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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별 후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마음 — 죄책감 너머, 고인의 기억은 새 사랑과 함께 살 수 있을까

📑 목차 💭 "이래도 되나"가 설렘보다 먼저 온다 🌊 슬픔을 다 끝내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 어떤 유대가 새 사랑과 함께 살 수 있나 🌱 키사 고타미의 겨자씨, 그리고 같은 삶을 다시 원할 수 있는가 📝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물어볼 것 📚 참고 자료 💭 "이래도 되나"가 설렘보다 먼저 온다 사별한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이야기를 찾아 읽어 보면 첫 장면이 대개 비슷하다. 좋은 사람을 만났는데 기쁘기보다 먼저 멈칫한다. 웃다가 문득 미안해진다. 이 주제를 붙잡게 된 것도 그 멈칫함 때문이었다. 사랑이 끝나서 헤어진 게 아니라 사랑하는 도중에 잃어버린 사람은, 다음 사랑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숫자부터 보면 다시 짝을 찾는 일은 드물지 않다. 퓨 리서치 센터가 2014년에 낸 보고서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이혼이나 사별로 첫 결혼이 끝난 미국 성인 가운데 재혼한 사람은 남성 64%, 여성 52%였다. 아쉽게도 이 수치는 이혼과 사별을 합친 것이라 사별자만 따로 떼어 볼 수는 없다. 그래도 한 번 잃은 뒤에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소수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거의 모두 자기만 유난히 이기적인 것처럼 느낀다. 이 간극이 흥미로웠다. 🌊 슬픔을 다 끝내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아직 다 슬퍼하지도 않았는데"라는 말 밑에는 오래된 가정이 하나 깔려 있다. 슬픔은 끝까지 통과해야 하는 터널이고, 고인과의 정서적 연결을 다 풀어야 비로소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도 작업(grief work)' 가설이라 부르고, 1942년 보스턴 코코넛 그로브 화재의 유족을 연구한 에리히 린데만의 1944년 논문과 함께 자주 거론된다. 이 가설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연구가 마거릿 슈트뢰베와 헹크 슈트의 이중과정 모델(1999) 이다. 이들은 사별한 사람이 두 종류의 과제를 오간다고 본다. 하나는 고인과 상실 자...

💬 애인 칭찬을 어색해하는 심리: 칭찬을 밀어내는 사람의 진짜 마음과 그 마음에 닿는 대화법

📑 목차 💬 "아니야, 그냥 운이 좋았어"라는 말 뒤에 있는 것 🪞 자존감: 칭찬이 '나에 대한 정보'와 충돌할 때 🌱 애착과 자란 환경: 사랑을 '조건부'로 배운 사람들 🪷 불교의 눈으로 보면: 칭찬을 붙잡지도, 밀어내지도 못하는 마음 🗣️ 칭찬을 편하게 받게 돕는 대화법: '무엇을'보다 '왜'와 '의미' 💝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사랑받아도 된다고 허락하는 일 📚 참고 자료 💬 "아니야, 그냥 운이 좋았어"라는 말 뒤에 있는 것 연인 사이 칭찬을 다룬 자료를 찾아보다가 오래 머릿속에 남은 문장이 하나 있다. 사람은 자기를 좋게 봐 주는 사람보다 자기를 '정확하게' 봐 주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는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싶었다. 그런데 주변 대화를 떠올려 보면 낯설지 않은 장면이 많다. "오늘 예쁘다"고 하면 "조명 탓이야"라고 받는 사람, "너 진짜 대단하다"고 하면 바로 "그건 그렇고 밥 뭐 먹을래?"로 화제를 돌리는 사람이 있다. 칭찬한 쪽은 무안해지고,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면 '내 말이 부담스러운가' 하고 입을 닫는다. 칭찬을 듣는 쪽이 칭찬을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게 이 주제의 어려운 점이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칭찬을 받아도 되는지 확신이 없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어색함이 어디서 오는지를 자존감, 애착, 자란 환경 순서로 살펴보고, 니체와 불교의 시선을 빌려 다시 읽어 본다. 마지막에는 칭찬을 건네는 쪽이 할 수 있는 대화법을 정리했다. 🪞 자존감: 칭찬이 '나에 대한 정보'와 충돌할 때 심리학자 윌리엄 스완(William Swann)의 자기검증 이론(self-verification theory)이 이 현상을 꽤 잘 설명...

💔 짝사랑 리머런스 끝내는 법: 확인할수록 커지는 마음을 내려놓는 순서와 심리학·불교의 조언

📑 목차 🔍 짝사랑에 '리머런스'라는 이름이 있었다 📱 작은 신호에 하루가 오르내리는 이유 🪞 내가 그리는 그 사람과 실제의 그 사람 🧭 거리를 둘 것인가, 말해 볼 것인가 📚 참고 자료 🔍 짝사랑에 '리머런스'라는 이름이 있었다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읽다가 '리머런스(limerence)'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미국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브가 1979년 『Love and Limerence』에서 처음 쓴 말이다. Psychology Today의 정리 는 이것을 "한 사람에 대한 비자발적 집착(involuntary obsession)"이라고 정의한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평생 가고, 평균은 대략 1~3년으로 본다고 한다. '비자발적'이라는 단어에서 오래 멈췄다. 누군가를 계속 떠올리는 일은 내가 고른 것 같지 않다. 샤워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그 사람 얼굴이 먼저 와 있다. 테노브는 리머런스를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에 대한 해석"이라고 표현했다. 상대가 한 말 한마디보다 그 말을 내가 밤새 굴려 만든 의미가 감정을 움직인다는 뜻으로 읽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도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붙잡는 마음은 대상 쪽에서 오지 않는다. 대상에 대해 내가 지어낸 이야기에서 온다. 짝사랑을 정리하려면 그 사람을 지우려고 애쓰기보다 내 해석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부터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은 신호에 하루가 오르내리는 이유 답장이 빨리 오면 하루가 가볍고, 읽고도 답이 없으면 저녁 내내 무겁다. 이런 일희일비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실험이 있다. 버지니아대의 에린 휫처치와 티머시 윌슨, 하버드의 대니얼 길버트가 2011년 학술지 Psychological Science에 낸 「He Loves Me, He Loves Me Not…」 다. 연구진은 버지니아대 여학생 47명에게 가상의 남학생 프로필 4개를 보여 줬다. 그...

💎 스탕달 결정작용 연애 단계: 연애론 네 가지 사랑과 소금 결정이 녹을 때 사랑을 지키는 법

📑 목차 ⛏️ 소금 광산의 나뭇가지, 그리고 스탕달이 나눈 네 가지 사랑 💘 일곱 단계를 요즘 연애에 대 보면 🔍 의심은 고장 난 게 아니라 원래 있는 과정이다 🪷 무상과 갈애로 본 권태기 💎 결정이 녹는 순간에 해 볼 수 있는 것 📚 참고 자료 ⛏️ 소금 광산의 나뭇가지, 그리고 스탕달이 나눈 네 가지 사랑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스탕달의 『연애론』을 읽게 됐다. 처음에는 유명한 비유 하나만 알고 시작했다. 잘츠부르크 소금 광산의 버려진 갱도에 잎이 다 떨어진 겨울 나뭇가지를 던져 두면, 두세 달 뒤 꺼냈을 때 가지가 반짝이는 결정으로 뒤덮여 있어서 원래 가지는 알아볼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스탕달은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에게서 새로운 완벽함을 끝없이 찾아내는 정신 작용을 '결정작용'이라고 불렀다. 책을 직접 펴 보니 비유보다 먼저 분류가 나온다. 스탕달은 1장에서 사랑을 네 가지로 나눈다. 엘로이즈가 아벨라르를 사랑한 것 같은 정열적 사랑, 1760년 무렵 파리를 지배했고 불쾌한 일은 하나도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세련된 '취미의 사랑', 육체적 사랑, 그리고 유행하는 상대를 손에 넣고 싶은 허영의 사랑이다( Project Gutenberg, 『On Love』 영역본 ). 이 분류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결정작용은 아무 사랑에서나 일어나는 게 아니다. 허영의 사랑이 보는 건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가진 내 모습이다. 취미의 사랑은 애초에 아픔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둔다. 상상이 미친 듯이 결정을 쌓는 건 정열적 사랑에서다. 스탕달 본인이 그런 사랑을 했다. 그는 1821년 밀라노에서 이 책을 썼는데, 그때 그를 끝내 받아 주지 않은 메틸데 뎀보프스키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니 『연애론』은 짝사랑하던 사람이 짝사랑을 해부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 일곱 단계를 요즘 연애에 대 보면 스탕달이 2장에서 말하는 단계는 이렇다. ① 감탄 ② '입 맞추면, 그가 입 ...

💌 동호회 짝사랑 고백 타이밍: 매주 보면 좋아진다는 연구와 니체와 붓다가 건네는 현실 조언

📑 목차 🤔 자주 보면 좋아진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 신호는 행동 하나가 아니라 '반응'의 결에서 찾는다 💌 모임을 깨지 않는 고백 자리, 그리고 니체의 질문 🏹 거절 뒤에도 모임에 나간다는 것, 화살경의 두 번째 화살 ⚖️ 니체와 붓다는 끝내 합의하지 않는다 📚 참고 자료 🤔 자주 보면 좋아진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러닝 크루나 독서 모임, 클라이밍 동호회에서 생기는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제일 먼저 부딪힌 질문이 있었다. 이 마음은 그 사람을 좋아해서 생긴 걸까, 아니면 매주 보다 보니 생긴 걸까. 이 질문에 가장 가까운 연구는 해리 라이스(Harry Reis) 연구팀이 2011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1권에 낸 논문이었다( Reis et al., 2011 ). 사진이나 무의미한 단어를 보여 준 실험이 아니다.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을 실제로 대화하게 하고, 대화 시간을 다르게 줬다. 두 실험 모두에서 오래 이야기한 쌍일수록 서로를 더 좋아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상대가 내 말에 제대로 반응한다는 느낌(지각된 반응성), 대화가 편하고 만족스러워지는 것, 그리고 상대를 안다는 느낌이다. 다만 이 연구를 내 상황에 그대로 갖다 붙이기는 어렵다. 실험 참가자는 같은 성별의 낯선 사람끼리 짝지어졌다. 측정한 것도 연애 감정이 아니라 호감이었다. 몇 주, 몇 달에 걸친 동호회 관계를 재현한 실험도 아니다. 반대 결과도 있다. 노턴(Norton)·프로스트(Frost)·애리얼리(Ariely)가 2007년에 낸 연구에서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많아질수록 나와 다른 점이 눈에 띄어 오히려 덜 좋아하게 됐다. 두 진영은 나중에 함께 논문을 썼다. 2015년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이른바 '적대적 협업' 논문이다( Finkel et al., 2015 ). 결론은 이...

💔 이별 후 커플앱과 공유앨범 정리, 어떤 순서로 해야 덜 아플까? 논문과 불교에서 찾은 해답

📑 목차 📷 사진은 그대로인데 왜 보기가 힘들어졌을까 🔕 첫 번째는 사진을 다시 꺼내 오는 기능 끄기 🔐 두 번째는 같이 쓰던 계정과 공유 앨범 💔 커플앱은 되돌리기 어려우니 맨 마지막에 📦 남길 것을 고르는 기준은 다시 와도 원하는가 📚 참고 자료 📷 사진은 그대로인데 왜 보기가 힘들어졌을까 이별 뒤에 남는 디지털 흔적을 다룬 연구를 찾아보다가 한 단어에서 오래 멈췄다. 대니얼 헤런, 웬디 몬커, 엘리세 판 덴 호번이 2016년 NordiCHI 학회에 발표한 논문 「Digital possessions after a romantic break up」 이다. 이 논문은 연애하는 동안 쌓인 디지털 소유물을 이별 뒤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질적 연구로 살폈고, 결과를 다섯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그중 하나가 'tainted digital possessions'다. 우리말로 옮기면 오염된 디지털 소유물쯤 된다. 이 말은 생각할수록 이상하다. 사진 파일은 한 픽셀도 바뀌지 않았다. 같은 바다, 같은 표정, 같은 날짜 그대로다. 바뀐 쪽은 그 사진을 보는 나다. 불교에서는 괴로움이 대상 자체보다 대상을 붙드는 마음, 곧 취(取)에서 생긴다고 본다. 무상(無常)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이별 뒤의 디지털 앨범에서는 관계만 변하고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오염'이라는 감각이 바로 이 어긋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종이 편지는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바래고 접힌 자리가 닳는다. 물건이 스스로 무상을 보여 주는 셈이다. 클라우드에 있는 사진은 찍은 날의 해상도 그대로 남아 있다. 관계는 끝났는데 기록만 끝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진다. 그래서 정리를 시작한다면 '언제 지울까'보다 먼저 '무엇이 자꾸 이걸 내 눈앞에 가져오나'를 물어야 한다고 본다. 🔕 첫 번째는 사진을 다시 꺼내 오는 기능 끄기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영원회귀라는 사고실험을 내놓는다. 지금 이 삶이 똑같이 ...

💬 연애 초반 칭찬을 거부하는 사람 심리: 겸손일까 두려움일까, 연구로 읽는 세 갈래의 마음

📑 목차 🤔 칭찬을 밀어내는 건 겸손일까 🧭 세 갈래의 마음: 연구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 밀어내는 손도 흔들린 손이다 💬 칭찬은 평가다: 판단 대신 내 마음을 말하기 📚 참고 자료 🤔 칭찬을 밀어내는 건 겸손일까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에게 "오늘 진짜 예쁘다"라고 했다고 해 보자. 그런데 "아니야, 오늘 완전 엉망이야"라는 답이 돌아온다. 말한 쪽은 머쓱해지고, 들은 쪽은 화제를 돌린다. 이 짧은 장면을 오래 붙들고 생각했다. 칭찬을 밀어내는 손짓은 겸손일까, 두려움일까, 아니면 그냥 습관일까. 내 결론은 이렇다. 손사래 하나만 보고는 알 수 없다. 심리학 연구는 적어도 세 가지 다른 마음이 같은 손짓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말한다. 낮은 자기가치감, 친밀해지는 것에 대한 경계, 그리고 예의로서의 겸양이다. 셋은 서로 겹치기도 한다. 그러니 아래 내용은 상대를 진단하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상대를 함부로 단정하지 않기 위해 가능성을 넓혀 두는 지도 정도로 읽으면 좋겠다. 🧭 세 갈래의 마음: 연구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첫째, 칭찬이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경우. 윌리엄 스완(William Swann)의 자기확증 이론은 사람이 좋은 평가보다 '자기가 알고 있는 자기'와 일치하는 평가를 원할 때가 있다고 본다. 스완과 동료들의 1992년 연구에서 자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를 비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상대를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사람에게 "넌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은 선물이 아니라 '내가 아는 나'를 흔드는 말이 된다. Kille, Eibach, Wood, Holmes(2017)의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논문 제목은 「Who can't take a compliment?」이고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8권에 실렸다. 연구진은 자존감이 낮은 사...

💌 짝사랑 고백 전 확인 신호 체크리스트: 세 가지 점검, 판정표, 그리고 멈추는 기준 정리

📑 목차 🤔 고백 전에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내 해석이다 📋 세 가지 신호와 판정표 🍂 흐름도 무상하다는 문제 🔍 관찰과 떠보기를 가르는 것 🔄 영원회귀를 행복도 설문으로 쓰지 않기 📚 참고 자료 🤔 고백 전에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내 해석이다 짝사랑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숫자 하나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브링글(Bringle) 등이 2013년에 발표한 논문 The Prevalence and Nature of Unrequited Love(SAGE Open) 의 초록에 이런 결과가 있다. 2년 동안 짝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사랑보다 약 네 배 자주 일어났다. 처음에는 위로로 읽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뜻이니까. 그런데 체크리스트를 만들려고 다시 보니 같은 숫자가 경고로 읽혔다. 짝사랑이 쌍방 사랑보다 네 배 흔하다면, 상대의 행동을 호감으로 읽는 내 해석이 틀렸을 가능성도 처음부터 낮지 않다. 내가 신호를 점검하는 이유는 희망을 키우려는 게 아니다. 오독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것이다. 📋 세 가지 신호와 판정표 내가 보기로 한 신호는 세 가지다. ① 대화를 누가 여는가. 최근 4주 동안 대화를 먼저 시작한 쪽이 누구였는지 센다. 기억에 기대지 말고 대화 기록을 넘겨 가며 숫자로 센다. ② 다음 약속이 이어지는가. "언제 한번 보자"는 셀 수 없다. 상대가 날짜를 구체적으로 말했는지, 또는 거절하면서 다른 날을 먼저 제안했는지만 센다. ③ 답장의 결이 어떤가. 답장 속도 하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바쁜 사람도 있고 원래 느린 사람도 있다. 대신 세 가지를 묻는다. 상대의 답장이 질문으로 끝나서 대화를 이어 가는가? 내가 예전에 한 말을 기억하고 다시 꺼내는가? 답장 길이가 내 쪽과 비슷해졌거나 처음보다 길어졌는가? 다음 판정 기준은 연구에서 나온 수치가 아니다. 내가 정한 기준이다. 대화를 반반씩 여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원래 먼저 연락하지 않는 성격도 있어서 문턱을 낮게 잡았다. 신...

💎 스탕달의 결정작용: 콩깍지가 벗겨진 뒤에도 사랑은 남을 수 있을까

📑 목차 🌿 잘츠부르크 소금광산의 나뭇가지 💎 원전이 말하는 일곱 단계, 그리고 의심 🌙 짝사랑이 유독 오래가는 이유 📖 니체가 사랑을 소유욕이라 불렀을 때 🍂 소금이 녹은 가지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 📚 참고 자료 🌿 잘츠부르크 소금광산의 나뭇가지 '콩깍지'를 설명하는 말을 찾다가 스탕달의 『연애론』(De l'amour, 1822)을 알게 됐다. 『적과 흑』을 쓴 그 스탕달이다. 이 책에서 그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작용(crystallisation)'이라고 불렀다. 비유는 소금광산에서 가져왔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에 공개된 영역본 2장을 보면,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잘츠부르크 소금광산의 버려진 갱도에 던져 둔다. 두세 달 뒤 꺼내 보면 참새 다리만 한 잔가지에까지 반짝이는 결정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스탕달은 원래 가지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썼다. 위키백과 에 따르면 이 장면은 스탕달이 1818년 여름 잘츠부르크 근처 할라인 광산을 찾았을 때 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일이 생긴다는 게 스탕달의 생각이다. 상대는 그냥 앙상한 가지인데, 내 상상이 그 위에 완벽함을 하나씩 붙인다. 웃을 때 눈가에 생기는 주름이 다정함의 증거가 되고, 답장이 늦는 것도 신중한 성격 덕분이 된다. 처음 이 비유를 읽었을 때 좀 뜨끔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사랑한 게 그 사람이었는지, 그 사람 위에 내가 붙인 소금이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 원전이 말하는 일곱 단계, 그리고 의심 위키백과는 결정작용을 감탄, 인정, 희망, 기쁨의 네 단계로 정리한다. 그런데 원전 2장으로 가면 단계가 더 길다. 영역본 기준으로 옮기면 이렇다. 감탄이 먼저 오고, "입맞추고 입맞춤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속삭임이 이어진다. 그다음 희망이 생기고, 사랑이 태어나고, 첫 번째 결정작용이 시작된다. 그리고 여섯 번째로 의심이 온다. 이 의심이 내...

💌 짝사랑 상대 퇴사 후 연락해도 될까: 니체와 붓다 사이에서 본 타이밍·첫 메시지·답장 해석

📑 목차 📩 퇴사 소식을 들은 날부터 시작되는 질문 🔬 연락하기 전에 알아 둘 연구 하나, 그리고 그 연구의 한계 🔁 니체의 질문: 이 연락을 영원히 반복해도 좋은가 ⏰ 타이밍과 첫 메시지: 헤아림을 문장으로 옮기면 🪷 답장이 온 뒤: 유형별로 읽고, 붓다처럼 놓기 📚 참고 자료 📩 퇴사 소식을 들은 날부터 시작되는 질문 짝사랑하던 사람이 회사를 떠나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안도감이 듭니다. 매일 마주치며 표정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질문이 바뀝니다. "이제 동료도 아닌데, 연락해도 되는 걸까?" 이 질문을 붙들고 자료를 찾다 보니 두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에서 부딪혔습니다. 하나는 니체였습니다. 그는 삶을 긍정하라고, 내 의지로 움직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하나는 붓다였습니다. 붓다는 집착이 괴로움을 낳으니 내려놓으라고 말합니다. 미리 밝혀 두면, 이 글에서 두 사람을 화해시키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둘은 실제로 다른 말을 하고 있고, 짝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이에서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 긴장을 지우지 않은 채 타이밍, 첫 메시지, 답장 해석을 하나씩 짚어 보려 합니다. 🔬 연락하기 전에 알아 둘 연구 하나, 그리고 그 연구의 한계 망설이는 이유는 대개 비슷합니다. "갑자기 연락하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이 걱정과 관련해 눈여겨볼 연구가 있습니다. 피츠버그대 카츠 경영대학원의 피기 리우(Peggy J. Liu)가 SoYon Rim, Kate E. Min 등과 함께 2022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PSP)』에 온라인으로 발표한 연구입니다. 13개 실험에 5,9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결론은 이랬습니다. 오랜만에 연락하는 쪽은 상대가 얼마나 반가워할지를 일관되게 낮춰 잡는다. 그리고 연락이 뜻밖일수록, 관계가 약할수록 그 과소평가가 더 커진다( PsyPost 보도 ). 다만 이 연구를 짝사랑에 적용해 보면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실험에서 사람들이 보...

🐾 이별 후 같이 키우던 반려동물 누가 데려가나: 법정의 '공유물'과 내 마음의 두 번째 이별

📑 목차 ⚖️ 법정에서 강아지는 아직 '물건'이다 🏛️ 두 판결이 실제로 알려주는 것 🐾 누가 데려갈지, 무엇을 기준으로 이야기할까 🔄 '따로 만나기'라는 절충안의 한계 💔 보내는 쪽이 겪는 두 번의 이별 📚 참고 자료 ⚖️ 법정에서 강아지는 아직 '물건'이다 헤어진 커플의 반려동물 문제를 찾아보다가 가장 먼저 걸린 건 단어 하나였다. '공유물'이다. 매일 아침 산책을 나가자고 조르고, 퇴근하면 현관까지 달려 나오던 아이가 법정에서는 둘이 반씩 가진 물건이 된다. 현행 민법은 동물을 물건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민법 98조의2)을 새로 넣으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1년 법무부가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고,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폐기됐다. 연합뉴스 보도 에 따르면 법무부는 2026년 다시 논의를 시작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7.8%가 민법에서 동물을 물건과 구별해야 한다고 답했고, 7월 16일에는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 쟁점 토론회도 열었다. 다만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법이 바뀌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늘 헤어지는 커플에게 적용되는 건 여전히 '물건'의 법리다. 🏛️ 두 판결이 실제로 알려주는 것 같은 기사에 판결 두 건이 나온다. 결론이 서로 반대여서 같이 읽어 둘 만하다. 하나는 서울북부지법 사건이다. A씨는 2024년 3월 여자친구에게 강아지를 선물했다. 그 뒤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면서 강아지를 A씨에게 넘겼고, 나중에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헤어지는 과정에서 여자친구가 소유권을 포기하고 A씨에게 증여했다고 봤다. 헤어지던 날 누가 아이를 안고 나갔는지가 결론을 가른 셈이다. 다른 하나는 전주지법 사건이다. 두 사람이 분양비, 용품비, 병원비를 함께 냈기 때문에 재판부는 강아지를 지분이 같은 공동소유로 봤다. 그래서 돌려달라는 청구는 기...

💬 연인 말투 닮아가는 심리, 사랑의 증거일까: 기능어로 본 언어 스타일 매칭

📑 목차 🗣️ 우리가 '말투'라고 부르는 것은 연구자들이 재는 것과 다르다 🇰🇷 관사가 없는 언어에서 닮음은 어디에 묻어날까 👀 닮음은 좋아한다는 증거가 아니라 주의를 기울였다는 증거다 🔁 영원회귀로 보면, 닮음을 시험하는 방법이 생긴다 🪷 내 말투는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 그래서, 사랑의 증거인가 📚 참고 자료 🗣️ 우리가 '말투'라고 부르는 것은 연구자들이 재는 것과 다르다 연인끼리 말투가 닮아간다는 이야기를 자료로 찾아보다가 의외의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현상을 다루는 대표 연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것을 재지 않습니다. 'ㅋㅋ'가 'ㅎㅎ'로 바뀌는 것, 같은 이모티콘을 쓰게 되는 것, 상대가 자주 쓰는 유행어를 따라 하는 것은 측정 대상이 아닙니다. 텍사스대 제임스 페니베이커와 몰리 아일랜드 연구팀이 쓴 지표는 '언어 스타일 매칭(LSM)'입니다. 대명사, 관사, 전치사처럼 내용과 상관없이 문장을 이어 주는 기능어를 두 사람이 얼마나 비슷한 비율로 쓰는지를 셉니다. 페니베이커는 Science News 인터뷰에서 기능어가 대화 주제와 무관하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의 언어적 조율을 드러낸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어 붙이느냐를 본다는 뜻입니다. 결과는 꽤 강했습니다. 미국 심리과학협회(APS) 보도자료 에 따르면, 4분짜리 스피드데이트에서 LSM 점수가 평균보다 높았던 쌍은 그렇지 않은 쌍보다 다시 만나고 싶어 할 가능성이 거의 네 배였습니다. 연인들이 10일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한 두 번째 연구에서는, 문체가 잘 맞은 커플의 약 80%가 석 달 뒤에도 만나고 있었고 덜 맞은 커플은 약 54%였습니다. 🇰🇷 관사가 없는 언어에서 닮음은 어디에 묻어날까 여기서 한국어로 말하는 사람으로서 질문이 생겼습니다. 한국어에는 관사가 없습니다. 영어의 전치사가 하는 일은 대체로 조사가 맡고, 문장의 태도는 어미가 정합...

💼 직장 동료 짝사랑, 단계별로 거리 좁히는 법: 호감 신호는 한 번이 아니라 흐름으로 읽는다

📑 목차 🏢 같은 사무실의 짝사랑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것 💬 업무 대화가 잡담으로 번지는지는 '누가 먼저'로 본다 ☕ 점심과 커피에서는 '언제 한번'과 '목요일 어때요'를 구분한다 🌙 퇴근 뒤 만남, 그리고 거절을 감당할 수 있는 질문 🍃 거절 뒤에 니체의 '우정'은 아직 내 몫이 아니다 📚 참고 자료 🏢 같은 사무실의 짝사랑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것 사내 연애 자료를 찾다가 숫자를 보고 좀 놀랐다. 생각보다 흔했다. 토요경제가 2016년 2월 5일에 보도한 잡서치 직장인 631명 조사 를 보면 회사에서 '썸'을 타 본 사람이 47.7%였다. 짝사랑만 해 봤다는 사람은 11.9%였고, 실제로 사내 연애를 해 본 사람은 37.9%였다. 연애 상대는 같은 직급 동료가 49.0%로 가장 많았다. 미국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가 2023년 2월 7일에 낸 보도자료 는 NORC 패널로 미국 직장인 632명을 조사한 결과다. 27%가 사내 연애를 해 봤거나 하는 중이었고, 그중 79%는 상대가 동료(peer)였다. 같은 자료에서 18%는 사내 연애가 커리어에 나쁜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그러니까 대부분은 옆자리 동료와 시작하고, 다섯 명 중 한 명쯤은 그 대가를 일로 치른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고백할까'보다 '일과 평판을 지키면서 한 칸씩 어떻게 확인할까'가 더 궁금해졌다. 이 글에서는 거리를 업무 대화, 사적인 잡담, 점심이나 커피, 퇴근 뒤 만남의 네 칸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 문제를 오래 들여다보면서 내가 붙잡게 된 건 불교의 무상(無常)이었다. 법구경 277게는 "모든 형성된 것은 무상하다"는 걸 지혜로 볼 때 괴로움에서 멀어진다고 말한다. 짝사랑하는 사람이 제일 자주 하는 실수는 상대의 웃음 한 번을 '그 사람의 마음'으로 굳혀 버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날의 ...

🌙 스토아 철학으로 연애 불안 다스리기: 에픽테토스의 3장과 니체의 반론, 붓다의 더 깊은 질문

📑 목차 📱 답장 하나에 하루를 다 쓰게 되는 이유 💔 이별이 두려울 때 읽어야 할 건 1장이 아니라 3장이다 ⚡ 니체는 이 처방을 '말의 사기'라고 불렀다 🪷 붓다는 판단이 아니라 '나'를 의심한다 📓 세 사상을 한 장의 일기에 담는 법 📚 참고 자료 📱 답장 하나에 하루를 다 쓰게 되는 이유 연애 불안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을 다시 펼쳤다. 첫 문장은 다들 아는 그 문장이다. "어떤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Some things are in our control and others not)." 엥케이리디온 영역본(MIT Internet Classics Archive) 에서 이 구절을 확인하면서, 이 문장 하나만 들고 연애 불안을 설명하는 글이 왜 그렇게 많은지도 알 것 같았다. 답장이 늦는다. 상대가 언제 답장할지는 내 몫이 아니다. 그러니 신경 쓰지 마라. 여기서 끝나 버린다. 이 구도에는 솔직히 속임수가 하나 있다. 목록을 '내 몫인 것'과 '아닌 것'으로 나누고 나면 내 몫 칸에는 늘 내 행동만 남는다. 그런데 그건 무슨 발견이 아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나눴으니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 진짜 일은 그 다음 장에 있다. 5장에서 에픽테토스는 사람을 흔드는 건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라고 말한다. 답장이 세 시간째 오지 않는다는 건 그냥 사실이다. 거기에 "식었구나", "내가 뭘 잘못했나" 같은 문장을 덧붙이는 건 나다. 스토아식 처방은 그러니까 "신경 끄기"가 아니다. 사실과 내 해석 사이를 잘라 내는 기술이다. 휴대폰을 내려놓을 때 속으로 "답장이 없다. 그게 전부다"라고 말해 보는 건 이 기술을 아주 작게 연습하는 일이다. 덧붙인 문장을 하나씩 떼어 내는 연습이다. 💔 이별이 두려울 때 읽...

💌 짝사랑했던 사람의 청첩장을 받았다면? 결혼식 참석 여부를 니체와 무상(無常)으로 정하는 법

📑 목차 💌 청첩장 한 장이 묻는 것 🔁 니체의 질문: 이 장면을 영원히 반복해도 괜찮은가 ⚖️ 갈 때의 마음, 안 갈 때의 마음 💰 축의금은 마음의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크기로 🍃 당일의 감정은 '무상'으로 흘려보내기 📚 참고 자료 💌 청첩장 한 장이 묻는 것 오래 좋아했지만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람에게서 청첩장이 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 주제로 자료를 찾아보다가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은 글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다. 질문은 대개 "가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로 짧다. 그런데 그 밑에는 다른 질문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 감정을 어떻게 끝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내가 보기에 청첩장은 초대장이면서 통보다. 이 사람의 삶은 이제 내가 들어갈 자리 없이 정해졌다는 통보다. 그러니 참석 여부를 정하는 일은 예의 문제이기 전에 내 마음을 정리하는 방식을 고르는 일에 가깝다. 이번 글에서는 니체와 불교의 생각을 빌려 그 판단 기준을 정리해 보려 한다. 🔁 니체의 질문: 이 장면을 영원히 반복해도 괜찮은가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이런 상상을 던진다.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똑같이 "다시, 그리고 셀 수 없이 여러 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니체는 "너는 이것을 한 번 더, 그리고 셀 수 없이 여러 번 원하는가?"라는 물음이 우리의 모든 행동 위에 "가장 무거운 짐"으로 놓일 거라고 썼다( Project Gutenberg, 『The Joyful Wisdom』 ). 나는 이 질문이 결혼식 참석 여부를 정하는 데 꽤 쓸모 있다고 생각한다. 식장에 앉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을 잡는 장면을 본다고 해 보자. 그 장면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나는 그 선택을 긍정할 수 있을까. "그래, 나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그래서 끝까지 축하해 줬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가도 된다. 반대로 그...

🐾 이별 후 함께 키우던 반려동물 누가 데려가나: 민법은 물건이라 해도 사랑을 먼저 묻는 법

📑 목차 🐾 헤어질 때 반려동물만은 반으로 나눌 수 없다 ⚖️ 판례 하나와 외국의 기준: 한국 법은 지금 어디쯤인가 🤝 법이 묻지 않는 것을 둘이 먼저 물어야 한다 🔁 니체에게 물어보면: 면접 교류를 견딜 수 있는가가 아니라 원하는가 🪷 불교가 보여주는 것: 동물이 아니라 관계를 붙잡고 있을 때 📝 결론은 서류로 남겨야 한다 📚 참고 자료 🐾 헤어질 때 반려동물만은 반으로 나눌 수 없다 연애가 끝나면 짐을 나눠야 한다. 칫솔은 버리면 되고, 같이 산 컵은 한 사람이 가져가면 된다. 그런데 둘이 함께 키우던 개나 고양이는 그렇게 정리할 수가 없다. 이 주제로 자료를 찾다가 가장 먼저 걸린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가 "누가 데려가지?"라고 물을 때, 그 질문은 정말 동물을 위한 걸까, 아니면 끝난 사랑 중에 아직 놓지 못한 마지막 조각을 위한 걸까. 법은 이 질문에 아주 건조하게 답한다. 우리 민법에서 동물은 아직 물건이다. 법무부가 2021년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넣는 개정안을 냈지만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폐기됐다. 올여름 법무부 의뢰로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 87.8%가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별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영남일보 보도 가 있었는데, 그 뒤로도 법은 그대로다. 사람들의 마음과 법이 서로 다른 곳에 서 있는 셈이다. ⚖️ 판례 하나와 외국의 기준: 한국 법은 지금 어디쯤인가 이 간극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데일리안이 다룬 사건 에서 B씨는 2017년 8월 골든리트리버를 분양받았고, 2020년 8월부터는 당시 남자친구의 어머니인 A씨가 그 개를 본격적으로 키웠다. 2023년 2월 연인이 헤어진 뒤 B씨가 개를 데려가자 A씨가 소송을 냈다. 1심은 약 30개월 동안 이어진 정서적 유대를 근거로 B씨가 개를 증여했거나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봤다. 그런데 서울고법 민사4부는 2024년 5월 30일 이 판결을 뒤집었다. 증여나 포기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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