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톡방에서 짝사랑 상대에게 티 안 나게 반응하는 법, 삭제 메시지가 부른 그 밤의 소동

😅 오타 하나가 만든 소동 2022년 11월, 사내 등산 동호회 단톡방. 인원 열일곱 명, 그중 반년째 마음에 담아둔 사람은 기획팀 재원 대리였다. 북한산 사진을 올리며 그가 "여기 진짜 조타"라고 오타를 냈다. 나는 그 오타에 "ㅋㅋㅋ 조타"라고 그대로 받아쳤는데, 보내고 3초 만에 후회했다. 열일곱 명 중 유독 나만 그 오타를 따라 쓴 게 이상해 보일까 봐. 그래서 메시지를 지우고 "여기 좋네요"로 다시 썼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카카오톡은 메시지를 삭제하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흔적을 남긴다. 30초 사이에 같은 자리에 두 개의 텍스트 — 삭제 표시 하나, 새 메시지 하나 — 가 뜬 걸 동호회 총무가 놓치지 않고 "뭐라고 썼다가 지웠어요?"라고 물었다. 나는 그냥 "오타 나서요"라고 답했지만, 재원 대리가 그 대화에 이모티콘 하나를 남긴 걸 보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숨기려던 반응이 숨기려는 행동 자체 때문에 더 크게 들킨 밤이었다. 💪 이건 힘에의 의지였다 — 니체를 제대로 읽으면 이 일을 오래 곱씹으면서 내가 처음에 붙인 이름은 "르상티망"이었다. 남들 시선 의식해서 자기를 억누르는 것, 그게 니체가 말한 노예도덕 아닌가 하고.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이건 니체를 잘못 쓴 거였다. 『도덕의 계보』 첫 번째 논문에서 니체가 말하는 르상티망은 단순히 '남 눈치를 본다'가 아니다. 그건 힘없는 자가 자신의 무력함 자체를 뒤집어서 미덕으로 재정의하는 가치전도다. 강자의 솔직함을 "오만"이라 부르고, 자신의 소심함을 "겸손"이라 부르는 식으로. 내가 실제로 한 일이 그거였다. 나는 메시지를 지운 게 아니라, 지운 행동을 스스로에게 "난 쿨하게 넘길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재해석했다. 오타에 즉각 반응한 솔직함을 부끄러운 것으로, 다시 고쳐 쓴 소심함...

🌱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 질베르 시몽동 개체화 철학이 알려준 미완성 존재의 진짜 비밀

🗓️ 스무 살의 내가 쓴 문장 앞에서 지난달 이사 준비를 하다가 오래된 상자에서 대학교 2학년 때 쓰던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2011년 3월 14일 자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오늘도 지원이한테 말 못 걸었다. 편의점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나는 왜 매번 이럴까. 스물다섯 되면 좀 달라져 있겠지." 열다섯 해가 지났다. 나는 그날의 편의점 골목을 여전히 기억하지만, 그 문장을 쓴 사람과 지금의 나 사이에 무슨 연속성이 있는지 한참을 생각했다. 세포는 다 바뀌었고, 소심함도 그때와는 다른 모양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도 다이어리를 읽는 내내 "이건 분명 나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감각이 어디서 오는지 설명해준 건 뜻밖에도 철학책이었다. 🧬 개체가 아니라 개체화 질베르 시몽동 의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황수영 옮김, 그린비, 2017)를 처음 펼쳤을 때 당황했던 건, 이 책이 "개체(individu)"라는 명사가 아니라 "개체화(individuation)"라는 동사적 과정을 주어로 삼는다는 점이었다. 서론에서 시몽동은 서양 철학이 오랫동안 저지른 실수를 지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이든 원자론이든, 다들 완성된 개체를 먼저 세워두고 그 개체가 '어떻게 생겨났는가'를 나중에야 부차적으로 묻는다는 것이다. 그는 순서를 뒤집는다. 먼저 있는 건 완결된 사물이 아니라 아직 풀리지 않은 긴장, 그가 "준안정 상태(état métastable)"라 부르는 것이다. 결정화되지 않은 과포화 용액처럼, 서로 다른 크기의 질서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퍼텐셜 에너지만 가득한 상태. 개체는 이 긴장이 국소적으로 풀리면서, 즉 결정화(cristallisation)를 통해 튀어나오는 사건이지 처음부터 준비되어 있던 완성품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결정화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정 하나가 만들어...

💔짝사랑 감정 정리 노트 쓰는 법: 카톡 한 줄에 무너진 밤, 니체와 불교가 부딪히던 순간

💬 카톡 한 줄에 하루가 무너지던 밤들 2025년 10월 3일 밤 11시 47분, 그 사람한테 "오늘 좀 피곤하네요"라는 메시지가 왔다. 딱 그 한 줄. 나는 그걸 붙잡고 새벽 두 시까지 뭐가 피곤했을까, 왜 저렇게 짧게 썼을까, 혹시 나 때문인가를 돌려봤다. 다음 날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 하루가 저 문장 하나에 걸려 있었다는 게 웃기다. 나는 저 사람의 하루 컨디션에 내 하루를 저당 잡혔다." 그 문장을 다시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이거 좀 병적인데"였다. 그런데 노트를 계속 쓰다 보니 병리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매달렸던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언가를 뜻한다는 내 해석이었다. 이 지점에서 나는 니체와 불교를 동시에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같은 곳에서 만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 방향에서 나를 잡아당겼고, 그 당김 자체가 노트 쓰기의 핵심이 됐다. 🔍 "사실과 해석을 나눈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짝사랑 감정 정리 노트 쓰는 법 을 검색하면 거의 다 "사실과 해석을 분리하라"고 한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했다. 왼쪽엔 "그 사람이 답장을 세 시간 늦게 했다"(사실), 오른쪽엔 "나한테 관심이 식은 것 같다"(해석). 그런데 며칠 해보니 이 프레임 자체가 이상했다. "사실" 칸에 쓴 것도 이미 해석이었다. 왜 하필 그 세 시간을 기록할 만한 사건으로 골랐는가부터가 내 마음이 이미 개입한 선택이었다. 니체는 유고(『권력에의 의지』로 묶여 출간된 노트들, 그의 사후 여동생이 편집했다는 사실은 늘 논쟁거리다)에서 이렇게 썼다. "사실이란 없다, 오직 해석들만 있을 뿐이다." 이 문장을 짝사랑 노트에 그대로 옮겨 적은 날, 나는 내가 하던 CBT식 사실/해석 분리표를 찢어버렸다. 분리할 "순수한 사실"이라는 ...

🖋️ 염경애의 손끝, 이제현의 붓끝 — 묘지명으로 되짚는 고려시대 여성 문인의 흔적과 생존기

🖐️ 손끝에 남은 냄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8년 겨울,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을 보러 갔다. 같이 간 후배는 국문학 대학원생이었는데, 묘지명 탁본이 늘어선 진열장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대뜸 이러는 거다. "이거 다 누구 아버지, 누구 아들, 누구 남편 얘기야." 유리 너머로 한자가 빼곡한 탁본을 들여다보다가,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한참 뒤에야 이해했다. 이규보 문집이 몇 권씩 남아 있고, 이제현의 시가 지금도 교과서에 실리는 동안, 같은 시대를 산 여자들의 이름은 왜 남편이나 아들의 묘지명 한 귀퉁이에서만 찾아야 하는가. 그날 이후로 이 질문을 몇 년째 붙들고 있다. 📜 염경애, 묘지명 속에 남은 다섯 글자 가장 자주 인용되는 사례가 염경애다. 12세기 중반, 남편 최루백이 세상을 떠난 아내를 위해 지은 묘지명인데, 이 자료는 김용선 선생이 고려시대 묘지명 수백 편을 모아 엮은 『고려묘지명집성』(한림대학교출판부)에 실려 있다. 이 책은 고려시대 여성 문인 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반드시 거치는 기초 자료집이고, 정용숙·권순형 같은 연구자들이 여성의 실제 삶을 재구성할 때 반복해서 끌어다 쓰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정확한 한문 원문을 여기서 자신 있게 옮기진 못하겠다. 다만 연구자들이 공통으로 짚는 대목은 있다. 염경애가 글자를 알았고, 남편이 과거 공부에 매달려 있는 동안 집안 살림을 실질적으로 이끌었으며, 아이들 글공부까지 직접 챙겼다는 기록이다. 흥미로운 건 이 사실이 '특별히' 적혔다는 점이다. 묘지명이라는 장르 자체가 죽은 이의 미덕을 골라 새기는 글이니, 문식 능력이 따로 언급됐다는 건 그게 당연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뒤집어 말하면, 글을 몰랐던 훨씬 많은 여성들은 애초에 언급할 미덕 목록에 '글'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었다는 뜻이다. 『고려묘지명집성』에 실린 여성 대상 묘지명 다수가 효(孝)·열(烈)·정숙(貞淑) 같은 상투적 형용사 나열에 그친다는...

🕯️ 권태기 정상화 : 사랑이 식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박제해버린 걸 깨달은 연애 심리 이야기

🧻 11월 14일, 그가 물수건으로 테이블을 두 번 접던 순간 정확히 기억한다. 사귄 지 2년 7개월째, 그러니까 작년 11월 14일 저녁 7시 반. 을지로의 한 국숫집이었다. 그가 물수건을 펼쳐 손을 닦고 그걸 정확히 반으로, 또 반으로 접어서 테이블 구석에 올려놓았다. 처음 보는 행동이 아니었다. 첫 데이트 때도 그는 그렇게 했다. 2년 넘게 봐온 동작인데 그날따라 그게 견딜 수 없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 사람,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이상한 건 새로운 걸 발견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무섭다는 감각이었다. 나는 그 순간 우리 관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곱씹어보니 이상했다. 나는 뭘 잃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습관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문제는 상실이 아니라 고정 이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를 '물수건을 두 번 접는 사람'으로 박제해두고, 더는 새로 보지 않고 있었다. 🔗 집착은 대상이 아니라 이미지에 들러붙는다 불교에서 고통의 원인을 설명할 때 쓰는 개념이 갈애(渴愛, taṇhā)다. 사성제의 두 번째 진리, 집제(集諦)가 말하는 게 바로 이거다.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그 대상을 붙잡아두려는 마음이 문제라는 것. 나는 이걸 오랫동안 "사람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정도로 뭉뚱그려 이해했는데, 을지로 국숫집 사건 이후로 다르게 읽히기 시작했다. 내가 붙잡고 있던 건 그 사람이 아니라 2년 전에 내가 만든 그 사람의 이미지 였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렘이 최고조였던 그 순간의 그를 어딘가에 박제해두고, 지금 눈앞의 그를 그 박제와 계속 대조하고 있었던 거다. 무상(無常, anicca)은 세상 모든 조건 지어진 것이 변한다는 삼법인의 첫 번째 진리인데, 정작 내가 거부하고 있던 무상은 그 사람의 변화가 아니라 내 기억 속 그의 고정성 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권태는 그가 변해서 온 게 아니라, 내가 변하지 않은 그를 계속 요구했기 때문에 온 ...

💰개인투자용국채 청약 방법, 두 번 직접 청약해보고 알게 된 미래에셋증권 청약 꿀팁과 주의사항

🏦 은행 이자에 실망하고 국채로 눈을 돌렸다 작년 여름, 만기 된 정기예금 3천만원을 재예치하려고 은행에 갔다가 금리표를 보고 살짝 허탈했던 기억이 있다. 3.2%. 물가상승률 빼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그 자리에서 앱을 켜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개인투자용국채 청약 방법 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개인이 직접 청약해서 살 수 있고,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세금을 깎아준다는 얘기였다. 반신반의하며 2024년 7월에 500만원으로 10년물을 처음 청약했고, 그해 12월에 한 번 더 300만원을 20년물로 넣었다. 두 번 해보니 기획재정부 공지에는 안 나오는 것들이 좀 보이더라. 📱 첫 청약, 미래에셋증권 앱에서 겪은 삽질 취급기관은 매달 조금씩 바뀌는데 내가 청약했을 땐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네 곳이었다. 나는 이미 계좌가 있던 미래에셋증권으로 들어갔는데, 청약 메뉴가 일반 채권 매매 화면 안에 파묻혀 있어서 5분 정도 헤맸다. "채권" 탭이 아니라 "국채" 검색으로 따로 찾아야 했다. 첫날 오전 10시쯤 신청을 눌렀는데 "일시적 오류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청약 첫날 오전에 신청이 몰리면서 서버가 버벅였던 것 같다. 30분 뒤 재시도하니 됐다. 청약 기간이 3영업일이나 있으니 첫날 새벽에 몰리는 시간대는 피하는 게 낫다는 걸 그때 배웠다. 12월 두 번째 청약 땐 신한투자증권 앱을 써봤는데, 여기는 청약 메뉴가 메인 화면에 바로 노출돼 있어서 훨씬 편했다. 같은 상품인데 증권사마다 UI 접근성 차이가 꽤 크다. 처음이라면 국채 청약 배너가 메인에 걸리는 시기에 맞춰 앱 몇 개를 비교해보고 들어가는 걸 추천한다. 💹 낙찰금리는 신청 당시 표시금리와 다르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는 부분인데, 청약할 때 화면에 뜨는 금리는 '표시금리'이고 실제 내가 받는 이자는 청약 마지막 날 발표되는 '가산금리...

📱짝사랑 상대 인스타 스토리 몰래 보는 심리, 다섯 번째 클릭에 담긴 새벽 세 시의 갈애 심리학

⏰ 8월 12일 새벽 세 시 17분, 다섯 번째 클릭 메모장을 하나 켜놓고 세기 시작한 지 두 달째다. 날짜, 시각, 몇 번째인지. 우습게 들리겠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내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하루가 끝났다. 8월 12일 새벽 세 시 17분, 짝사랑 상대 인스타 스토리 몰래 보는 심리 가 또 발동됐다. 그 사람 스토리를 다섯 번째로 눌렀다. 사진 한 장, 15초짜리 카페 영상. 새로 올라온 것도 아니었다. 22시간 전에 올라온 걸 이미 세 번은 본 상태였는데, 손가락이 또 그 프로필로 갔다. 그 주에만 세 번째로 같은 패턴이었다. 자려고 눕고, 폰을 끄려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하면서 켜는 그 순서. 이 메모장을 처음 켠 건 순전히 궁금해서였다. 내가 대체 몇 번이나 이러는지 숫자로 보고 싶었다. 그런데 숫자를 보다 보니 이상한 걸 알게 됐다. 새로운 게시물이 뜬 날보다 아무것도 안 올라온 날에 더 자주 들어갔다. 확인할 게 없는데 확인하러 가는 것, 이게 핵심이었다. 📿 법구경이 말한 갈애는 생각보다 더 정확했다 법구경 216번 게송에 이런 구절이 있다. "갈애에서 근심이 생기고 갈애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갈애에서 벗어난 이에게 근심이 있을 리 없거늘, 하물며 두려움이랴."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는 그냥 좋은 말이라고 넘겼다. 그런데 메모장의 숫자를 들여다보다 다시 읽으니 구조가 보였다. 갈애(渴愛, taṇhā)는 팔리어로 목마름이라는 뜻이다. 물을 마셔도 없어지지 않는 목마름, 그게 갈애의 정의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갈애가 대상이 아니라 접촉 자체를 반복하려는 충동이라는 점이다. 내가 원한 건 그 사람의 새 소식이 아니라, 그 사람의 흔적에 접촉하는 그 짧은 순간의 반복이었다. 대상은 이미 22시간 전에 소진됐는데 충동은 소진되지 않았다. 이건 사실 현대 행동심리학이 말하는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 구조와 거의 같다. 언제 새 스토리가 올라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확인 행위 자체를 중독적으로 ...

🍎 애플 0.1주 소액 해외주식 소수점 매수 세금 신고 총정리, 배당세부터 양도세까지 숫자로

💰 5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애플 주주가 됐다 이번 글은 소액 해외주식 소수점 매수 세금 신고 를 실제로 겪으며 정리한 기록이다. 작년 3월 15일, 토스증권 앱으로 애플을 처음 샀다. 정확히 25,000원어치. 그날 애플 종가가 172.50달러, 매매기준율이 1,331.20원이었으니까 25,000원을 환전하면 18.78달러, 그걸로 산 게 0.1088주였다. 반년쯤 지난 9월 2일에 14,148원을 더 넣었다. 그날은 애플이 221.00달러, 환율은 1,385.60원이었으니 10.21달러어치, 주수로는 0.0462주. 두 번 합쳐서 총 0.1550주, 원금은 39,148원. 살 때는 세금 생각을 전혀 안 했다. "이거 팔면 세금 신고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 자체를 안 해본 거다. 문제는 이 질문을 나중에서야 했다는 거고, 그때 알아본 내용을 숫자 그대로 정리해둔다. 💸 배당금은 이미 세금 떼고 들어온다 애플은 배당을 준다. 배당이 들어올 때 계좌를 보면 이미 세금이 빠진 채로 입금돼 있는데, 이게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미국 측 원천징수 15%다. 그런데 한국 배당소득세율은 15.4%(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라서, 증권사가 그 차액 0.4%를 국내에서 한 번 더 자동으로 떼간다. 소득세법 제127조에 나오는 원천징수 규정에 따라 증권사가 알아서 처리하는 부분이라, 배당소득만 있고 금융소득 합계가 연 2,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따로 신고할 게 없다. 여기서 헷갈렸던 건 "미국에서 뗐으니 끝"이 아니라 "한국 세율까지 맞춰서 뗀 뒤에 끝"이라는 점이었다. 🧮 진짜 문제는 팔 때다, 평균단가부터 다시 계산했다 배당은 자동인데 양도는 다르다. 나눠 산 주식을 팔 때 취득가액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인데, 국세청 홈택스의 국외주식 양도소득 신고 안내를 보면 매수 시점마다 각각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뒤, 총평균법으로 평균단가를 낸다. 내 경우로 계산하면 총 매수원금 39,14...

🚬 담배 한 대에 무너진 여섯 달의 금연 기록과 아크라시아라는 의지박약의 철학적 정체와 극복법

🚬 편의점 파라솔 옆에서 작년 12월, 야근을 마치고 나온 밤 11시 40분쯤이었다. 회사 앞 편의점 자동문이 열리면서 히터 바람이 훅 끼쳤고, 나는 캔커피 대신 레종 한 갑을 계산대에 올렸다. 계산원이 별말 없이 바코드를 찍는 그 3초 동안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오늘 하루고, 내일부터 다시 안 피우면 되지.' 밖으로 나와 파라솔 밑에 서서 라이터를 두 번 튕겼다. 바람 때문에 불이 잘 안 붙었고, 세 번째에 겨우 붙은 불을 손으로 감싸며 첫 모금을 빨아들이는데 목이 아렸다. 여섯 달 전 금연 앱이 축하 알림을 보냈던 그 화면이 떠올랐다. 나는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걸 몰라서 불을 붙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순간 폐가 얼마나 안 좋아지는지, 다음 날 아침 목이 얼마나 텁텁할지까지 다 알면서도 손이 먼저 움직였다. 이 기묘한 틈, 알면서도 반대로 행동하는 이 순간을 그리스인들은 ' 아크라시아 (akrasia)', 의지의 약함이라 불렀다. 🤔 소크라테스는 이 틈 자체를 부정했다 소크라테스의 답은 뜻밖에 단호했다. 그는 아크라시아라는 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누구도 알면서 나쁜 짓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가 진짜로 안다면 그렇게 행동할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편의점 앞의 나는 담배가 나쁘다는 걸 '진짜로' 안 게 아니라,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게 더 낫다는 얕은 믿음이 앎을 밀어낸 상태였다는 뜻이다. 이건 위로처럼 들리지만 사실 더 가혹한 진단이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내 앎이 애초에 부실했다는 얘기니까. 😴 아리스토텔레스, 아는 게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발견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서 스승과 갈라선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7권에서, 사람은 술 취하거나 잠든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앎을 가질 수 있다고 썼다. 지식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지식이 행동을 이끄는 자리에 없는 상태다. 담배가 해롭다는 보편적 판단은 내 ...

💌 들키지 않는 사랑에도 규칙이 있다 — 니체와 붓다에게 배운 짝사랑 티 안 나게 챙기는 법 3가지

☕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 추가, 그리고 나만 아는 규칙 3년 전, 회사 옆 팀에 있던 사람 얘기부터 해야겠다. 이름은 빼고 그냥 K라고 부르겠다. 그가 매일 오전 8시 47분쯤 탕비실 앞에서 전화로 커피를 주문하는 걸 몇 번 들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 추가로요." 그 말을 세 번쯤 듣고 나서야 내가 그 문장을 외워버렸다는 걸 알았다. 그다음부터 이상한 규칙이 생겼다. 팀 커피를 시킬 일이 생기면 그의 몫도 슬쩍 끼워 넣되, 딱 두 달에 세 번까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 왜 세 번이었는지는 나도 설명 못 한다. 다만 네 번째부터는 뭔가 "들키고 싶어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 그거 하나는 기억한다. 그 느낌이 싫어서 스스로 상한선을 그은 거였다. 이 글은 그 상한선이 어디서 왔는지를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다. 🌀 니체라면 이 규칙을 뭐라고 불렀을까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악마의 입을 빌려 이렇게 묻는다. 지금 네가 살고 있는 이 삶을, 크고 작은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무한히 반복해서 다시 살아야 한다면 너는 그것을 받아들이겠느냐고. 이 질문은 미래에 뭔가 보상받을지 말지를 묻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자체가 반복될 가치가 있는지를 묻는다. 내가 세운 상한선을 이 질문에 대보면 답이 명확해진다. "K도 모르게 커피 몫을 끼워 넣는 이 행동을, 그가 끝까지 몰라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도, 영원히 반복하겠는가." 세 번까지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네 번째부터 머릿속에 "이러다 알아채면"이라는 문장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이 행동은 더 이상 반복 가능한 행위가 아니라, 언젠가의 보상을 담보로 잡은 대출이 되어버렸다. 니체가 힘에의 의지라고 부른 건 타인을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자기 충동을 스스로 조형하는 힘이다.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는 순간, 그 행위의 주인이 나에서 상대의 반응으로 넘어간다. 그건 자기 극복이 ...

📜 함무라비보다 350년 앞선,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에 새겨진 최초의 계약과 약속 기록

📝 도장 찍다가 든 생각 - 계약서는 누구의 약속인가 며칠 전 원룸 재계약을 하면서 특약사항을 하나하나 읽었다. 보증금 반환 시기, 원상복구 범위, 중도해지 위약금. 공인중개사가 "다 표준 문구예요"라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이 이상하게 걸렸다. 표준 문구라는 건 결국 누군가 먼저 싸워보고 진 사람이 있었다는 뜻 아닌가. 계약서 한 줄 한 줄이 과거의 분쟁을 압축해놓은 화석 같았다. 그러다 문득 메소포타미아 점토판 계약서 가 궁금해졌다. 인류가 처음으로 "이 약속을 문자로 남기자"고 결심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답은 의외로 명확하다. 지금의 이라크 남부, 수메르. 함무라비보다 무려 350년 앞서 이미 왕의 이름으로 법이 새겨졌고, 이웃들이 모여 살인 사건을 재판했고, 상인들은 국경 밖에서 계약서를 봉인해 신용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 왕의 법, 이웃의 재판, 상인의 계약 - 는 같은 걸 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신뢰를 문서로 만드는 방식 자체가 영역마다 완전히 달랐다. 👑 우르남무, 함무라비보다 문지방 하나 더 판 남자 기원전 2100년경, 우르 제3왕조를 세운 우르남무는 자기 이름을 딴 법전을 남겼다. 서문부터 특이하다. 왕이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고아를 부자의 손에 넘기지 않고, 과부를 권력자의 손에 넘기지 않겠다는 선언. 그다음에야 조항이 이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처벌 방식이다. 훗날 함무라비 법전이 "눈에는 눈"이라는 동해보복을 택한 것과 달리, 우르남무 법전은 대부분 은으로 배상하게 했다. 이빨을 부러뜨리면 은 2셰켈, 코를 자르면 은 1미나를 물게 했다. 이혼도 마찬가지다. 정처를 버리면 은 1미나, 과부를 버리면 그 절반을 지불하라고 못 박았다. 신체가 아니라 은이 오간다는 것, 그게 핵심이다. 이건 개인 간 협상의 기록이 아니다. 왕이 "이제부터 폭력이 아니라 배상으로 갈등을 끝낸다"고 사회 전체에 선포한 것이다. 조항 하...

💔 짝사랑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시작된다 — 니체와 붓다에게 물은 감정 잔고 연애의 심리학적 이유

🕚 97일, 두 줄, 심박수 작년 겨울 나는 97일 동안 매일 밤 11시에 같은 사람에게 카톡을 보냈다. 날짜는 세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 순간 캘린더 앱에 체크 표시가 쌓여있길래 그냥 세어버렸다. 답장은 평균 두 줄, 이모티콘 하나. 신기한 건 그 두 줄이 뜨는 순간 실제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는 거다. 손목시계 심박수 앱을 무심코 켜뒀다가 82에서 104로 튀는 걸 본 날, 나는 이게 사랑이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는 걸 알아챘다. 슬롯머신 손잡이를 당기는 사람의 뇌와 내 뇌가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었다. 문제는 내가 매일 뭔가를 입금하고 있었다는 착각이었다. 사실 나는 상대의 계좌가 아니라 내 결핍의 계좌에 계속 이체를 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감정 잔고 연애 의 전형적인 함정이다 — 관계가 마이너스가 되는 건 상대가 안 갚아서가 아니라, 애초에 내가 상대 아닌 나의 결핍에 돈을 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 원한(르상티망) — 니체가 말한 노예의 사랑법 니체는 『도덕의 계보』 1논문에서 '원한(ressentiment)'을 정의한다. 힘없는 자가 강자를 직접 이기지 못할 때, 그 무력함을 도덕적 우위로 뒤집는 심리 반응. "나는 못 가졌지만 그래서 더 순수하다"는 식의 전도다. 짝사랑을 오래 하다 보면 정확히 이 구조에 빠진다. 상대에게 다가가 요구하는 대신 "나는 이렇게 참고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자기 서사를 만든다. 그 서사가 주는 위안이 실제 관계보다 편해지는 순간, 짝사랑은 목적이 아니라 안전한 도피처가 된다. 니체가 던진 다른 질문 하나가 더 날카로웠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부 '환영과 수수께끼에 대하여'에서 나오는 영원회귀 사고실험 — "네가 지금 사는 이 삶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무한히 반복해도 좋은가"를 나는 이렇게 바꿔 물었다. "이 밤 11시의 기다림을, 두 줄의 답장을, 영원히 반복해도 나는 좋은가....

💰국민연금 추납보험료 카드 할부 아니라 무이자 분할납부, EDI 신청방법과 주의사항 총정리

💸 문자 한 통에 300만원, 계산기부터 두드렸다 작년 가을에 국민연금공단에서 문자가 왔다. "추후납부 가능 기간이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대학 다니면서 소득이 없던 기간이랑, 퇴사하고 몇 달 쉬었던 기간까지 합쳐서 추납 대상 개월수가 34개월이나 됐다. 예상 납부액을 조회해보니 300만원이 넘게 나왔다. 그 순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거 카드로 긁고 할부 돌리면 되겠다"였다. 카드값 나눠내는 거야 다들 하는 거니까. 그래서 국민연금 추납 카드 분할납부 방법 부터 찾아봤는데, EDI로 신청서 넣으면서 알게 된 게 이게 내 생각이랑 완전히 다르게 돌아가는 구조였다. 💳 카드 할부가 아니라 "공단이 직접 나눠주는" 분할납부다 결론부터 말하지 않고 순서대로 설명하면, 추납보험료는 애초에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항목이 아니다. 매달 내는 지역가입자 정기보험료는 신용카드 납부가 지원되지만, 추납보험료는 성격이 달라서 카드 결제 자체가 막혀 있다. 그래서 "카드 분할납부"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신 국민연금공단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분할납부 제도가 있다. 신청 시점에 남아있는 추납 대상 개월수만큼 나눠서 낼 수 있는데, 아무리 개월수가 많아도 최대 60회(5년)를 넘길 수 없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에 정해진 상한이라 카드사 약정과는 완전히 별개다. 그리고 이 분할납부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 카드 할부처럼 수수료나 이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34개월치를 24회로 나눠서 신청했다. 300만원을 24로 나누니 매달 13만원 정도씩 빠져나갔다. 회차는 신청할 때 내가 직접 골랐고, 34개월 다 채워서 34회로 할지, 짧게 끊어서 부담을 늘릴지 선택할 수 있었다. 회차를 짧게 잡으면 월 부담이 커지고, 길게 잡으면(최대 60회까지) 부담은 줄지만 그만큼 오래 자동이체가 걸린다는 정도의 차이다. 🤔 그럼 국민연금을 카드로 내는 건 아예 불가능한가 ...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 니체와 부처에게 배우는 감정 조절과 표정 관리 심리학 완벽 총정리

🥢 젓가락을 떨어뜨린 밤 2023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이었다. 회사 근처 파스타집에서 팀 회식이 있었고, 자리 배치는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하필 그 사람이 내 옆에 앉았다. 스푼으로 로제 파스타를 뜨던 그가 "이거 매콤한 거 괜찮아요?" 하고 물었을 때, 나는 젓가락을 테이블 아래로 떨어뜨렸다. 줍는 척 허리를 숙이고 3초쯤 숨을 골랐다. 그날 집에 와서 거울을 보는데, 그 사람 이름이 나올 때마다 눈썹이 저절로 올라가는 걸 봤다. 표정을 숨기는 게 아니라 표정이 먼저 나를 배신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짝사랑 티 안내는 법 을 검색이 아니라 니체와 불교 경전에서 찾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감정을 참는 기술 같은 건 없었다. 대신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있었다. 🔥 니체는 억누르라고 하지 않았다 — 정념의 정신화 니체는 『우상의 황혼』 "반자연으로서의 도덕" 장에서 아주 구체적인 구분을 한다. 교회는 정념(Leidenschaft)을 뿌리째 뽑으라고 가르치지만, 그건 거세(Kastration)일 뿐이라고. 니체가 제안하는 건 정념의 정신화(Vergeistigung der Leidenschaft) — 감정을 죽이는 게 아니라 더 높은 형태로 옮기는 것이다. 그는 적개심을 예로 든다. 적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 적개심을 지적인 논쟁의 에너지로 바꾸라고. 나는 이걸 회식 자리에 그대로 적용해봤다. "티 내지 말자"고 얼굴 근육에 힘을 주는 대신, 설렘이라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썼다. 그 사람이 매운 거 괜찮냐고 물었을 때 눈썹을 붙잡는 대신, "저 매운 거 마니아라 이 집 마라 떡볶이도 뚫었어요"라고 화제를 하나 더 얹었다. 감정을 숨긴 게 아니라 말로 배출한 거다. 정념을 죽이면 어색한 침묵이 남지만, 정념을 정신화하면 대화가 남는다. 이게 니체식으로 티를 안 내는 방법이다 — 참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것. ♾️ 영원회귀: 이 순간을 다시 살아도 괜찮은가 니체의 영...

💰신한은행 IRP를 미래에셋증권으로 실물이전하며 겪은 수수료·세금·거부당한 상품 이야기 총정리

🏦 신한은행 창구에서 얼떨결에 만든 IRP, 결국 옮기기로 했다 작년 이직하면서 다니던 회사 DC형 퇴직연금을 개인 IRP로 받아야 했는데, 당시엔 급한 마음에 회사 근처 신한은행 창구에서 그냥 계좌를 텄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은행 창구에서 만드는 IRP는 대부분 예금 위주 운용에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더라고요. 1년 정도 운용해보고 잔고를 보니 3천만 원가량 모여 있었고, 이걸 그대로 두느니 수수료 싼 증권사 IRP로 실물이전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미래에셋증권 다이렉트 IRP로 옮겼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한 선택이었지만, 과정에서 예상 못 한 걸림돌이 두 개 있었어요. 아래는 그 과정을 정리한 퇴직연금 실물이전 후기 입니다. 🚧 실물이전, 다 되는 게 아니었다 — 정기예금 하나가 발목을 잡았다 실물이전은 펀드나 ETF처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만 그대로 넘어가고, 예금성 상품은 대부분 이전 대상에서 빠집니다. 저는 신한은행 IRP 안에 예수금 일부를 IRP 전용 정기예금으로 넣어둔 게 있었는데, 이게 딱 걸렸습니다. 콜센터에 문의하니 만기(당시 기준 3개월 남음)까지 기다리거나 중도해지 후 현금으로 이전하라는 답이 왔어요. 기다리기 애매해서 중도해지를 택했는데, 손해가 났습니다. 원금 300만 원에 약정금리 3.5%짜리 상품을 9개월 채운 시점에서 깼더니 중도해지금리가 0.1%로 뚝 떨어지더라고요. 원래 받았어야 할 이자와 실제 받은 이자 차이를 계산해보면 300만 원 × (3.5%-0.1%) × 9/12 = 약 76,500원.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실물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금성 상품부터 만기 스케줄을 확인하는 게 순서라는 걸 이번에 배웠습니다. 펀드 쪽에서도 처리 기간이 안내받은 3~5영업일보다 이틀 정도 더 걸렸는데, 담당 자산운용사 쪽 코드 매칭 확인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며칠 걸린다"는 안내를 곧이곧대로 믿고 급하게 다른 자금 계획을 세우면 곤란할 수 있겠...

🌙 프리랜서 8년 차, 잔고 237만원의 새벽 — 에피쿠로스 콰트라파르마콘이 건넨 위로 한 줄

🌙 프리랜서 8년 차, 잔고 237만 원과 함께 뜬 새벽 세 시 지난달이었다. 통장 잔고가 237만 원까지 떨어진 걸 확인하고 나서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 프로젝트 계약서에 사인이 언제 될지 모르는 채로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스토아 철학 책을 열었다가 덮었다. 세네카의 문장들은 정확했지만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네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은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만큼, 감정적으로도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책장에서 에피쿠로스를 다시 꺼냈다. 📜 네 줄짜리 처방전, 출처는 파피루스 두루마리다 에피쿠로스 콰트라파르마콘 (tetrapharmakos)이라 불리는 이 넉 줄은 사실 에피쿠로스 본인의 육필이 아니다.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파피루스 사본 중 하나인 PHerc. 1005 — 에피쿠로스학파 철학자 필로데모스가 남긴 문헌 — 에 이 네 줄이 요약 형태로 등장한다. 내용 자체는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가 정리한 '주요 교설(Kyriai Doxai)' 1번부터 4번 항목과 거의 겹친다. 번역하면 이렇다. 신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죽음은 걱정할 대상이 아니다 좋은 것은 얻기 쉽다 나쁜 것은 견디기 쉽다 넉 줄이 다다. 그런데 이게 왜 스토아의 통제이분법과 다른 처방인지, 여기서부터가 예전 글에서 내가 놓쳤던 지점이다. 🧭 통제이분법이 아니라 욕망의 분류법 스토아는 세상을 '내 힘 안에 있는 것'과 '없는 것' 둘로 가른다. 에피쿠로스는 세상이 아니라 내 욕망을 가른다. '주요 교설' 29번이 제시하는 분류는 셋이다.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욕망(물, 음식, 잠), 자연스럽지만 필수는 아닌 욕망(맛있는 음식, 좋은 잠자리), 그리고 자연스럽지도 필수적이지도 않은 욕망(명성, 무한한 부, 남들보다 앞서는 것). 잔고 237만 원 앞에서 잠 못 이룬 이유를 이 틀로 뜯어보면, 두려움의 8할은 세 번째 칸이었다. ...

💌 짝사랑 감정일기 쓰는 법 완벽정리: 니체와 불교 철학으로 마음 다스리는 밤의 기록 안내서

😳 회식 자리 옆자리를 사수하려고 상사한테 부탁한 적이 있다 작년 이맘때, 같은 팀 대리님을 좋아했다.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린 감정이었다. 회식 자리에서 그 사람 옆에 앉으려고 자리 배치를 짜는 부장님한테 "저 어제 컨디션 안 좋아서 문 쪽 말고 안쪽에 앉고 싶어요"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댄 적이 있다. 그가 아메리카노를 연하게 마신다는 것, 회의 중 볼펜을 딸깍거리는 버릇이 있다는 것, 월요일보다 화요일에 유독 말이 많다는 것까지 나는 외우고 있었다. 그리고 매일 밤 침대에 누워 그날 있었던 일을 곱씹었다. 카톡 답장이 30초 늦은 이유, 점심 때 나를 쳐다본 각도, 회의실에서 내 옆을 지나갈 때 살짝 스친 어깨. 이런 걸 곱씹느라 잠을 설치는 날이 반복되자, 결국 짝사랑 감정일기 쓰는 법 을 찾아 노트를 펴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걸 종이 위로 옮겨야 잠이 왔다. 📓 일기를 3주쯤 쓰고 나서야 보인 것 처음엔 그냥 감정 배설이었다. "오늘도 심장 뛰었다", "왜 답장이 늦었을까" 같은 낙서. 그런데 3주치를 한꺼번에 읽어보니 이상한 패턴이 보였다. 내가 유독 힘든 날은 항상 화요일 다음 날, 그러니까 그가 나한테 말을 많이 건 다음 날이었다. 설렜던 순간의 다음 날에 오히려 불안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건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내 기대치가 하루 만에 얼마나 급격하게 오르내리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였다. 이걸 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나를 헷갈리게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읽고 나니 헷갈리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감정의 그래프였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無常)은 "다 부질없으니 집착을 버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위빠사나 수행에서 하는 건 그런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 것에 가깝다. 일어나는 감정을 판단 없이 그냥 "지금 불안이 일어났다", "지금 설렘이 일어났다"라고 이름 붙이며 지켜보는 ...

⚖️ 근저당권 한 줄이 가르쳐준 스토아철학 네거티브 시각화, 최악을 미리 상상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

📜 등기부등본에 적힌 근저당권 한 줄 2021년 11월, 계약 도장을 찍기 전날 밤이었다. 전세금 2억 4천만 원짜리 집이었고, 등기부등본을 다시 한번 훑어보다가 근저당권 1억 9천만 원이 잡혀 있는 걸 봤다. 집주인 명의 대출이 전세금의 80%에 육박한다는 뜻이었다. 그날 밤 잠을 설치면서 계속 같은 생각을 굴렸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내 순위가 밀리면, 그래서 보증금을 못 돌려받으면 — 정확히 얼마를 잃는지 계산해봤다. 2억 4천에서 선순위 근저당을 뺀 나머지, 최악의 경우 전액. 그 숫자를 종이에 써놓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막연한 불안보다 구체적인 손실액이 오히려 덜 무서웠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게 스토아 철학자들이 '프라이메디타티오 말로룸(praemeditatio malorum)', 미리 나쁜 일을 그려보는 훈련이었다. ✉️ 세네카가 루킬리우스에게 보낸 편지 세네카는 리옹(옛 루그두눔)이 하룻밤 사이 화재로 완전히 잿더미가 된 사건을 두고 루킬리우스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도덕 서한』 91번). 번영하던 도시 하나가 밤사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 그는 운명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는 것들을 미리 계산해두라고 말한다. 다만 세네카가 진짜 흥미로운 지점은 다른 편지에 있다. 13번 편지에서 그는 "우리는 실제보다 상상 속에서 더 자주 고통받는다(Plura sunt quae nos terrent quam quae premunt, et saepius opinione quam re laboramus)"고 썼다. 이건 얼핏 91번 편지와 모순처럼 보인다 — 미리 최악을 상상하라면서, 동시에 상상 속 고통이 과장됐다고 경고하니까. 하지만 두 편지를 같이 읽으면 요지가 분명해진다. 세네카가 권한 건 막연히 겁내는 게 아니라, 손실을 구체적인 숫자와 장면으로 '계산'하는 작업이었다. 계산이 끝나면 상상은 더 이상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 🎰 로또 당첨자와 사고 피해자가 알려준 것 197...

💔 연애 유통기한의 심리학 완벽 정리: 설렘이 사라진 자리, 니체와 불교로 다시 읽는 사랑의 심리

💔 답장이 "ㅇㅇ"로 줄어들던 계절 3년 4개월. 사귄 기간을 이렇게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달력 앱을 켜고 그 숫자를 세어봤기 때문이다. 처음 만난 날 그 사람은 카페에 10분 일찍 나와 있었고, 나는 문자 하나에 심장이 내려앉아 답장을 세 번 고쳐 썼다. 그런데 2년쯤 지나자 "오늘 뭐 먹었어?"라는 내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ㅇㅇ" 두 글자였다. 배신감보다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다.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질문 자체가 틀렸다. 잘못한 게 없는데도 사라지는 감정이 있다는 걸, 그땐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 숫자로 확인된 설렘의 유통기한 연애 유통기한 심리학 을 처음 숫자로 증명한 건 이 연구였다. 이탈리아 피사대학의 정신과 의사 도나텔라 마라찌티는 1999년 『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최근 6개월 이내 사랑에 빠진 사람 20명, 강박장애(OCD) 환자 20명, 일반 대조군 20명의 혈소판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비교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새로 사랑에 빠진 그룹의 세로토닌 수치는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고, 오히려 강박장애 환자군과 통계적으로 구분되지 않았다.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이 은유가 아니라 신경생물학적 사실에 가까웠던 셈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후속 조사다. 12~24개월 뒤 같은 사람들을 다시 측정하니, 여전히 연애 중이었던 이들의 세로토닌 수치는 정상 범위로 돌아와 있었다. 즉 설렘은 관계가 실패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신체가 원래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끝난다. 심리학자 도로시 테넌브가 1979년 저서 『Love and Limerence』에서 제시한 개념도 같은 결을 가리킨다. 코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 심리학과 교수였던 테넌브는 상사병 같은 강렬한 몰입 상태를 '리머런스(limerence)'라 이름 붙였고, 이 상태의 평균 지속 기간을 18...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로스트아크] 제작 효율 최적화 위한 영지 세팅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생활 도구 옵션

한국 핵무장 논의와 방위산업 관련주: 핵무기 개발 과정과 유망 종목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