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짝사랑 상대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진짜 이유, 47일간 인스타그램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47일째 읽씹, 그리고 내가 실제로 확인한 것들 작년 10월 둘째 주 화요일이 마지막이었다. "오늘 회식이라 늦을 듯ㅎㅎ 낼 연락할게"가 마지막 메시지였고, 그다음 날도, 그다음 주도 답은 오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은 무슨 사고라도 났나 걱정했고, 둘째 주부터는 화가 났고, 셋째 주부터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카톡 대화창을 위로 스크롤하며 하나하나 복기했다. 그러다 2주간 매일 밤 그 사람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서 날짜별로 모아봤다. 결과는 명확했다. 스토리는 거의 매일 올라왔고, 프로필 사진도 한 번 바뀌었고, 다른 친구 게시물에는 댓글도 달았다. 그런데 내 카톡만 회색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이게 의미하는 건 하나다. 그는 바쁘지 않았다. 사고도 아니었다. 그냥 나한테만, 정확히 나한테만 반응을 멈춘 거였다. 이 발견이 나를 편하게 해주진 않았지만, 적어도 "혹시 무슨 일 있나"라는 헛된 걱정은 끝냈다. --- ## 🤔 흔히 말하는 세 가지 이유,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닌 이유 연애 상담 커뮤니티를 뒤지면 이유는 대개 세 가지로 수렴한다. 다른 사람이 생겼거나, 정말 바빴거나(위 캡처처럼 이건 대부분 핑계로 밝혀지지만), 흥미가 식었거나. 문제는 이 세 가지가 전부 '그가 왜'에 대한 설명이라는 점이다. 나는 이 틀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짝사랑 상대 갑자기 연락두절 이유](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상대+갑자기+연락두절+이유)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는데, 이유는 우리가 그의 동기를 알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 내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은 그가 말해주지 않는 한 영원히 추측일 뿐이다. 내가 캡처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왜'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했는가'였다. 그거면 충분했다. --- ## 🧩 회피형 애착이라는 렌즈 — 그를 설명하는 게 ...
🍂 밑으로 끌려 내려가는 마음에게: 시몬 베유가 말한 중력과 은총, 지친 마음을 위한 회복법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화요일 밤 11시, 배포 버튼을 누르고 나서 작년 가을, 10개월 끌던 앱 리뉴얼 프로젝트를 화요일 밤 11시에 배포했다. 마지막 커밋을 올리고 나니 몸이 텅 빈 캔처럼 가벼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노트북을 덮고 눕기는커녕, 40분 뒤 다시 열어서 다음 분기 할 일 목록을 만들고 있었다. 딱히 급한 일도 아니었다. 그냥 뭐라도 계획해두지 않으면 불안했다. 그 다음 사흘도 마찬가지였다. 퇴근하면 저녁마다 새 할 일을 하나씩 추가했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그중 실제로 다음 달까지 필요했던 항목은 하나도 없었다. 쉬어야 할 몸이 대신 계획을 만들고 있었다는 게, 그때는 이상하다고 느끼지도 못했다. --- ## 📖 베유가 "중력"이라는 단어를 가져온 이유 『중력과 은총』은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시몬+베유+중력과+은총)가 1943년 서른네 살에 죽은 뒤, 생전에 쓴 노트(cahiers)를 귀스타브 티봉이 추려 1947년에 처음 묶어낸 책이다. 원래 완결된 논증서가 아니라 단상 모음이라, 티봉이 직접 "중력과 은총", "공백과 보상" 같은 제목을 붙여 장을 나눴다. 책의 첫 문장으로 알려진 구절은 이렇다. > "Tous les mouvements naturels de l'âme sont régis par des lois analogues à celles de la pesanteur matérielle. La grâce seule fait exception." 내가 옮기면 "영혼의 모든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물리적 중력과 유사한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은총만이 예외다" 정도가 된다. 번역서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어감은 원문 대조가 필요하지만, 핵심 구도는 분명하다. 욕망, 불안, 자기주장 같은 것은 사과가 떨어지듯 저절로 아래로 끌려간다는 것. 노...
💌 짝사랑 편지지 문구 고르는 법: 니체와 부처를 만났던 세 시간, 첫 문장과의 사투 기록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편지지 앞에서 세 시간, 첫 문장은 왜 안 써지는가 작년 12월 초, 연희동 골목의 작은 문구점 '종이의 계절'에서 크림색 편지지 세트를 샀다. 8,900원짜리였다. 마음에 둔 사람에게 뭔가 쓰고 싶었는데, [짝사랑 편지지 문구 고르는 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편지지+문구+고르는+법)을 아무리 뒤져봐도 정작 책상 앞에 앉으니 첫 문장에서 막혔다. 1차 초고는 이랬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요즘 부쩍 추워졌네요." 써놓고 바로 지웠다. 회사 단체 메신저에 올려도 아무도 이상하게 안 볼 문장이었다. 안전하다는 건 알겠는데, 안전하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이 문장은 아무것도 걸지 않았다. 상대가 나를 기억하든 안 하든 상관없는 문장, 즉 내가 세계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겠다고 선언한 문장이었다. --- ## 🔥 니체의 힘에의 의지: 문장은 세계를 움켜쥐는 행위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 259절에서 삶 자체를 이렇게 규정한다. "삶 자체는 본질적으로 자기 것이 아닌 것의 전유, 침해, 이질적이고 약한 것의 제압, 억압, 가혹함, 자기 형식의 강요, 동화, 그리고 적어도 가장 온건하게 말해도 착취다." 불편한 문장이다. 그런데 이 불편함이 정확히 내 편지지 앞에서 벌어지던 일이었다. 1차 초고를 지운 이유를 다시 보면, 나는 상대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문장을 썼던 것이다. 니체식으로 말하면 나는 힘을 행사하지 않았다. 내 인상, 내 기억,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봤는지를 세계에 새기지 않고, 그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형식을 빌려왔다. 그건 안전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2차 초고를 다시 썼다. "지난달 회의 끝나고 혼자 남아서 자료 정리하시던 모습, 그게 계속 생각났어요." 이건 전유였다. 그 사람의 한 장면을 내 기억 속에 붙잡아두고, 그걸 문장으로 세계에 각인시키는 일. 니체가 말한 ...
💌 짝사랑 편지 예절, 상대에게 부담 주지 않고 마음을 전하는 정성스런 글쓰기 방법 총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편지지를 세 번 고쳐 쓴 밤 스물두 살 겨울, 학교 앞 문구점에서 편지지를 세 번 다시 산 적이 있다. 종이가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었다. 써놓은 첫 문장 때문이었다. "이 편지 읽고 나면 답장 좀 해줘." 다시 읽어보니 그 한 줄이 편지 전체를 바꿔놓고 있었다.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라 부탁으로, 부탁이 아니라 거의 조건처럼 읽혔다. 결국 그 문장을 지웠다. 그런데 지우고 나니 이상하게 더 무서웠다. 답장을 요구하지 않으면 이 마음이 허공에 뜬 채로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였다. 그날 밤 알게 된 게 있다. [짝사랑 편지 예절](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편지+예절)은 맞춤법도, 문장력도 아니고, 상대에게 응답의 의무를 지우지 않는 것이더라는 것. --- ## 📮 "답장 주세요"가 왜 실례인가 편지에 답장을 요구하는 순간, 그 편지는 선물이 아니라 청구가 된다. 받는 사람은 이제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내 마음을 받아주거나, 내 마음을 대놓고 거절하거나. 좋아하지 않는데 무시하기도 미안하고, 그렇다고 만나줄 마음도 없는 사람에게 나는 "답을 달라"는 숙제를 내준 셈이다. 고전 서간문화에서 이걸 실례로 여긴 이유도 비슷하다. 조선시대 편지, 특히 마음을 전하는 사적인 서한에서는 상대의 답신 유무를 편지의 성패로 삼지 않았다. 편지는 화자의 심경을 정리해 전달하는 행위 자체로 완결됐다. 답이 오면 다행이고, 오지 않으면 그저 그 편지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가 "읽씹"에 그렇게 예민한 건, 편지(혹은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부터 이미 상대의 반응까지 내 마음의 일부로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계산을 걷어내는 게 예절의 시작이다. --- ## 📜 이옥봉, 쫓겨나고도 편지를 보낸 여자 16세기 조선의 여성 시인 이옥봉의 이야기가 있다. 서녀로 태어난 그는 문신 조원(趙瑗)의 소실이 되면서 한 가지 조건을...
💌 받은 사랑은 갚지 않아도 된다 — 관계 부채감이 알려준 사랑의 진짜 의미와 관계의 무게감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사흘 걸려 만든 포토북과 "고마워, 잘 쓸게" 3년 전 겨울, 짝사랑하던 사람의 생일에 포토북을 만들어 준 적이 있다. 인화점에서 사진을 고르고, 그 사람과 나눴던 대화 캡처를 편집해서 페이지마다 배치하고, 표지는 직접 가죽 커버를 사서 씌웠다. 작업 시간만 얼추 사흘, 자정 넘어까지 앉아 있던 날도 있었다. 건넬 때 그 사람의 반응은 "와 고마워, 잘 쓸게"였고, 포장도 풀지 않은 채 가방에 넣었다. 그게 다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는 그날 이후로 그 사람의 카톡 답장 속도를 재기 시작했다. 이모티콘 하나가 붙었는지, 물음표로 끝나는 문장인지, 지난번보다 답장이 짧아졌는지를 계산기 두드리듯 따졌다. 사흘의 노동을 들였으니 그만큼의 관심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감각이 몸에 붙어버렸다. 그 감각, 즉 [관계 부채감](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관계+부채감)에 이름을 붙이고 싶어서 니체와 불교를 오래 뒤졌는데, 결과적으로 알게 된 건 두 사상이 "봐, 내 말이 맞지" 하고 나란히 맞장구쳐주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지점에서 나를 찔러온다는 사실이었다. --- ## 💰 "죄"라는 말은 원래 "빚"이었다 — 니체가 뒤진 회계장부 니체는 『도덕의 계보』 제2논문에서 아예 회계 용어로 시작한다. 4절에서 그는 독일어 "Schuld(죄)"가 "Schulden(빚)"이라는 지극히 물질적인 단어에서 파생됐다고 지적하며, 도덕의 가장 오래된 뿌리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계약 관계라고 못박는다. 갚지 못한 자는 벌을 받는데, 그 벌이란 채권자가 채무자의 몸이나 자유, 목숨의 일부를 뜯어가는 대가 관계였다는 것이다. 6절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고통을 가하는 행위 자체가 채권자에게 쾌감을 준다고 말한다. 갚지 못한 빚은 고통으로 정산된다는 논리다. 내가 답장 속도를 재던 그 행위를 이 틀...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니체와 붓다가 알려주는 감정을 숨기는 서로 다른 방법 완벽 총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3개월 동안 스물두 번, 나는 프사를 확인했다 📱 작년 가을, 같은 스터디에 있던 사람을 좋아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고, 어느 순간 카톡 프사가 바뀌면 알림도 없이 알아챘다는 사실만 남아 있다. 나중에 대화 목록을 세어보니 프사를 확인한 게 스물두 번이었다. 스터디가 끝나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자기 전에, 아침에 눈뜨자마자. [짝사랑 티 안내기](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티+안내기)에 애쓸수록 오히려 더 자주 확인하게 되는 이상한 순환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 감정을 누르는 것과 그냥 흘려보내는 것, 뭐가 다른 걸까. 답을 찾다가 니체와 불교로 갔다. 그런데 이 둘이 하는 말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 ## 니체는 불교를 오독했다 — 그 근거 📚 니체가 불교를 좋아했다는 건 유명한 얘기다. 『안티크리스트』에서 그는 불교를 기독교보다 우위에 두면서 "리얼리즘의 종교"라고 부른다. 죄의식이나 신에 대한 공포 없이 고통을 있는 그대로 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거다. 문제는 니체가 이 불교를 어디서 배웠느냐다. 프레니 미스트리(Freny Mistry)는 1981년 저작 『Nietzsche and Buddhism: Prolegomenon to a Comparative Study』에서 니체가 팔리어 경전을 직접 읽은 기록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가 불교를 접한 경로는 대부분 쇼펜하우어의 저작과, 헤르만 올덴베르크가 1881년에 쓴 『붓다』 같은 2차 자료였다. 로버트 모리슨도 1997년 옥스퍼드에서 낸 『Nietzsche and Buddhism』에서 비슷한 지적을 한다. 쇼펜하우어는 불교의 열반을 '의지의 완전한 소멸', 거의 허무에 가까운 상태로 읽었는데, 니체는 이 프레임을 그대로 물려받아 불교를 '수동적 니힐리즘'으로 규정해버렸다는 거다. 실제 초기 불교 경전이 말하는 열반은 소멸이 아니라 갈...
💰파킹통장 대신 CD금리 ETF 갈아타기, 비상금 1000만원 6개월 세후로 실제 정산해봤다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비상금 1000만 원, 반은 그대로 두고 반만 옮겨본 이유 작년 말에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앱을 켰다가 우대금리가 또 내려간 걸 보고 짜증이 났다. 처음 가입했을 땐 2.5%였는데 어느새 2.3%까지 내려와 있었다. 기준금리가 계속 인하되는 흐름이니 당연한 거긴 한데, 문제는 이게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몇 달 간격으로 계속 깎인다는 거였다. 그렇다고 비상금 전부를 성격 다른 상품으로 옮기는 건 겁이 나서, 비상금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은 파킹통장에 그대로 두고 나머지 1000만 원만 CD금리 ETF로 옮겨서 딱 6개월 돌려봤다. 결과를 세전 말고 세후로, 그것도 실제로 통장에 찍힌 숫자로 정리해본다. --- ## 📉 파킹통장 금리, 알고 보니 계속 깎이고 있었다 옮기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는 금리 하락 자체보다 "조건부 우대금리"였다. 플러스박스는 광고에 붙는 최고금리와 내가 실제로 받는 금리가 다른 구조다. 나는 6개월 동안 우대금리 구간이 두 번 조정되는 걸 겪었다. 처음 3개월은 연 2.5%, 이후 3개월은 연 2.3%로 낮아졌다. 은행 앱 공지 하나로 금리가 뚝 떨어지는 걸 보면서 이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CD금리 ETF가 파킹통장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 이것이 이번에 직접 시도해본 [단기채 ETF 파킹통장 대체](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단기채+ETF+파킹통장+대체)다. 옮긴 곳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357870)다. 이 ETF는 분배금을 따로 주지 않고 91일물 CD금리를 매일 반영해서 기준가(NAV)가 조금씩 올라가는 구조다. 그래서 예금처럼 이자를 받는 느낌이 아니라 주식처럼 사고팔아서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 된다. 여기서 세금 오해를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채권형 ETF는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과세되고, 그것도 매도 시점에 전체 보유기간 동안의 상승분을 한 ...
📱 손가락이 화면을 누르기 전, 에픽테토스의 스토아 철학이 알려주는 아침 루틴, 그 찰나의 훈련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7월 22일 화요일, 알람을 끄자마자 벌어진 일 지난 7월 22일 화요일 아침 6시 40분, 알람을 끄자마자 손이 먼저 움직였다. 화면에 뜬 건 예전 팀장이 보낸 카카오톡이었다. "내일 회의 자료 아직 안 왔는데 확인 부탁드려요." 퇴사한 지 넉 달째인 회사에서, 후임자가 나를 참조로 넣은 채 보낸 메시지였다. 화가 난 건 아니었다. 다만 그 순간부터 나는 30분 내내 어떻게 답할지, 왜 아직도 나를 참조에 넣는지를 생각했다. 그날 하려던 원고는 손도 못 댔다. 이 사소한 사건 때문에 다시 [스토아 철학 아침 루틴](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스토아+철학+아침+루틴)을 찾아, 에픽테토스를 펼쳤다. 이번엔 흔히 인용되는 첫 문장 말고, 그다음을 읽었다. --- ## 📖 "우리에게 달린 것" 다음 문장이 진짜다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 1장은 "세상에는 우리에게 달린 것과 달려 있지 않은 것이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스토아 자기계발 콘텐츠 어디를 가도 이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 문단 바로 뒤에, 훨씬 덜 인용되는 대목이 있다. "거친 인상이 떠오를 때마다 즉시 스스로에게 말하라. 너는 그저 인상일 뿐, 네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이 구절이 중요한 이유는, 스토아 철학이 실제로 훈련시키는 지점이 '통제 가능/불가능 분류'가 아니라 그 이전 단계이기 때문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걸 판타시아(인상)와 슁카타테시스(동의)로 나눠 불렀다. 카카오톡을 보는 순간 내 안에서 일어나는 건 이미 하나의 해석이다. "또 나를 귀찮게 하네"라는 판단은 인상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 인상에 이미 동의해버린 결과다. 통제이분법 체크리스트는 동의가 끝난 다음에 "이건 내 통제 밖이니 신경 끄자"라고 사후 처리하는 것이고, 에픽테토스가 훈련하라고 한 건 동의하기 전, 인상을 ...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니체와 붓다에게 물어본 마음 숨기기와 감정 다스리는 법, 연애 심리 총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짝사랑, 들키는 순간 게임 끝이라고 믿었던 나 작년 12월부터 2월까지, 8주짜리 스터디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에 만난 사람이 있었다. 합정역 근처 스터디카페, 창가 자리, 늘 15분 일찍 와서 노트북을 펴놓고 있던 사람. 스터디 총무를 맡고 있어서 공지도 그 사람이 올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공지 알림이 뜨는 순간 심장이 한 번 내려앉는 걸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내가 그걸 숨기는 데 완전히 실패하고 있었다는 거다. 발표 끝나고 "저번 자료 잘 봤어요" 한마디를 들으면 그 말만 붙잡고 일주일을 살았다. 카톡 답장은 원래 3분 안에 하다가 갑자기 40분씩 재기 시작했다. 실제로 스터디 끝나고 친구가 "너 걔 볼 때 표정이 달라져"라고 말했을 때, 나는 부정도 못 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짝사랑 티 안 내는 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티+안+내는+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 즈음에 다시 읽고 있던 게 니체의 「즐거운 학문」이었고, 어쩌다 보니 법구경도 같이 펼쳐 들고 있었다. 완전히 다른 두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 셈이다. 이 마음, 어떻게 해야 하나. --- ## 🔥 니체라면: 숨기는 게 아니라 시점을 내가 정하는 것 니체를 읽으면서 처음 깨달은 건, 감정을 숨기고 싶어 하는 이유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거였다. 두려워서 숨기는 것과, 때를 스스로 고르고 싶어서 숨기는 것은 겉으로 똑같아 보여도 전혀 다르다. 전자는 위축이고 후자는 지배다. 나는 명백히 전자였다. 거절당할까 봐, 스터디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숨겼다. 힘에의 의지 같은 게 아니라 그냥 겁이었다. 「즐거운 학문」 341절에는 악마가 찾아와 "네가 지금 사는 이 삶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무한히 반복해서 살아야 한다면 어떻겠냐"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이걸 그 겨울에 그대로 적용해봤다. 매주 토요일 15분 일찍 가서 창가 자리를 곁눈질하고, 공지 알림에 심장이...
📚 에피쿠로스는 SNS를 끄라고 하지 않았다: '케노독시아' 감별로 완성하는 아타락시아 실천법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재작년 가을, 종로서적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대학 때 같이 자취방에서 라면 끓여 먹던 친구가 있었다. 졸업하고 십 년 넘게 각자 회사 다니느라 연락이 뜸했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종로에 작은 헌책방을 차렸다는 소식을 인스타그램으로 봤다. 개업 첫날 사진이었다. 손글씨로 쓴 나무 간판, 친구가 앞치마를 두르고 웃고 있는 모습, 밑에는 "십 년 만에 제 이름 걸고 하는 일이네요"라는 문구. 이상하게 그 사진 앞에서 오래 멈췄다. 부럽다는 감정은 아니었다. 헌책방 운영이 얼마나 고달픈지는 나도 안다. 그런데도 뭔가 뾰족한 게 가슴을 찔렀다. 나는 그해 봄에 이직 제안을 받았다가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그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그 사진 한 장 앞에서 갑자기 내 선택 전체가 재판대에 오른 기분이었다. 화면을 끄고 나서도 한참 동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나중에 이 감정을 곱씹다가 에피쿠로스를 다시 읽었다. 대학 교양 수업에서 "쾌락주의 철학자, 사실은 검소하게 살라고 한 사람" 정도로 배웠던 그 사람.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니, 그가 남긴 글 중에 그날 밤 내 감정을 정확히 겨냥한 개념이 있었다. --- ## 🏺 에피쿠로스가 실제로 나눈 건 '자연스러운 욕망'과 '케노독시아'였다 에피쿠로스의 『주요 교설(Kuriai Doxai)』 29번 항목을 보면 그는 욕망을 세 가지로 나눈다.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배고프면 먹고 싶은 것), 자연스럽지만 필수는 아닌 것(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 그리고 자연스럽지도 필수적이지도 않은 것. 마지막 항목을 그는 '케노독시아(kenodoxia)'에서 비롯된 욕망이라 불렀다. 직역하면 '텅 빈 의견', 실체 없는 평판과 타인의 시선에서 생겨난 욕망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에피쿠로스가 이 세 번째 범주를 그냥 '사치'로 뭉뚱그리지 않았다는 점이...
🔥권태기, 견디지 말고 이용하라 — 니체와 불교가 알려주는 권태기 극복법과 사랑의 진짜 의미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삼각김밥처럼 앉아 있던 저녁 3년 사귄 사람과 마주 앉아 밥을 먹는데 문득 할 말이 없었다. 설렘은커녕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고르듯 무덤덤했다. 그날 느낀 건 슬픔이 아니라 죄책감이었다. "나 지금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건가"라는 질문이 밥그릇보다 먼저 앞에 놓였다. 그 질문에 답을 찾겠다고 몇 주를 헤맸는데, 결국 나를 건진 건 심리학 논문이 아니라 니체와 불교였다. 둘 다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권태는 사랑이 고장 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사랑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증거라고. --- ## 🔁 니체라면 이 권태를 "고장"이라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이 지루한 저녁 식사까지 포함해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영원히 반복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는다면. 그 순간 절규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것인가. 이 질문을 [권태기 철학적 재해석](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권태기+철학적+재해석)에 들이대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나는 그 삼각김밥 저녁을 다시 살라면 절규할 줄 알았는데, 곰곰이 따져보니 아니었다. 그 침묵 자체가 싫었던 게 아니라, 그 침묵을 "실패"로 해석하는 내 습관이 싫었던 거다. 니체가 힘에의 의지라고 부른 건 거창한 정복욕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저항 없이 긍정하고 거기서 다시 뻗어나가는 힘이다. 권태로운 저녁을 실패로 낙인찍고 도망칠 자료로 쓸지, 아니면 "이 관계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됐다"는 데이터로 쓸지는 순전히 내 해석의 몫이었다. --- ## ☸️ 불교는 권태를 없애라고 말하지 않는다 불교의 무상(無常)은 모든 상태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한다는 뜻이다. 초기 경전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건 "설렘도 무...
💌 짝사랑 상대의 결혼 소식 앞에서, 니체와 붓다 사이에서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가짐 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봉투를 열기 전에 알았다 지난달 회사 우편함에 청첩장이 하나 와 있었다. 보낸 사람 칸에 그 사람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 누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누나가 대신 부쳐준 거였다. 봉투를 뜯기도 전에 손글씨를 보고 알았다. 주소를 쓸 때 우편번호 앞자리를 항상 조금 삐뚤게 쓰는 버릇, 그 집안 특유의 필체였다. 나는 그걸 5초쯤 들여다보다가 봉투를 서랍에 넣고 회의에 들어갔다. 울지 않았다. 그날은. 대신 회의 내내 그 사람이 문자에서 "반드시"를 항상 "반듯이"로 잘못 쓰던 게 생각났다. 3년을 알고 지내면서 한 번도 고쳐주지 않았다. 고쳐줄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라, 고쳐주면 그 오타를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일부러 안 고쳤다. --- ## 💭 내가 사랑한 건 실제로 누구였나 사람들은 짝사랑을 미화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정직하게 복기해보면 그 사람은 내가 해준 요리를 먹고 "먹을 만은 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닌, 딱 그 중간의 애매한 말. 나는 그 말을 3주 동안 곱씹었다. 좋다는 거야 별로라는 거야.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때는 그 한 문장이 내 자존감을 쥐고 흔들었다. 니체는 「도덕의 계보」에서 원한 감정(르상티망)을 약자의 도덕이라고 불렀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원래 나쁜 것"이라 규정해버리는 심리적 방어기제 말이다. 나는 그 사람을 미화하는 대신 정확히 반대로 갔다. 그 사람의 무심함, 애매함, 가끔의 무례함까지도 사랑의 재료로 삼았다. 이게 니체가 말하는 힘에의 의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놔두고, 그 대상과 부딪히면서 생기는 감정의 낙차 자체를 내 것으로 흡수하는 것. 상대를 신격화하지 않고도 강렬하게 원할 수 있다는 걸, 그 "먹을 만은 하다"는 말을 들으며 배웠다. --- ## 🌊 무상,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놓아지지 불교의 무상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뜻...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 3년 문턱에서 157만원이 갈린 이유 (월 70만원 실제 계산법)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이직 공백기, 35개월째 계좌를 깰 뻔했다 지난달에 이직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바로 퇴사 처리를 밟았다. 문제는 새 회사 입사일까지 3주 공백이 생겼는데, 하필 그 사이에 전세 보증금 일부를 먼저 치러야 하는 일정이 겹쳐버린 거다. 통장을 뒤져보니 제일 큰 덩어리가 신한은행 청년도약계좌였다. 가입한 지 딱 35개월째. "3년 다 채운 거나 마찬가진데 그냥 깨자" 싶었는데, 앱에서 해지 예상 금액을 눌러보고 멈칫했다.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그래서 한 달만 더 버티면 얼마나 달라지는지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 ## 📌 왜 하필 '3년(36개월)'이 기준선인가 청년도약계좌는 중도해지 시 혜택이 계단식으로 끊긴다. 특별중도해지 사유(퇴직이 아니라 혼인·출산·생애최초 주택구입·해외이주·장기 실직 등 정해진 사유)가 아닌 일반 해지 기준으로 보면 이렇다. - 36개월 미만 해지: 정부기여금 전액 환수(0원), 이자는 일반과세(15.4%) - 36개월 이상 해지: 비과세 유지, 정부기여금 60% 지급 - 60개월 만기: 비과세 + 정부기여금 100% 즉 35개월째 깨면 정부기여금은 한 푼도 못 받고 이자에도 세금이 붙는다. 3년을 채운다는 건 단순히 "조금 더 참는" 게 아니라 이 두 혜택이 통째로 켜지느냐 꺼지느냐의 문제다. --- ## 🧮 월 70만원, 소득 3,200만원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봤다 내 조건은 월 납입 70만원, 연소득 3,200만원이다. 이 구간(2,400만~3,600만원)은 정부기여금 매칭한도가 50만원, 매칭비율 4.6%라서 월 기여금은 50만원×4.6%=2만 3천원이 최대치다(70만원을 다 넣어도 매칭은 50만원까지만 적용). 금리는 우대조건 충족 시 연 5.0% 고정으로 가정했다. 세전이자는 적금 이자 계산 공식인 '납입원금×연금리×(개월/12)÷2'로 뽑았다. | 유지 개월 | 납입원금 | 세전이자 | 세후이자 | 정부기여금 | 실수령...
💔짝사랑 유효기간 계산법: 숫자 대신 니체와 불교가 알려준 마음이 식는 진짜 이유 완벽 총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화요일 아침 7시, 러닝머신 세 번째 줄 작년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나는 매주 화요일 아침 7시에 동네 헬스장 러닝머신 세 번째 줄에 서 있었다. 그 사람이 항상 네 번째 줄에서 6시 50분쯤 뛰기 시작한다는 걸 알고 난 뒤로 생긴 습관이었다. 페이스를 슬쩍 늦춰서 그가 뛰는 20분 동안 같이 있으려고 한 것뿐인데, 그 20분을 위해 일주일을 살았다. 그가 헤드폰을 안 쓰고 온 날엔 무슨 노래를 듣냐고 물어볼 핑계를 만들었고, 그가 결혼 소식을 동료들에게 전하던 그 아침엔 나는 속도를 낮추지 못하고 발을 헛디딜 뻔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짝사랑 유효기간 계산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유효기간+계산법)"을 검색했다. 짝사랑 같은 강렬한 감정이 뇌 안에서 도파민 반응으로 일어나고, 이게 영원히 지속되는 게 아니라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3년 안에 자연스럽게 사그라든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다. 나는 그날부터 달력에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시작일을 어디로 잡을지, 몇 개월을 더할지 계산하면서. --- ## 🧮 계산법이라는 이름의 착각 몇 주 뒤 나는 스스로에게 정직해져야 했다. "1년 반에서 3년"이라는 범위는 사람마다 편차가 너무 커서, 사실상 아무 기간에나 끼워 맞출 수 있는 숫자였다. 감정이 강하면 짧은 쪽에, 상대와 계속 마주치면 긴 쪽에 갖다 붙이면 그만이었다. 그건 계산이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답을 미리 정해놓고 숫자로 포장하는 일이었다. 도파민이니 반감기니 하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던 건, 내 감정에 과학이라는 이름의 마감 시한을 붙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끝난다"는 확신이 필요했던 거지, 정확한 날짜가 필요했던 게 아니었다. 그래서 계산기를 내려놓고 질문을 바꿨다. 언제 끝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낼 것인가. 그 답을 준 건 숫자가 아니라 서로 정반대 입장에 서 있던 한 철학자와 하나의...
🧘 신경 끄기의 기술: 스토아 철학자의 아디아포라 구분법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새벽 두 시, 단톡방에서 본 사진 한 장 지난달이었다. 애 재우고 설거지 끝내고 소파에 늘어져 있는데 초등학교 학부모 단톡방이 울렸다. 옆 반 엄마가 아이 영어 학원 레벨테스트 결과를 올렸다. "AR 4.2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ㅠㅠ" 그 밑에 축하 이모티콘이 열댓 개 달렸다. 나는 그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 우리 애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나는 뭘 놓치고 있지. 십 분쯤 각종 학원 블로그를 뒤지다가 문득 스스로한테 물었다. AR 4.2가 나한테, 내 삶에, 대체 무슨 상관이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토아 철학에서 찾은 게 최근이다. 정확히는 '[아디아포라](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디아포라)(adiaphora)'라는 개념인데, 이게 흔히 알려진 '통제 이분법'이랑 헷갈리기 쉽다. 통제 이분법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라"는 얘기고, 아디아포라는 좀 다르다. "이게 애초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라는 얘기다. --- ## 🙅 '무관심'이 아니라 '무차별' 아디아포라는 번역하면 '무차별한 것들', 그러니까 도덕적으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들이라는 뜻이다. 크리시포스나 에픽테토스가 예로 든 목록을 보면 재산, 건강, 명성, 아름다움, 심지어 목숨까지 들어간다. 이게 이상하게 들리는데, 스토아 철학자들도 바보는 아니라서 이 안에서도 등급을 나눴다. 건강은 '선호되는 무차별'이고 병은 '기피되는 무차별'이다. 둘 다 상대적으로 나은 쪽, 못한 쪽은 있지만 그 자체로 좋음(선)이나 나쁨(악)은 아니라는 거다. 진짜 좋음은 오직 덕, 즉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반응하느냐에만 있다. 옆집 애 AR 지수는 딱 이 범주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숫자. 문제는 내가 거기에 '...
🌙 짝사랑 상대 SNS 눈팅 습관 고치는 법 - 니체와 붓다의 조언이라면 어떻게 완전히 끊었을까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설정 앱을 열어보고 알았다 작년 11월, 아이폰 설정에 들어가 스크린타임을 확인했다. 인스타그램 하루 평균 41분, 앱 실행 횟수 58회. 대단한 숫자는 아니었는데, 문제는 그중 상당수가 한 사람의 프로필 하나를 열었다 닫는 행동이었다는 점이다. 팔로우도 안 한 사이라 알림이 오지 않으니, 뭔가 바뀌었는지는 내가 손가락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기 전에 한 번, 자다 깨서 한 번, 눈뜨자마자 한 번. 그날 밤엔 스토리에 올라온 카페 사진 하나를 붙잡고 삼십 분 동안 배경에 누가 있는지 뜯어봤다. 그 밤에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뭘 하려는 걸까. 말을 걸 것도, 마음을 전할 것도 아니면서 왜 손가락은 같은 화면으로 계속 돌아가는가.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출발해 [짝사랑 상대 SNS 눈팅 습관 고치는 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상대+SNS+눈팅+습관+고치는+법)을 니체와 붓다의 렌즈로 풀어본 기록이다. 이 질문을 붙잡고 있다가 오래전에 밑줄 그어둔 니체와, 대학 때 교양 수업에서 스치듯 배운 붓다가 떠올랐다. --- ## 🔍 눈팅은 힘에의 의지가 아니다, 그 반대다 니체를 끌어다 짝사랑을 설명하는 글은 대개 이런 식으로 흐른다. 힘에의 의지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확장하려는 충동이니, 눈팅도 결국 상대를 장악하려는 힘에의 의지의 발현이라고. 나는 이 설명이 반대로 짚었다고 생각한다. 힘에의 의지는 저항을 뚫고 나아가는 힘이다. 니체가 말하는 강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세계와 부딪치는 자다. 반면 눈팅은 정확히 그 부딪침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다. 말을 걸면 거절당할 수 있고, 고백하면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다. 눈팅은 그 위험 없이 상대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만 취하는 방법이다. 프로필 사진, 스토리, 마지막 접속 시간 — 이런 파편들을 모으면서 나는 그 사람을 안다고 착각했지만, 실은 다가갈 의지를 계속 유예하고 있었을 뿐이다. 『선악의 저편』 146번 잠언에 이런 구절이...
💌 짝사랑도 느슨하게: 니체와 불교로 읽는 느슨한 연대 연애관, 적당한 거리의 짝사랑 심리학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카톡 답장 텀을 재던 밤들 2021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나는 정우(가명)라는 사람의 카톡 답장 속도를 재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시계를 봤다. 내가 보낸 메시지 옆에 뜨는 '1'이 사라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접속한 시각,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린 시간과 내 메시지를 읽은 시간 사이의 간격. 어느 날은 그 간격이 47분이었고 나는 그 47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답이 빠르면 하루가 괜찮았고, 늦으면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혔다. 그때는 이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이건 사랑이라기보다 데이터 수집에 가까웠다. --- ## 🔗 그래노베터의 이론은 원래 연애 얘기가 아니다 이 얘기, 그러니까 [느슨한 연대 연애관](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느슨한+연대+연애관)을 말하려고 마크 그래노베터의 1973년 논문 〈약한 유대의 힘(The Strength of Weak Ties)〉을 끌어오는 글을 몇 번 봤다. 자주 붙는 논리는 이렇다. 그래노베터가 보스턴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인터뷰했더니, 이직 정보는 매일 만나는 친한 친구보다 어쩌다 한 번 연락하는 지인을 통해 더 많이 들어왔다. 친한 사이는 정보가 겹치고, 약한 사이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걸쳐 있어서 새로운 정보가 흘러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걸 그대로 연애에 옮기면 안 된다. 그래노베터가 측정한 건 '정보의 다양성'이지 '애착의 질'이 아니다. 느슨한 인맥이 이직 정보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느슨한 관계가 정서적으로 더 낫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 disanalogy를 인정하지 않고 곧장 은유로 건너뛰면 그냥 학술 용어로 치장한 자기계발서가 된다. 내가 47분을 세던 그 행동을 실제로 설명하는 건 그래노베터가 아니라 존 볼비의 애착이론, 그중에서도 메리 에인스워스가 1970년대 '낯선 상황' 실험으로 분류한 불안 애착 ...
💰만 60세 국민연금 임의계속가입 3년차, 신청 방법부터 보험료 손익까지 실제 후기 총정리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자격상실 통지서를 받고 든 생각 3년 전, 만 60세가 되던 달이었어요. 우편함에 국민연금공단 봉투가 하나 꽂혀 있었는데, 열어보니 "국민연금 자격상실 안내"였습니다. 가입기간을 확인해보니 19년 7개월. 20년을 못 채운 상태였어요. 이게 왜 문제냐면,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이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긴 한데, 저는 원래 20년 채워서 좀 더 안정적인 금액을 받고 싶었거든요. 그 5개월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이때 공단 직원이 알려준 게 [국민연금 임의계속가입 후기](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국민연금+임의계속가입+후기)였어요. 만 60세가 넘어도 65세까지는 본인이 원하면 계속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면서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신청서를 썼어요. --- ## 💰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 정확히 얼마였나 신청하고 나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건 "그래서 얼마를 내야 하나"였습니다. 저는 퇴직 후라 지역가입자로 분류됐고, 기준소득월액을 210만원으로 신고했어요. 보험료율 9%를 적용하면 월 18만9천원. 3년째 매달 이 금액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3년이면 대략 680만원 정도를 추가로 낸 셈이에요. --- ## 📊 반환일시금 대신 연금을 택한 이유, 손익분기점을 계산해봤다 사실 신청 당시 다른 선택지도 있었어요. 가입기간이 10년이 안 됐다면 무조건 반환일시금이지만, 저는 애매하게 10년을 넘긴 상태라 "그냥 연금 안 받고 반환일시금으로 정산받을까"도 고민했습니다. 공단에 문의해보니 제가 그 시점에 반환일시금을 신청했다면 4,187만원을 한 번에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계산을 해보니, 19년 7개월 가입 기준 예상 노령연금액이 월 79만3천원이었습니다. 4,187만원을 79만3천원으로 나누면 52.8개월, 그러니까 4년 4개월이에요.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치면 69세 4개월까지만 ...
☕ 짝사랑 티내는 법: 거리를 두고도 은근하게 마음을 전하는 3초의 눈맞춤과 타이밍 기술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 ☕ 화요일 아침 8시 40분, 아메리카노 두 잔 작년 11월부터 석 달 동안, 나는 회사 앞 카페에서 한 사람을 혼자 좋아했다.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 8시 40분, 정확히 그 시간에 마주쳤다. 처음 몇 주는 우연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12월 둘째 주 화요일, 그 사람이 먼저 "오늘은 좀 늦으셨네요"라고 말을 걸었을 때 알았다. 상대도 그 시간표를 외우고 있었다는 걸. 그날 이후로 나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커피를 두 잔 주문했다 — 하나는 내 것, 하나는 혹시 상대가 카드를 놓고 왔을 때를 대비한 여분. 실제로 쓴 적은 두 번뿐이었다. 하지만 그 두 번을 위해 석 달을 준비한 셈이다. 고백은 하지 않았다. 대신 카카오톡 답장을 정확히 40분에서 50분 사이에 보냈다. 너무 빠르면 기다렸다는 티가 나고, 너무 늦으면 관심 없어 보일까 봐. 이 계산이 얼마나 우스운지는 나도 안다. 그런데 그 우스운 계산 안에 철학이 하나 숨어 있었다. --- ## 👀 거리의 파토스: 왜 눈을 3초 이상 마주치면 안 되는가 니체는 《선악의 저편》 257절에서 '거리의 파토스(Pathos der Distanz)'라는 말을 쓴다. 두 존재 사이의 격차와 긴장이야말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라는 뜻이다. 거리가 사라지고 완전히 밀착되는 순간, 그 관계는 더 이상 서로를 밀어올리지 못한다. 나는 이걸 눈맞춤에서 실감했다. 상대와 대화하다 눈이 마주치면 1~2초쯤 보다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처음엔 그냥 부끄러워서였는데, 나중엔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 3초 넘게 마주치면 상대는 그 시선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 반응해야 하고, 해석해야 하고, 뭔가 답을 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반면 1~2초의 시선은 "나는 너를 본다"는 사실만 남기고 부담은 남기지 않는다. 거리의 파토스가 말하는 긴장은 이런 것이다. 완전히 물러나지도, 완전히 다가가지도 않는 자리에서만 상대는 그 신호를 자유롭게 받아들이거나 흘려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