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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멘토 모리를 읽고 더 무서워진 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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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시, 병실 복도 작년 겨울, 아버지가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입원해 있을 때였다. 나는 병원 복도 의자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홀짝이면서 이상하게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꺼내 읽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거기로 갔다. 거기 이런 구절이 있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그의 노새 마부도, 같은 곳에 잠들어 있다." (9권 30절) 뭔가 위안을 찾으려던 것 같았는데, 읽고 나서 더 무서워졌다. 이 경험이 나만의 것이 아닐 것 같아서 이 글을 쓴다. 스토아 철학이 죽음 불안의 해독제로 소비되는 방식에 대해, 그리고 내가 직접 시험해본 결과에 대해. --- ## 📜 세네카가 편지에서 실제로 말한 것 스토아 철학의 죽음 훈련을 '메멘토 모리'라는 단어 하나로 요약하면 핵심이 날아간다. 세네카는 루킬리우스에게 쓴 편지들(Epistulae Morales ad Lucilium)에서 훨씬 더 구체적인 무언가를 실천하고 있었다. 54번 편지에서 세네카는 천식 발작 경험을 쓴다. 숨이 막혀 죽는다고 느꼈을 때,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미 이 감각을 알고 있다. 이건 연습이었다." 그에게 발작은 죽음의 예행연습이었다. 24번 편지에서는 더 직접적이다. "나쁜 일을 사전에 상상하라(praemeditatio malorum). 미리 상상한 자는 그것이 닥쳤을 때 이미 지나간 일처럼 느낀다." 이것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인지행동치료의 노출 치료와 구조가 같다. 두려운 자극에 반복적으로, 안전한 상태에서 노출될수록 공포 반응이 약해진다는 원리를 스토아 철학자들은 2000년 전에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1번 편지의 첫 문장이 죽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Ita fac, mi Lucili: vindica te tibi." 루킬리우스여, 그대 자신을 되찾아라. 죽음을 생각하는 것의 목적은 지금 이 시간...
💰 ISA 만기, 해지하면 손해입니다 — 연금계좌로 넘기면 세액공제 300만 원이 더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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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구에서 39만 원을 더 받기로 마음을 바꾼 날 ISA 만기 처리하러 창구에 앉았을 때, 저는 이미 '해지 후 현금 출금'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습니다. 담당자가 모니터를 돌려 보여주기 전까지는요. 화면 한 귀퉁이에 숫자 하나가 걸렸습니다. '연금계좌 이전 시 예상 세액공제 환급액 38만 7천 원.' 지난 연말정산 환급액보다 컸습니다. 그냥 현금으로 뺐으면 없었을 돈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5분 더 앉아 이전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경험을 주변에 이야기했더니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 ## 📊 300만 원 추가 세액공제가 작동하는 원리 [ISA 만기 연금계좌 전환 세액공제](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ISA+만기+연금계좌+전환+세액공제)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ISA를 만기 해지하면서 그 금액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이전하면, 이전금액의 10%를 세액공제해줍니다. 한도는 최대 300만 원. 3,000만 원을 넘기면 300만 원, 1,500만 원이면 150만 원입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여기 있습니다. 이 300만 원은 기존 연금 세액공제 한도와 완전히 별개입니다. 2023년 세법 개정 이후 현행 기준으로 연금저축 단독 납입 한도는 연 600만 원, IRP까지 합산하면 900만 원입니다. 이미 이 900만 원을 꽉 채워 넣고 있는 분도 ISA 이전으로 추가 300만 원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공제 가능 금액이 최대 1,200만 원까지 열리는 구조입니다. 세율은 일반 연금 공제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공제액의 16.5%, 초과라면 13.2%가 실제 환급됩니다. 제 경우는 이전금액 약 3,870만 원, 세액공제 300만 원, 세율 13.2%로 계산하면 39만 6천 원 환급입니다. 창구 화면의 숫자와 거의 맞았습니다. --- ## 🔍 표면 아래에 있는 세 가지 변수 이론은 단순...
💰 ISA 만기되면 그냥 찾지 마세요 — 연금계좌로 옮기면 300만원 세액공제가 더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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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모르고 그냥 해지할 뻔했다 작년 초, 3년 전에 가입해두었던 ISA 만기 안내 문자가 왔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찾아서 여행 자금에 쓰려고 했다. 그런데 회사 점심 자리에서 세무사 친구가 한마디 던졌다. "야, 그거 연금계좌로 옮기면 세액공제 300만원 더 받는 거 알아?" 그 한마디에 스마트폰 붙잡고 30분 검색했고, 결국 전액 연금저축으로 이전했다. 환급받은 세금이 39만 6천원. 그냥 해지했으면 그냥 날린 돈이었다. 이 글은 나처럼 ISA 만기 문자 받고 '그냥 해지해야지' 하는 직장인을 위해 쓴다. --- ## 📋 ISA 만기 이전 세액공제, 정확히 어떤 제도인가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에 따르면, ISA 계좌를 만기 해지한 뒤 **60일 이내에** 그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연금저축계좌나 IRP(개인형퇴직연금)로 납입하면, **납입 금액의 10%를 추가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한도는 최대 **300만원**이다. 즉, 3,000만원 이상 이전하면 세액공제가 꽉 찬다. 여기서 핵심은 '추가'라는 단어다. 기존에 연금저축·IRP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원(연금저축 단독은 600만원)이다. [ISA 만기 연금계좌 이전 300만원 세액공제](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ISA+만기+연금계좌+이전+300만원+세액공제)는 이 900만원 한도와 **완전히 별개**로 인정된다. 즉 이미 연금저축에 연 600만원, IRP에 300만원 다 넣은 사람도 ISA 이전분 300만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세액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면 **16.5%**, 초과면 **13.2%**다. 300만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각각 **49만 5천원**, **39만 6천원**이 환급된다. --- ## ⏰ 실행 절차: 만기 후 60일이 전부다 타이밍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ISA 만기 해지일로부...
🔍 '아닌 것'을 알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아포파티즘을 일상에 들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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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소개서 앞에서 막힌 이유 2019년 겨울, 나는 채용 공고 앞에서 이상한 막막함에 빠진 적이 있다. 자기소개서 첫 칸,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세요'라는 항목이었다. 열다섯 분이 지나도 커서는 깜박이기만 했다. 문장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뭔가를 깨달았다 — 나는 나를 '무엇'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무능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쓰는 모든 문장이 즉시 반례를 불렀다. '나는 끈기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썼다가, 중도에 그만둔 일들을 떠올리고 지웠다. 그 막막함은 사실 철학적으로 꽤 정직한 반응이었다. 우리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규정하는 데 익숙하다. '나는 ~이다'의 문법으로. 그런데 그 문법 자체가 자아를 왜곡하는 틀일 수 있다는 오래된 생각이 있다. 이것을 [아포파티즘 일상 적용](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포파티즘+일상+적용)(apophaticism), 혹은 부정의 길(via negativa)이라고 부른다. --- ## 🏛️ 신학에서 출발한 부정의 논리 아포파티즘은 원래 신학에서 왔다. 5세기 신학자 위(僞)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Pseudo-Dionysius the Areopagite)는 신에 대해 '전능하다', '선하다', '지혜롭다'와 같은 긍정적 서술이 오히려 신을 축소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언어로 규정되는 순간, 신은 그 언어의 한계 안에 갇힌다. 그래서 그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 신은 이것이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름 붙일 수 있는 어떤 것도 아니다. 부정의 축적을 통해 도달하는 어떤 경계. 그것이 오히려 더 정직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가 신학 바깥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비트겐슈타인이 다른 언어로 보여줬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Whereof one cannot speak, thereof one must be ...
📞 IRP 실물이전 수수료, 미래에셋·삼성·NH·KB·키움 5곳 직접 전화해서 비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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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 13통, 그리고 알게 된 것들 작년 10월, 하나은행 IRP에 묻어두던 퇴직연금 2,800만 원을 증권사로 옮기려 했습니다. 시작은 단순했어요. '실물이전이니까 팔고 사는 번거로움 없이 그냥 옮기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앱을 켜고 타기관 IRP 이전 메뉴를 눌렀는데 — 잠깐, 제가 가진 상품 중 두 개에 이전 불가 표시가 떴습니다. 그 순간부터 계획이 꼬이기 시작했고, 결국 고객센터 전화를 13번 했습니다. 미래에셋·삼성·NH·KB·키움 다섯 곳을 비교하면서요.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상담원에게 직접 들은 말과, 앱 화면에서 확인한 수치를 그대로 정리한 겁니다. --- ## 📊 수수료 비교표, 공시 자료 말고 '직접 물어본' 결과 증권사 공시 자료에는 다섯 곳 모두 '이전 수수료 없음'이라고 나옵니다. 맞습니다. 2023년 제도 시행 초기엔 일부 증권사가 건당 3만 원씩 받았는데, 지금은 그것도 사라졌어요. 하지만 이전 수수료가 없다는 게 공짜를 뜻하진 않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이전 수수료 0원. 상담원이 먼저 "이전 비용 자체는 없는데, 보유 상품 종류에 따라 환매 비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체 TIGER ETF 운용보수는 연 0.01~0.09% 수준입니다. **삼성증권**: 이전 수수료 0원. 상담원 표현 그대로는 "펀드는 수익증권이라 실물이전이 안 됩니다. 환매 후 현금 이전만 가능합니다"였어요. **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세 곳 모두 이전 수수료 없음. 키움 상담원은 "이전 전에 당사에서 담을 수 있는 ETF 종목 먼저 확인하시라"고 권했는데, 자체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입니다. 이전 수수료 자체는 어디나 0원. 진짜 비용 차이는 이전 후 담게 될 상품의 운용보수에서 납니다. --- ## ⚠️ 실물이전 불가 상품, 저도 앱 보기 전엔 몰랐습니다 이전 불가 표시가...
💰 퇴직연금 DC형 셀프운용 전략: ETF로 내 돈 직접 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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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치 적립금이 연 2.8% 예금에 묶여 있었다 입사 5년 차가 되던 해, 나는 처음으로 퇴직연금 앱을 제대로 열어봤다. 그전까지는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퇴직연금 적립 금액을 확인하는 게 전부였다.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는 한 번도 확인해본 적이 없었다. 화면에서 멈칫했다. 5년치 적립금 전액이 '원리금보장형 만기이자지급식 1년' 상품 하나에 몰려 있었다. 연이율 2.8%. 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였다. 실질적으로 매년 0.8%씩 녹아내리고 있던 셈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퇴직연금 DC형 셀프운용 전략](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퇴직연금+DC형+셀프운용+전략)을 직접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 ## ⚠️ 자동편입의 함정: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라 모르는 채로 잃고 있었다 DC형 퇴직연금은 운용 지시를 따로 내리지 않으면 자동으로 '기본 운용방법'으로 편입된다. 2021년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 이후 각 사업자마다 기본 상품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은행계 DC 사업자는 지금도 1년 만기 원리금보장 상품을 기본으로 설정해둔다. 여기서 잘 알려지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 상품들은 1년마다 '자동 갱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기 후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MMF나 대기성 자금으로 빠졌다가 다시 1년물로 재편입되는 구조다. 이 짧은 공백 기간에 적용되는 금리는 거의 0에 가깝다. 1년에 한 번이 발생하는데, 5년이면 다섯 번이고 10년이면 열 번이다. 적립금이 클수록 이 기회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된다. 고용노동부 2024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DC형 전체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84.3%다. 나머지 15.7%만이 실적배당형, 즉 ETF를 포함한 상품으로 운용된다. 이 비율은 5년째 크게 변하지 않았다. --- ## ⚖️ ETF로 갈아타기 전에 결정해야 할 두 가지: TDF와 환헤지 문제 ETF 운용을 시...
🥱 권태의 철학적 구조: 하이데거가 말한 '깊은 지루함'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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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두 정거장, 핸드폰 세 번 3호선 을지로에서 충무로까지는 두 정거장이다. 3분이 채 안 된다. 나는 그 사이 핸드폰을 세 번 꺼냈다가 집어넣었다. 첫 번째는 알림 확인. 두 번째는 음악 변경. 세 번째는—솔직히 이유가 없었다. 손이 먼저였다. 주머니에서 기계를 꺼내고, 아무것도 새롭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다시 넣었다. 반사에 가까웠다. 나중에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무언가를 원했던 게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상태도 아니었다. '원함'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내용이 비어 있는 상태. 철학자들은 이 상태에 오래전부터 이름을 붙여왔다. [권태의 철학적 구조](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권태의+철학적+구조). 그런데 그들이 말한 권태는 내가 그 순간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구조적이다. --- ## 🚪 하이데거의 세 번째 문: tiefe Langeweile가 여는 것 하이데거는 1929-30년 겨울 학기 프라이부르크 강의—나중에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GA 29/30)로 묶인—에서 권태를 세 개의 층으로 해부한다. §18부터 §38까지, 약 200페이지에 걸쳐서. 이 분량 자체가 이미 신호다. 권태는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존재론적 사태다. 첫 번째 권태(gelangweilt werden von etwas)는 특정 대상에 의해 지루해지는 것이다. 기차를 기다리다 지루해지는 것. 두 번째(sich langweilen bei etwas)는 파티에 있으면서 지루한 것—환경이 아니라 내가 지루함을 생산하는 상태다. 그러나 세 번째가 결정적이다. 하이데거는 이것을 tiefe Langeweile, 심층적 권태라고 부른다. 독일어 표현은 "Es ist einem langweilig"—'사람에게 권태롭다'는 뜻으로, 주어가 없는 문장이다. 누가 무엇에 의해 지루한 것이 아니라, 권태로운 상태 자체가 덮쳐오는 것. ...
🌊 아낙시만드로스의 χρεών — 자연이 보낸 2,600년짜리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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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목만 적신 계곡 작년 8월, 오랫동안 못 갔던 강원도 계곡을 찾았다. 어릴 때 여름마다 가던 곳인데 무릎 아래까지 차오르던 물이 발목에도 미치지 않았다. 바위에 붙어 있어야 할 이끼가 말라 있었고, 바닥 돌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처음엔 계절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상청 자료를 찾아보니 그 지역 8월 강수량이 지난 10년 평균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감이 아니라 숫자였다. 그날 이후 계속 머릿속에 걸리는 게 있었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자연관](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소크라테스+이전+철학자들의+자연관)을 담은 텍스트를 다시 읽다가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기원전 610~546년경)가 남긴 단 하나의 문장에 발이 묶였다. 생태 위기와 연결되는 지점이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데 있었다. --- ## 📜 아낙시만드로스의 유일한 문장,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싸움 서양 철학사에서 아낙시만드로스는 스승 탈레스의 그늘에 자주 가린다.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 했다면, 아낙시만드로스는 근원은 물이나 불처럼 규정 가능한 것이 아닌 '무한정한 것(apeiron, ἄπειρον)'이라고 했다. 충분히 급진적이지만, 그가 남긴 진짜 폭탄은 따로 있다. 후세에 전해진 그의 글은 단 하나다. 심플리키오스(Simplikios)가 아리스토텔레스 주석에서 인용한 것으로, 원문은 이렇다. > κατὰ τὸ χρεών· διδόναι γὰρ αὐτὰ δίκην καὶ τίσιν ἀλλήλοις τῆς ἀδικίας κατὰ τὴν τοῦ χρόνου τάξιν. "필연에 따라, 사물들은 서로에게 불의에 대한 벌과 배상을 시간의 질서에 따라 치른다." 열다섯 단어 안에 χρεών(크레온), 즉 '빚' 혹은 '마땅히 치러야 할 것'이라는 단어가 박혀 있다. 아낙시만드...
💰 IRP 예금자보호 5000만원 초과 시 분산 계좌 설계 실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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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정산 통보를 받은 건 4월 말이었다. 이직 확정 후 두 달 만에 오 년치 퇴직금이 한꺼번에 나왔다. 6,300만 원. 회사 재무팀에서 "IRP로 넣으면 세금 안 낸다"는 말은 들었다. 그런데 정작 어느 IRP에, 얼마씩, 어떻게 쪼개서 넣어야 하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나중에 파악한 사실이 하나 있다.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 --- ## 🏦 [IRP 예금자보호 5000만원 초과 분산 방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IRP+예금자보호+5000만원+초과+분산+방법), 기관 유형부터 구분해야 한다 예금자보호법 제32조에 따라 1인당 보호 한도는 동일 금융기관 기준으로 5,000만 원이다. 핵심은 '동일 금융기관 내 합산'이라는 점이다. 어느 은행에 IRP 잔액 4,000만 원과 일반 예금 2,000만 원이 있다면, 합산 6,000만 원 중 5,000만 원만 보호되고 1,000만 원은 그 밖에 놓인다. 그런데 기관 유형에 따라 보호 체계 자체가 달라진다. 은행·증권사 IRP는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만, 보험사 IRP는 예금보험공사 관할이 아니다. 생명보험사 IRP는 보험업법 체계 아래 생명보험협회 보호기금에서, 손해보험사 IRP는 손해보험협회 기금에서 별도로 보호된다. 한도와 적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사 IRP를 분산 계좌로 활용할 때 예금자보호법상 5,000만 원 기준을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된다. 한 가지 더. 2023~2024년 예금자보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퇴직연금(IRP) 보호 한도를 일반 예금과 별도로 산정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현행 법령은 여전히 합산 원칙이지만, 이 부분은 변경 가능성이 있다. 이 글을 읽는 시점에 적용되는 최신 규정은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포털(fine.fss.or.kr)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 ## 📊 초과분 분산: 실제 설계 방법 기본 원칙은 단순하다....
💰 퇴직금 IRP 넣고 자동이체로 ETF 분산투자하는 실전 세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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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금 들어온 날,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 이직 담당자가 "퇴직금 어떻게 받으실 거예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잠깐 멈칫했다. 그냥 통장으로 받는 줄만 알았는데. "IRP로 받으면 세금 나중에 낼 수 있어요"라는 말에 그냥 넘어갔다. 1,400만 원이 IRP 계좌에 입금됐고, 그 다음 내가 한 짓은 아무것도 안 한 거였다. 6개월 동안 원금보장형 상품 안에 묻혀 있었다. 그 6개월이 얼마나 아픈지는 굳이 쓰지 않겠다. 나중에 제대로 [퇴직금 IRP 자동이체 분산투자](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퇴직금+IRP+자동이체+분산투자) 세팅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여기 정리한다. 특히 세금 부분에서 나 같은 실수를 막고 싶어서. --- ## 📊 퇴직금 이전분과 추가납입분, 세금이 완전히 다르다 IRP 이야기 나오면 항상 "연간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라는 말이 따라온다. 맞는 말이다. 근데 퇴직금 이전분은 거기 포함이 안 된다. 이걸 모르면 연말정산에서 기대했던 환급이 안 나온다. 정확히 구분하면 이렇다. 퇴직금을 IRP로 이전한 금액(나의 경우 1,400만 원)은 **과세이연** 혜택만 받는다. 지금 당장 퇴직소득세를 안 내는 것뿐이지, 세액공제 한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을 때 가서야 세금을 내는데, 10년 이상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40%를 감면받는다. 근속 10년에 퇴직금 5,000만 원이라면 원래 낼 퇴직소득세가 약 200만 원 안팎인데, 연금수령 구조로 가면 80만 원 정도로 줄어드는 계산이다. 반면 **내 월급에서 새로 납입하는 추가분**은 연간 900만 원(IRP+연금저축 합산)까지 세액공제 대상이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초과면 13.2% 환급된다. 월 30만 원씩 넣으면 연간 360만 원, 환급액은 약 59만 원. 900만 원을 꽉 채우면 최대 148만 원이 돌아온다. 퇴직금 이...
🧠 알면서도 왜 못 하는가 — 아크라시아, 의지 박약을 철학적으로 해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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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이미 결제까지 마친 온라인 철학 강의를 켜놓고서 다른 탭에서 '철학 강의 추천'을 검색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수강 중이면서 비슷한 것을 또 찾고 있었다. 강의는 멈춰 있었고,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이 장면이 불편한 이유는 하나다. 그 순간 나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모르고 한 게 아니었다. 앎은 있었다. 행동은 없었다. 그리스어로 이 상태를 [아크라시아(akrasia)](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크라시아(akrasia))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자기 지배의 결여'. 나쁜 것을 나쁜 줄 알면서도 선택하는 상태. 서양 철학에서 이 문제는 이상하리만큼 오래된 논쟁의 대상이었고, 그 논쟁이 지금도 끝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 ## 🏛️ 소크라테스가 옳다면 아크라시아는 존재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아크라시아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봤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을 행한다. 만약 나쁜 것을 했다면, 그건 나쁜 줄 몰랐기 때문이다. 앎이 완전하면 행동도 따라온다 — 이것이 소크라테스적 주지주의의 핵심이다. 이 논리는 실제로 꽤 설득력 있다. 흡연자가 폐암의 확률을 정말로, 뼛속 깊이 실감하고 있다면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 어쩌면 아크라시아는 무지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 경험은 이 설명과 맞지 않는다. 나는 강의를 틀어놓고 다른 강의를 검색하면서 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무지가 아니었다. --- ## 🔬 아리스토텔레스의 해부, 그리고 그 한계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철학자였다. 그의 핵심 구분은 '현실적 앎(actual knowledge)'과 '잠재적 앎(potential knowledge)'이다. 우리는 어떤 것을 알고 있지만, 욕구에 압도될 때 그 앎이 실천의 영역으로 활성화되지 않는...
⏳ 메멘토 모리 실천법 — 죽음을 떠올리면 번아웃이 회복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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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화요일 오후 4시였다. 팀장이 신규 프로젝트 리드를 맡아달라고 했을 때, 내 캘린더에는 이미 7개 업무가 색색깔로 빼곡했다. 그런데도 "네, 해볼게요"라고 답했다.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이번 분기만 버티면 좀 여유가 생기겠지.* 그 분기가 끝나도 여유는 오지 않았다. 다음도, 그다음도. 그 '나중'이 18개월째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번아웃은 그렇게 온다. 갑자기가 아니라, 수십 번의 "이번만"이 쌓여서. ## 🔥 번아웃은 '과로'가 아니라 '미래 저당'이다 번아웃을 보통 너무 많이 일해서 생기는 것으로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번아웃의 핵심은 과로보다 특정한 시간 감각의 붕괴였다. 나는 항상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재를 소비하고 있었다. 지금의 피로는 이후 성취를 위한 계약금. 지금 힘든 건 나중이 좋아지기 위한 투자. 문제는 그 '나중'이 계속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쌍곡형 할인(hyperbolic discounting)이라 부른다 — 미래의 보상은 현재보다 항상 저평가되고, 그래서 우리는 계속 '조금 더' 미룬다. 번아웃에 걸린 사람은 이 구조의 포로다. 현재의 나를 미래에 저당 잡히는 사람. 정작 살아야 할 지금을 유예하는 사람. 이 지점에서 스토아의 메멘토 모리가 흥미로워진다. 죽음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직시하면, 미래에 저당 잡힌 현재를 회수할 수 있다고 스토아 현인들은 봤다. 그게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구조적 개입이다. ## 💀 왜 죽음 명상은 다른 마음챙김 기법과 다르게 작동하는가 번아웃 회복에는 보통 마음챙김 명상이 권장된다. 호흡에 집중하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연습. 효과는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는 데 그친다면, 그건 과로한 기계에 오일을 치는 것과 같다. 가치 재조정 없이는 같은 패턴으로 돌아간다.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다른 경로로 작동한다....
💰 퇴직연금 DB형 DC형 전환, 손익분기점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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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연금을 아예 안 건드리던 이유 입사하고 몇 년 동안 퇴직연금은 그냥 회사에 맡겨두는 거라고 생각했다. DB형이면 퇴직할 때 알아서 정산해주는 거 아닌가. 그러다 2년 전쯤 같은 팀 선배가 DC형으로 바꾸고 ETF를 굴리기 시작했다는 걸 들었다. "어차피 장기투자인데, 직접 운용하는 게 훨씬 낫지 않냐"는 말이었다. 인터넷에는 "DC형이 유리하다"는 글이 넘쳤는데, 정작 [퇴직연금 DB형 DC형 전환 손익분기점](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퇴직연금+DB형+DC형+전환+손익분기점)을 수치로 직접 보여주는 글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수식을 세우고 시나리오별로 돌려봤다. --- ## 📐 DB와 DC가 같아지는 수익률, 수식으로 직접 증명한다 두 제도의 퇴직금 공식부터 정리하자. **DB형** = 퇴직 직전 월급 × 근속연수 현재 연봉 W₀, 임금인상률 g, n년 근무 시: → DB = W₀/12 × (1+g)^(n-1) × n **DC형** = 매년 연봉의 1/12을 적립, 복리 운용 k년차에 W₀/12 × (1+g)^(k-1)을 적립하고 수익률 r로 남은 (n-k)년 운용하면: → DC(r) = Σ[k=1~n] W₀/12 × (1+g)^(k-1) × (1+r)^(n-k) 여기서 r = g를 대입하면 각 항이 (1+g)^(k-1) × (1+g)^(n-k) = (1+g)^(n-1)로 정리되고, n번 더하면: **DC(g) = W₀/12 × (1+g)^(n-1) × n = DB** 이게 이 글의 핵심 공식이다. 수식에 W₀도 n도 없다. 연봉이나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수익률 r이 임금인상률 g와 같으면 DB = DC**다. r > g이면 DC 승, r ```
💰 연금저축 900만원 초과 납입, 득일까 실일까? 세금과 수익률 완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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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8일, 연금저축펀드 600만원을 마저 채우고 앱을 닫으려다 화면 한구석에서 눈이 멈췄다. '연간 납입한도 1,800만원'. 그때까지 나는 900만원이 모든 걸 결정하는 숫자인 줄 알았다. 세액공제 한도와 납입 자체의 한도가 다르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나머지 900만원을 더 넣는 게 득일까 실일까—2주 동안 국세청 안내서와 세법 조문을 파고들어 정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납입 전 계산보다 수령 시점 설계가 훨씬 중요하다. ## 💰 납입 한도와 세액공제 한도—두 숫자가 전략의 출발점이다 연금저축(펀드·보험·신탁)의 연간 납입한도는 1,800만원이다. 세액공제는 연금저축 600만원, IRP 포함 전체 900만원까지만 적용된다(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 초과 13.2%). 900만원을 넘어 추가로 납입하는 돈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해는 아니다. 초과납입분도 계좌 안에서 운용되는 동안엔 수익에 과세하지 않는다. 이 과세이연 효과만으로도 장기 복리에선 의미 있는 차이가 쌓인다. 문제는 나올 때다. ## 🧾 인출할 때 세금—원금 종류에 따라 갈린다 연금저축에서 인출 시 과세 방식은 돈의 성격에 따라 나뉜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모든 운용수익은 연금소득세 대상이다. 연령에 따라 55~69세 5.5%, 70~79세 4.4%, 80세 이상 3.3%가 적용된다. 반면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초과납입 원금은 이미 세후 돈이므로 인출 시 비과세다. 900만원 초과분으로 납입한 원금만큼은 나중에 세금 없이 그대로 돌려받는다. 실제 인출 순서는 증권사마다 조금씩 다르니, 연금수령 시작 전에 가입 증권사 규정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세액공제분이 먼저 인출되는 구조라면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 ⚠️ 연 1,500만원 분리과세 기준—이 선을 모르면 절세가 세폭탄이 된다 [연금저축 한도 초과 납입 전략](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연금저축+한도...
🌿 에피쿠로스가 현대를 살았다면: 정보 과부하 시대의 아타락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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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가 쾌락보다 더 피로하다 어느 오후, 아무 알림도 없는 시간에 일부러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불편했다. 피로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감각—확인하지 않은 메시지, 업데이트되었을 피드, 아직 오지 않은 응답—이 머릿속을 조용히 채웠다. 그 피로는 정보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기다림의 상태' 자체가 이미 소진이었다. 에피쿠로스는 이 감각을 알고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는 이것을 철학적 문제로 먼저 정의했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는 말한다: "미래에 대해, 그것이 전적으로 우리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적으로 우리 것이 아닌 것도 아님을 기억하라(τὸ δὲ μέλλον οὔτε ἡμέτερον οὔτε πάντως οὐχ ἡμέτερον)." 쾌락주의자라는 이미지와 기묘하게 어긋나는 이 문장이 사실 에피쿠로스 철학의 핵심에 가장 가깝다. 그가 [아타락시아](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타락시아)의 진짜 적으로 지목한 것은 쾌락이 아니었다. 쾌락에 대한 예상—올지 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긴장의 상태—이었다. 현대 플랫폼은 이 구조를 정교하게 활용한다. 유튜브 자동재생, 인스타그램 무한 스크롤, 카카오톡 읽음 표시. 이 기능들의 공통점은 '다음'을 항상 암시한다는 것이다. 콘텐츠가 끝나면 다음이 시작되고, 메시지를 보내면 읽음 여부를 기다리게 되고, 피드를 내리면 새 게시물이 뜬다. 플랫폼은 현재 쾌락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다음 쾌락에 대한 기대를 심는다. 에피쿠로스의 언어로 말하자면, 현대 디지털 환경은 쾌락의 기계가 아니라 기대의 기계다. --- ## ⚖️ 운동하는 쾌락과 안정된 쾌락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두 종류로 나눈다. '운동하는 쾌락(κίνησις, kinesis)'—배고플 때 먹는 것, 알림이 왔을 때의 흥분, 좋아요를 받을 때의 자극 같은 것. 그리고 '안정적 상태의 ...
💀 오늘 죽는다고 상상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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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게 전혀 효과가 없었다 메멘토 모리 훈련을 처음 시도한 건 2년 전이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나서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열기 전 5분 동안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했다. 2주가 지났을 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더 여유로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마감을 앞둔 것처럼 예민해졌고, 아직 못 한 것들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었다. 이 경험을 나중에 설명해준 건 철학이 아니라 심리학이었다. --- ## 💀 죽음을 자주 상상할수록 오히려 더 집착하게 된다 1980년대 말, 심리학자 제프 그린버그, 셸던 솔로몬, 톰 피진스키는 공포 관리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 TMT)을 제안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불편하다. 인간은 자신의 유한함을 인식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이 인식이 만들어내는 실존적 공포를 관리하기 위해 두 가지 방어 기제를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하나는 자신이 속한 세계관과 가치 체계를 더 강하게 옹호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자존감을 높이려는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실험에서 피험자들에게 죽음을 떠올리게 하면(mortality salience), 자신의 문화적 세계관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했다. 즉, 죽음을 생각하면 해방되는 게 아니라 더 자기 보호적이 되고, 집착이 강화된다. 스토아 훈련을 피상적으로 적용할 때 정확히 이 함정에 빠진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자극이 불안을 촉발하고, 뇌는 그 불안을 덮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반응한다. 그렇다면 스토아인들은 왜 이것을 효과적인 수련이라고 했을까. --- ## 📖 에픽테토스가 실제로 훈련시킨 것 스토아 수련의 핵심은 "죽음을 상상하라"가 아니다. 에픽테토스의 『강의록(Discourses)』 3권에서 그는 더 정밀한 지시를 내린다.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죽음에 대한 *판단(krisis)*을 바꾸는 것. 죽음이 나쁜 것이라는 판단을 내가 내리고 있...
💰 퇴직금 중간정산 세금 돌려받는 법 – 근속연수 오류로 26만 원 환급받은 실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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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장에 찍힌 금액이 왜 2,672만 원이지? 2022년 여름, 집을 마련하면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했다. 회사에서 2,800만 원을 처리해 줬다는 연락을 받고 통장을 확인했더니 실수령액은 **2,672만 원**이었다. 인사팀에 물으니 "퇴직소득세랑 지방소득세 128만 원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려니 했다. 세금이니까. 그런데 몇 달 뒤 지인이 [퇴직금 중간정산 세금 돌려받는 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퇴직금+중간정산+세금+돌려받는+법)을 찾아보다가 경정청구로 30만 원 넘게 돌려받았다는 얘기를 했다. 바로 홈택스에서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뽑아보니, 거기 적힌 근속연수가 **3년**이었다. 나는 2019년 4월 1일 입사해서 2022년 7월 31일에 정산했다. 3년 4개월이다. 세법상 1년 미만 기간은 1년으로 올림하게 돼 있으니 **4년**이 맞다. 이 한 자리 차이로 얼마가 달라지는지 직접 계산해서 경정청구를 넣었고, 돌려받은 금액은 **26만 5천 원**이었다. --- ## 🧮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 이것부터 잡아야 한다 퇴직소득세는 단계가 많아서 어디서 오류가 생기는지 잘 안 보인다. 하지만 구조만 알면 원천징수영수증 한 장으로 직접 검증이 된다. **① 근속연수공제** 퇴직급여에서 아래 표에 따라 공제를 먼저 뺀다. | 근속연수 | 공제액 | |---|---| | 5년 이하 | 근속연수 × 100만 원 | | 5년 초과 ~ 10년 이하 | 500만 원 + (초과연수 × 200만 원) | | 10년 초과 ~ 20년 이하 | 1,500만 원 + (초과연수 × 250만 원) | | 20년 초과 ~ 30년 이하 | 4,000만 원 + (초과연수 × 300만 원) | | 30년 초과 | 7,000만 원 + (초과연수 × 350만 원) | **② 환산급여 계산** `(퇴직급여 − 근속연수공제) × 12 ÷ 근속연수` 근속연수가 분모에 들어가기 때문에 1...
💰 퇴직금 중간정산 재투자 방법: 근속연수 리셋 함정부터 IRP·ISA 실전 운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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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장에 찍힌 숫자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던 이유 작년 가을, 10년 만에 회사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기회가 생겼다. 주택 자금이 급하게 필요했고, 나름 계산기를 두드려봤을 때 꽤 넉넉한 금액이 나왔는데, 막상 통장에 입금된 숫자를 보고 멈칫했다. 예상보다 200만 원 넘게 빠져 있었다. 퇴직소득세 때문이었다. 퇴직금은 근로소득세와 분리 과세되는데,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가 커져서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10년이면 그나마 공제가 붙지만, 5년 미만이면 꽤 많이 나간다. 그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근데 내가 진짜 몰랐던 건 따로 있었다. 세금이 빠진 것보다 훨씬 더 뼈아픈 함정이었는데, 그걸 알게 된 건 세무사 친구와 밥 먹다가 무심코 꺼낸 얘기에서였다. --- ## ⚠️ 아무도 안 알려주는 진짜 함정: 근속연수 리셋 중간정산을 받으면 퇴직소득세 계산의 기준이 되는 '근속연수'가 그 시점에서 0으로 초기화된다. 20년을 다닐 예정이었던 직장인이 10년 차에 중간정산을 받으면, 최종 퇴직할 때 남은 10년치 공제밖에 못 받는다는 얘기다. 얼마나 차이가 날까. 퇴직소득공제에서 근속연수공제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누진 구조다. - **10년 근속**: 400만 원 공제 - **20년 근속**: 1,200만 원 공제 중간정산 없이 20년을 통으로 받으면 1,200만 원을 공제받는데, 10년에 한 번 끊으면 400만 원 + 400만 원 = 800만 원밖에 안 된다. 400만 원짜리 공제가 그냥 증발하는 것이다. 개인 세율에 따라 다르지만 이 차이가 실제 추가 세금으로 40만~100만 원 이상 나타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중간정산을 그냥 써버리면 세금을 사실상 두 번 내는 구조다. 한 번은 지금 내고, 한 번은 나중에 최종 퇴직 때 더 많이 낸다. 두 번째 타격을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나도 그랬고. --- ## 💼 IRP에 넣으면 뭐가 달라지나 이 구조적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는 [퇴직금 중간...
🧠 알면서도 못 하는 나에게: 아크라시아, 의지 나약함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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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시작을 못 했다 마감은 내일 아침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노트북을 열었고, 빈 문서를 응시했고, 그리고 유튜브를 켰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나는 알고리즘 어딘가에서 문어의 색 인식 능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흥미롭긴 했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과는 완전히 무관했다. 이 순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게으름? 의지력 부족? 혹은 더 그럴듯하게 포장하자면—번아웃? 아리스토텔레스라면 이 상황에 단 한 단어를 붙였을 것이다. **[아크라시아](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크라시아)(akrasia)**. --- ## 🏛️ 아리스토텔레스가 명명한 인간의 오래된 결함 아크라시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자기 통제의 부재', 혹은 '의지의 나약함'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7권에서 이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그가 던진 질문은 놀랍도록 현대적이다. "어떻게 사람은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그것에 반하여 행동할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는 이 질문에 단호했다. 그는 진정한 앎이 있다면 잘못된 행동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악행은 언제나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 입장에 따르면 아크라시아는 아예 존재할 수 없다.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정말로' 안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설명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경험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분명히 알면서도 틀린 선택을 한다. 그는 이를 부정하는 것이 오히려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철학적 오류라고 반박한다. 7권 3장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 "우리는 이 현상을 단순히 부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분명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은 섬세하다. 아크라시아적 인간은 두 종류의 앎 사이에서 분열된다. 보편적 앎("운동은 건강에 좋다")은 있지만,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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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제작 효율 최적화 위한 영지 세팅
### 1. 대성공 확률 증가 vs. 제작 수수료 절감 - **대성공 확률 증가**: 대성공 확률이 2% 증가해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대성공 확률 5%에 2% 증가를 적용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0.1% 증가에 불과합니다. - **제작 수수료 절감**: 제작 수수료를 2% 절감할 경우, 제작할 때마다 발생하는 골드 비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어 비용 절약 효과가 훨씬 큽니다. - 결과적으로, 제작 수수료 절감이 대성공 확률 증가보다 약 10배 더 많은 이득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대성공 확률보다는 수수료 절감에 집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 2. 효율적인 영지 세팅을 위한 이득 극대화 세팅 - 영지 내 필수 세팅 아이템으로 "곡예사의 대기실," "찬란한 소원 나무," "여신의 가호"가 추천됩니다. - **곡예사의 대기실**: 마리샵에서 블루 크리스탈로 구매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제작 효율을 높이는 데 필수 아이템입니다. - **찬란한 소원 나무**: 수수료 절감을 제공하여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이득 극대화에 도움이 됩니다. - **여신의 가호**: 미술품 42개를 모아 획득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제작 효율을 제공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필수로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여신의 가호 대신, **곡예사의 무기 진열대**를 구매해 사용할 수도 있으며, 경제적인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 3. 의상 세팅 (선택적 적용) - 특정 의상을 착용하면 제작 효율이 약간 증가하지만, 최적의 의상 옵션은 없기 때문에 필수는 아닙니다. 크리스탈 비용이 부담스러울 경우 생략 가능하며, 다른 세팅을 우선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 **드레스룸 이용**: 크리스탈을 사용하여 드레스룸에서 특정 NPC와의 호감도로 얻을 수 있는 의상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추천 의상**: 페...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생활 도구 옵션
### 생활 도구 옵션 및 확률 | **옵션** | **고급** | **희귀** | **영웅** | **전설** | **유물** | |-------------------------|-------------|------------|-------------|-------------|-------------| | 기본 보상 추가 획득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희귀 재료 획득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특수 획득 확률 | 0.5~1% | 1~2% | 1.5~3% | 2~4% | 2.5~5% | | 내구도 미차감 확률 | 2.5~5% | 5~10% | 7.5~15% | 10~20% | 12.5~25% | | 채집속도 | 1.25~2.5% | 2.5~5% | 3.75~7.5% | 5~10% | 6.25~12.5% | | 미니게임 난이도 하락 | 1 | 1~2 | 1~2 | 2~3 | 2~3 | | 미니게임 보상 획득 확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낚시 캐스팅 등급 | 1~2 | 2~4 | 4~6 | 6~8 | 8~10 | --- ### 생활 키트 옵션 정리 - 영웅 등급 생활 도구가 제작 비용면에서 효율 좋음 | **생활 유형** | **필수 옵션 (빨간색)...
한국 핵무장 논의와 방위산업 관련주: 핵무기 개발 과정과 유망 종목 분석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논의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방위산업 관련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핵무기 및 방어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큰 잠재적 수혜가 예상됩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 외교적 변화는 이러한 방위산업 관련주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참조: https://gussconomy.tistory.com/entry/한국-핵무장-시나리오-관련주-투자-포인트-총정리 ) --- ### 핵무기 생산과정 요약 #### **핵연료 확보** : 고농축 우라늄-235 또는 플루토늄-239와 같은 핵분열 물질을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 **우라늄 농축**: 우라늄-235의 비율을 약 90% 이상으로 높이는 과정입니다. -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에서 우라늄-238을 중성자로 포획하여 플루토늄을 생성하고 이를 화학적으로 분리합니다. #### **폭발 장치 개발** : 확보한 핵연료를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 **충돌 방식 (Gun-type)**: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두 덩어리를 빠르게 결합시켜 핵분열을 유도합니다. - **내부 압축 방식 (Implosion-type)**: 고폭압력으로 플루토늄을 압축하여 임계 질량을 초과하도록 합니다. ####. **무기화 및 배치** - 폭발 장치를 무기 형태로 조립하여 배치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미사일, 폭격기 등에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 ### 핵심적인 부분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핵연료 확보**와 **폭발 장치 개발**입니다. - **핵연료 확보**: 핵분열 물질 확보가 핵무기 개발의 필수 조건입니다.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며, 보안과 국제적인 감시가 강화된 부분입니다. - **폭발 장치 개발**: 핵연료가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가 없다면 무기화가 불가능합니다. 압축 방식 등 폭발 장치 개발 기술이 핵무기의 폭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