고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오염'이라는 감각이 바로 이 어긋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종이 편지는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바래고 접힌 자리가 닳는다. 물건이 스스로 무상을 보여 주는 셈이다. 클라우드에 있는 사진은 찍은 날의 해상도 그대로 남아 있다. 관계는 끝났는데 기록만 끝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진다. 그래서 정리를 시작한다면 '언제 지울까'보다 먼저 '무엇이 자꾸 이걸 내 눈앞에 가져오나'를 물어야 한다고 본다. 🔕 첫 번째는 사진을 다시 꺼내 오는 기능 끄기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영원회귀라는 사고실험을 내놓는다. 지금 이 삶이 똑같이 ...

💬 연애 초반 칭찬을 거부하는 사람 심리: 겸손일까 두려움일까, 연구로 읽는 세 갈래의 마음

📑 목차 🤔 칭찬을 밀어내는 건 겸손일까 🧭 세 갈래의 마음: 연구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 밀어내는 손도 흔들린 손이다 💬 칭찬은 평가다: 판단 대신 내 마음을 말하기 📚 참고 자료 🤔 칭찬을 밀어내는 건 겸손일까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에게 "오늘 진짜 예쁘다"라고 했다고 해 보자. 그런데 "아니야, 오늘 완전 엉망이야"라는 답이 돌아온다. 말한 쪽은 머쓱해지고, 들은 쪽은 화제를 돌린다. 이 짧은 장면을 오래 붙들고 생각했다. 칭찬을 밀어내는 손짓은 겸손일까, 두려움일까, 아니면 그냥 습관일까. 내 결론은 이렇다. 손사래 하나만 보고는 알 수 없다. 심리학 연구는 적어도 세 가지 다른 마음이 같은 손짓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말한다. 낮은 자기가치감, 친밀해지는 것에 대한 경계, 그리고 예의로서의 겸양이다. 셋은 서로 겹치기도 한다. 그러니 아래 내용은 상대를 진단하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상대를 함부로 단정하지 않기 위해 가능성을 넓혀 두는 지도 정도로 읽으면 좋겠다. 🧭 세 갈래의 마음: 연구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첫째, 칭찬이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경우. 윌리엄 스완(William Swann)의 자기확증 이론은 사람이 좋은 평가보다 '자기가 알고 있는 자기'와 일치하는 평가를 원할 때가 있다고 본다. 스완과 동료들의 1992년 연구에서 자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를 비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상대를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사람에게 "넌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은 선물이 아니라 '내가 아는 나'를 흔드는 말이 된다. Kille, Eibach, Wood, Holmes(2017)의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논문 제목은 「Who can't take a compliment?」이고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8권에 실렸다. 연구진은 자존감이 낮은 사...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로스트아크] 제작 효율 최적화 위한 영지 세팅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생활 도구 옵션

작은 거인 심권호: 한국 레슬링의 전설과 그의 성공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