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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알고리즘이 편집하고 지운 얼굴도 레비나스가 말한 타자의 얼굴이라 할 수 있을까, 철학적으로 따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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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사진 한 장이 남긴 질문 2023년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 강진이 덮쳤을 때 나는 여느 때처럼 인스타그램 익스플로어 탭을 넘기고 있었다.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아버지가 딸의 손을 붙잡고 있는 사진 한 장이 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러 좋아요를 누르고, 곧바로 다음 게시물로 넘어갔다. 다음 게시물은 누군가의 강아지 산책 브이로그였다. 그 전환의 매끄러움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방금 본 얼굴과 지금 보는 얼굴 사이에, 알고리즘은 아무런 위계도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날 이후 며칠간 피드에는 비슷한 재난 사진이 계속 올라왔다. 내가 그 사진에 오래 머물렀다는 신호를 시스템이 읽어낸 결과였다. 나는 그 얼굴을 보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 얼굴이 내 안에 만들어낸 반응을 알고리즘에게 학습시켜주고 있었던 걸까. 💭 레비나스가 말한 얼굴은 계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 타자의 얼굴 는 1961년 저작 『전체성과 무한』에서 '얼굴(visage)'을 존재론적 개념이 아니라 윤리적 사건으로 규정한다. 그에게 얼굴은 눈, 코, 입의 형태로 환원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나의 인식 범주에 포섭되지 않고 나를 넘어서는 무한이다. 얼굴은 침묵 속에서도 하나의 명령을 발화한다. "너는 나를 죽이지 말라"는 명령. 이후 인터뷰집 『윤리와 무한』(1982)에서 그는 이를 더 분명히 말한다. 얼굴과의 만남은 재현이나 정보 습득이 아니라, 나를 볼모로 잡는 책임의 시작이라고. 중요한 건 레비나스가 이 마주함을 철저히 신체적 근접성, 살과 목소리,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두 신체 사이의 사건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그는 표상과 얼굴을 구조적으로 대립시킨다. 그런데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것은 정확히 표상, 즉 이미지로 압축되고 편집되고 전송된 얼굴이다. 화면을 통과한 얼굴도 레비나스적 의미의 얼굴일 수 있는가. 🤖 알고리즘은 얼굴을 어떻게 다루는가 2021년 프랜시스 하우겐이 유출한 페이스북 내부 문건,...
💌 짝사랑 감정 일기 쓰는 법, 니체의 영원회귀와 붓다의 화살에 제대로 걸려버린 씁쓸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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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를 처음 만난 3월, 그 문장이 하필 341번이었다 작년 3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일곱 시. 강남의 낡은 스터디룸에서 J를 처음 만났다. 그날 발제문은 니체의 『즐거운 학문』이었고, 그중에서도 341번 잠언, 흔히 "최대의 무게"라고 불리는 그 문단이었다. 어느 날 밤 악마가 찾아와 이렇게 묻는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이 거미와 저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던 달빛 한 조각까지, 크고 작은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무수히 다시 살아야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J는 이 문단을 소리 내 읽다가 "이 삶을 다시"라는 대목에서 반 박자쯤 목소리를 멈췄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던 사람이었고, 아메리카노는 늘 연하게 시켰고, 손목에 가느다란 은반지를 끼고 있었다. 그 멈춤 하나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날 밤 집에 와서 메모장을 열었다. 뭘 써야 할지 몰라서 그냥 날짜, 장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순간 몸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그리고 내가 속으로 지어낸 이야기와 실제 벌어진 팩트를 나눠 적었다. 이게 시작이었다. 감정을 그대로 두면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부풀어 오르는데, 적어놓으면 신기하게 크기가 줄어들었다. 🔄 영원회귀로 일기를 다시 읽는 법 한 달쯤 일기가 쌓였을 때, 341번 잠언이 다시 생각났다. 니체가 던진 질문은 사실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테스트다. 이 하루를 그대로 무한히 반복해도 괜찮은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순간만이 진짜 살아있는 순간이라는 것. 이 기준으로 일기를 다시 읽어봤다. 4월 12일자 일기에는 J가 답장을 세 시간 늦게 보낸 날, 그 세 시간 동안 휴대폰을 스물두 번 확인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 하루를 무한히 반복해도 좋은가. 답은 명백히 아니오였다. 반대로 3월 스터디 뒤풀이에서 J가 내가 번역한 문장 하나를 소리 내 다시 읽어주며 웃었던 밤, 그날 일기에는 "이 순간이라면 몇 번이고"라고 써 있었다...
📖 회사가 망하고 대출 4200만원 남았을 때, 1500년 전 죄수가 쓴 철학의 위안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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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11월, 다니던 광고대행사 '그로스랩'이 문을 닫았다. 두 달치 월급이 밀린 상태로 출근했더니 사무실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대표는 연락이 끊겼고, 나는 서른다섯이었고, 전세자금대출 4200만원이 남아 있었다. 그 뒤로 일곱 달을 백수로 보냈다. 이력서를 백 통쯤 넣었을 때, 친구 책상에서 얼떨결에 집어 든 책이 보이티우스 철학의 위안 요약 이었다. 처음엔 제목이 너무 뻔해서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저자 소개를 읽다가 멈췄다. 이 사람, 진짜 감옥에서 죽기 직전에 이걸 쓴 거였다. ⛓️ 반역죄로 갇힌 로마 귀족이 남긴 마지막 책 보에티우스는 6세기 초 동고트 왕국에서 집정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왕 테오도리쿠스 밑에서 승승장구하다가 524년, 반역 혐의로 파비아 감옥에 갇혔다. 재판도 제대로 못 받고 그해 처형당했다. 『철학의 위안』은 그 감옥에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 쓴 글이다. 철학이 여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를 위로한다는 설정인데, 산문과 운문이 번갈아 나오는 독특한 형식(프로시메트룸)을 쓴다. 재밌는 건 이 사람이 원래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 저작들을 라틴어로 번역하던 학자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논증도 감상적인 위로가 아니라, 하나씩 전제를 세우고 반박하고 결론을 좁혀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역사가들이 그를 두고 "마지막 로마인이자 최초의 스콜라 철학자"라 부르는 이유다. 🎡 포르투나의 수레바퀴, 그리고 내 대출 문자 2권에서 철학은 '포르투나(운명의 여신)'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나는 원래 이런 존재다. 오르내림이 내 본질이며, 그것이 내 놀이다. 올라가고 싶으면 올라가라, 다만 내 놀이의 규칙에 따라 다시 내려와야 할 때 그것을 억울해하지는 마라." (박문재 옮김, 『철학의 위안』, 현대지성, 2018, 2권 2장 부분 발췌)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운명은 원래 변덕스럽다'는 뻔한 소리로 들렸다. 그런데 실직 통보를 받은 그날 밤, 대...
💔 청첩장 문자 받고 화났던 이유, 짝사랑 끝난 자리서 스토아 철학 연애관과 싸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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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첩장 문자를 받은 날, 나는 화가 났다 작년 6월, 밤 11시 반이었다. "나 다음 달에 결혼해." 정우한테서 온 문자를 세 번 다시 읽었다. 손이 떨렸는데 슬퍼서가 아니었다. 화가 났다. 왜 화가 나는지 스스로도 이상했다. 3년 동안 나는 일요일마다 그의 안부를 물었고, 생일엔 늘 선물을 준비했고, 새벽에 울면서 전화하면 받아준 사람이었다. 그 문자를 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내가 그렇게 해준 게 몇 번인데." 사랑이 끝났다는 슬픔보다 먼저 온 건 청구서를 못 받은 사람의 억울함이었다. 그날 밤 나는 그와 나눈 카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롤했다. 3년치였다. 🏛️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 스토아 철학 연애관 을 붙잡았지만 실패한 이유 에픽테토스의 그 유명한 구분,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라는 말을 붙잡았다. 그의 마음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니 놓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실제로 해봤다. 연락처를 지웠다. 사진 폴더를 삭제했다. 그리고 새벽 2시에 휴지통에서 복구했다. 다음 날 다시 지웠다. 그다음 주에 또 복구했다. 세 번을 반복하고서야 깨달은 게 있다. 스토아 철학은 "이미 마음을 정리한 사람"이 정념을 절제하는 훈련법이지, 아직 원망이 펄펄 끓는 사람한테 던지는 명령어가 아니었다. 놓아야 한다는 걸 아는 것과 놓아지는 것 사이엔 내가 넘지 못하는 강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강을 스토아는 설명해주지 않았다. 🔁 니체라면 "그 고통을 다시 원해봐"라고 했을 것이다 — 근데 그게 말이 되나 그때 니체가 걸렸다. 영원회귀. 지금 이 고통스러운 3년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다시 살아야 한다면, 나는 그걸 원할 수 있는가. 처음엔 웃겼다. 스토아는 감정을 절제하라 하고, 니체는 그 감정까지 통째로 긍정하라 한다. 둘은 사실 같은 편이 아니다. 하나는 파도를 잠재우라 하고 하나는 파도를 타고 넘으라 한다. 나는 이 둘...
🪙 KRX 금현물 vs 골드바 vs 골드통장, 세금 뭐가 제일 유리할까 (세율표 완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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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금값이 계속 오른다길래 은행에서 골드바 하나를 샀다. 그런데 결제하면서 영수증을 보니 가격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따로 붙어 있는 거다. "어? 이거 원래 이렇게 비싼 거였나" 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금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같은 100만원을 투자해도 KRX 금현물로 하느냐, 골드바로 사느냐, 골드통장에 넣느냐에 따라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오늘은 금현물 ETF 골드바 세금 비교 세율표로 딱 정리해봤다. 🏦 KRX 금현물 계좌, 세금이 없다는 게 진짜일까 먼저 헷갈리기 쉬운 것부터 짚고 가자면,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은 '금현물' 상품이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골드 ETF'는 이것과 별개로 파생상품(금 선물)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둘은 세금 구조가 다르니 나눠서 봐야 한다. 증권사 계좌를 통해 KRX 금시장에서 금을 사고파는 방식은 국내 금 투자 상품 중 세금 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아예 없고, 무엇보다 매입할 때 부가가치세 10%도 면제된다. 증권거래세도 붙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0만원어치를 사서 1200만원에 팔았다면, 200만원의 차익이 그대로 내 손에 들어온다. 세금 관련 신고 의무도 없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다. 계좌 안에서 매매만 할 때 얘기다. 만약 실물 골드바로 인출하면 그 순간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된다. 그래서 투자 목적이면 실물 인출을 하지 않는 게 세금상 유리하다. 🪙 골드바 실물 매입, 부가세 10%부터 각오해야 한다 은행이나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직접 사는 경우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살 때부터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는 점이다. 1000만원짜리 골드바를 사려면 실제로는 1100만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시작부터 10% 손해를 안고 들어가는 구조라, 금값이 딱 10% 이상 오르지 않으면 본전도 못 찾는다. 대신 개인이...
💔 짝사랑도 유통기한이 있다: 니체와 붓다에게 물어본 3년 짝사랑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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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째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날 작년 겨울, 친구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그 사람을 봤다. 인사만 하고 돌아섰는데, 집에 오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소름이 돋았다. "나 아직도 이러고 있네." 처음 마음이 생긴 게 대학교 3학년 때였으니까, 계산해보니 거의 3년이었다. 3년 동안 나는 같은 감정을 붙잡고, 놓았다가, 다시 붙잡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거다. 그날 밤 나는 궁금해졌다. 짝사랑 유통기한 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 있다면 나는 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감정을 냉장고에서 계속 꺼내 먹고 있었던 걸까. ⏳ 짝사랑에는 실제로 '평균 소비기한'이 있다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브는 1979년 저서 『사랑과 리머런스(Love and Limerence)』에서 짝사랑에 가까운 강렬한 몰입 상태를 '리머런스'라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그녀가 수백 명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리머런스 상태는 평균적으로 18개월에서 3년 사이에 자연스럽게 소멸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짧게는 몇 개월, 길어도 3년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것이다. 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뇌 영상 연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짝사랑 상태의 뇌를 fMRI로 촬영했을 때, 코카인 중독자의 뇌와 유사하게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과다 분비되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는 이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이 원래 오래 지속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뇌는 이 고강도 흥분 상태를 길어야 1~2년 정도 유지할 수 있고, 그 이후엔 화학적으로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즉 우리가 "마음이 식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의지의 실패가 아니라 생리적으로 예정된 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나처럼 3년이 지나도, 5년이 지나도 감정이 안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갈림길이 나온다. 짝사랑 그 자체는 유통기한이 짧지만, 우리가 그 감정에 덧붙이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스스로 연장할 수 ...
🍯 모든 걸 다 아는 사이는 필요 없다 —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우정이라는 쾌락, 그 놀라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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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친구 800명, 정작 그날 밤엔 한 명도 못 눌렀다 작년 이맘때, 자정 넘어 갑자기 배가 뒤틀리듯 아팠다. 맹장인가 싶어 진지하게 응급실을 검색하다가, 혼자 가긴 무서워서 누구한테라도 연락해볼까 하고 카톡을 열었다. 친구 목록을 내려봤다. 800명 가까이 있었다. 대학 동기, 전 직장 사람들, 몇 번 술자리에서 만난 지인, 이름은 아는데 얼굴이 가물가물한 사람들. 그런데 그 목록에서 "지금 와줄 수 있어?"라고 물을 사람은 정말 단 한 명도 없었다. 단체 채팅방은 열 개가 넘게 떠 있는데 말이다. 결국 나는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못하고 택시를 불러 혼자 응급실에 갔고, 대기실에서 세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그 80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공허한지 계속 곱씹었다. 다행히 장염이었다. 하지만 그날 확인한 건 위장 상태보다 더 불편한 사실이었다. 나는 관계의 숫자는 넘치는데 관계의 밀도는 텅 비어 있었다. 📜 에피쿠로스가 우정을 "최고의 쾌락"이라 부른 이유 이 경험을 곱씹다가 다시 펼친 게 에피쿠로스 우정론 의 『주요 교설』(Kyriai Doxai)이었다. 27번째 교설에 이런 문장이 있다. "지혜가 완전한 삶의 축복을 위해 마련하는 것들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우정을 소유하는 것이다." 흔히 에피쿠로스를 쾌락주의자로만 기억하는데, 그가 말한 쾌락은 술과 음식이 아니라 '아타락시아', 즉 마음의 동요가 없는 평정 상태였다. 그는 쾌락을 두 종류로 나눴다. 배고픔을 채우는 것 같은 순간적·동적인 쾌락과, 그 결핍 자체가 사라진 상태에서 오는 지속적·정적인 쾌락. 우정이 후자에 속한다. 맛있는 걸 먹는 즐거움은 끝나지만, 위급할 때 부를 사람이 있다는 확신에서 오는 안정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에피쿠로스가 실제로 우정을 이론으로만 말한 게 아니라, 아테네 외곽에 '정원(케포스)'이라는 공동체를 차려 제자들과 함께 살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곳엔 여성도, 노예 신분이던...
💌 니체와 부처에게 한 달간 검사받은 짝사랑 감정 일기 쓰는 법, 질투 점수로 나를 관찰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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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두 시, 프로필 사진을 스무 번째 확인하고 나서 7월 3일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오늘 그 사람 스토리 배경이 어디인지 알아내려고 15분 썼음. 같이 있던 사람이 나보다 편해 보였음. 질투 7/10." 이걸 쓰면서 스스로 놀랐다. 하루 종일 그 사람 생각을 몇 번 했는지, 카톡 프사를 몇 번 눌러봤는지 세어본 적이 그때까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감정은 계속 있었는데 그걸 숫자로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이 일기였다. 규칙은 단순했다. 매일 세 줄. 뭘 느꼈는지, 몇 시에 그랬는지, 왜 그랬다고 생각하는지. 감상이나 다짐은 쓰지 않기로 했다. 그날그날의 데이터만 남기기로. 🏷️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진짜 조용해지는가 UCLA의 매튜 리버먼 교수가 2007년 학술지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연구가 있다. 참가자들에게 화난 표정, 무서운 표정 같은 감정적인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fMRI로 뇌를 찍었는데, 그냥 사진을 보기만 했을 때보다 "이건 화난 표정이다"처럼 감정에 이름을 붙여 말했을 때 편도체(공포·불안을 담당하는 부위) 활동이 줄어들고 대신 전전두엽 쪽이 활성화됐다. 이 현상을 affect labeling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걸 읽고 일기를 감정 라벨링 훈련처럼 썼다. "그립다" 대신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웃는 거 보고 배 아래쪽이 조여드는 느낌, 이건 질투다"라고 구체적으로 적었다. 처음 열흘 정도는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여전히 프사를 확인했고, 여전히 새벽까지 카톡 내용을 곱씹었다. 다만 다음 날 아침 그걸 숫자로 옮겨 적는 행위 자체가 조금씩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감정이 나를 덮치는 사건에서, 내가 관찰하고 기록하는 대상으로 슬쩍 자리를 옮긴 거다. 🔁 니체를 소환한 건 반복 횟수 때문이었다 일기를 2주쯤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패턴이 보였다. 화, 수, 금 밤 열 시에서 자정 사이에 감정 점...
🏛️ 에피쿠로스는 왜 재산을 공유하지 말라고 했을까 — 정원학교의 진짜 구조와 공동체 설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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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마켓에 짐을 다 풀어놓고 작년에 이사하면서 당근마켓에 물건을 한 사흘 내내 올렸다. 안 입는 재킷, 사놓고 펼치지도 않은 전공서적, 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커피용품들. 물건이 하나씩 팔려나가면서 방이 비는 걸 보는데, 이상하게 홀가분한 것과 별개로 조금 허전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 감정이 뭔가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그 이유를 알게 된 건 몇 달 뒤 에피쿠로스의 '정원(케포스, Kepos)'에 대해 읽으면서였다. 다만 지금 와서 보니 그때 내가 느낀 건 미니멀리즘이라기보다는, 물건을 줄이는 것과 함께 사는 방식 자체에 대한 질문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이 글은 '비우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뻔한 이야기 대신, 에피쿠로스가 실제로 어떻게 공동체를 설계했는지를 좀 파보려 한다. 🚪 정원 대문에 붙어 있던 문구 기원전 306년,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성벽 밖에 땅을 사서 학교 겸 거주 공동체를 만든다. 세네카가 『도덕서한』 21번에서 전하길, 그 정원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나그네여, 여기 머물면 좋을 것이다. 여기서는 쾌락이 최고선이다." 아카데메이아나 리케이온처럼 귀족 자제들이 다니는 엘리트 교육기관과 나란히 놓고 보면, 이 광고 문구 자체가 이미 도발이다. 게다가 정원에는 여성(헤타이라 출신인 레온티온), 노예(뮈스) 도 정식 구성원으로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그리스 철학 공동체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여기까지만 보면 "역시 진보적인 코뮌이었구나" 싶은데, 실제 운영 방식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정반대 지점에서 흥미로워진다. 🤝 "친구의 재산은 공동의 것"이라는 말을 에피쿠로스는 거절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모든 것이 공동이다"라는 원칙으로 유명했다. 재산을 공동 소유로 묶는 방식이다. 그런데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가 전하는 에피쿠로스의 편지에는 이 원칙에 대한 명시적인 반박이 ...
💔 정서적 시차: 애착유형이 아니라 마음이 도착하는 속도 차이가 관계의 진짜 온도를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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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의 온도차 작년 3월, 세 번째 데이트가 끝나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나는 그 사람이 보낸 문자를 다섯 번쯤 다시 읽었다.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엔 언제 봐요?" 짧은 한 줄이었는데 나는 답장을 쓰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좋아하는 마음은 이미 턱 끝까지 차 있었는데,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았다. 상대는 아직 세 번째 만남이라는 온도에 머물러 있는 게 느껴졌다. 그때 나는 이 어긋남을 애착유형이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었다. 나는 불안형이라 빨리 달아오르고, 저 사람은 회피형이라 천천히 온다 - 이렇게 카테고리 하나만 붙이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몇 주 지나서 보니 그 설명은 절반만 맞았다. 진짜 문제는 유형이 아니라 속도였다. 🧩 애착유형론이 설명 못하는 부분 볼비와 에인스워스가 만든 애착이론은 사실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이론이지 '얼마나 빨리'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이론이 아니다. 안정형이든 불안형이든 회피형이든, 이 분류는 감정을 처리하는 패턴을 설명할 뿐, 그 패턴이 작동하는 속도까지 설명해주진 않는다. 두 사람이 똑같이 안정형이어도 한 명은 두 번 만나고 확신이 서고, 다른 한 명은 여섯 번은 만나야 겨우 마음을 정한다. 유형의 차이가 아니라 그냥 속도의 차이다. 로버트 스턴버그가 1986년에 내놓은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보면 이 부분이 좀 더 선명해진다. 스턴버그는 사랑을 친밀감, 열정, 헌신이라는 세 요소로 쪼갰는데, 이 세 요소가 시간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다고 봤다. 열정은 초반에 빨리 타오르고 서서히 식는 반면, 친밀감은 느리게 쌓이다가 어느 시점부터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문제는 이 곡선의 기울기가 개인마다 다르다는 거다. 나는 열정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사람이었고, 그 사람은 친밀감 곡선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사람이었을 뿐. 애착유형은 같았어도 곡선의 기울기가 달랐던 거고, 그게 내가 느낀 온도차의 진짜 ...
💰IRP 담보대출로 전세보증금 올려막기, 한도부터 금리·마진콜 리스크까지 다 파헤쳐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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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약 두 달 전, 집주인한테 문자 한 통 받고 작년 10월이었어요. "재계약 때 보증금 3천만 원 올려주셔야 할 것 같아요"라는 문자 한 통. 마이너스통장은 이미 한도 꽉 채워 쓰고 있었고, 신용대출은 금리가 6%대까지 붙어서 엄두가 안 났어요. 그러다 회사 재무팀 동료가 "너 IRP 있잖아, 그거 담보로 대출받으면 돼"라고 툭 던진 한마디에 처음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도 IRP는 그냥 세액공제용 노후자금 통장인 줄만 알았거든요. 🤔 왜 IRP를 담보로 대출이 되는 걸까 이게 아무 때나 되는 게 아니에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2조에 나오는 '중도인출 사유'와 사실상 같은 목록에 해당해야 담보 제공이 허용됩니다. 무주택자의 주택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 절차 개시, 천재지변 피해 정도가 대표적이고요. 이 사유들에 해당하는 가입자에 한해 적립금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근거가 시행령 제2조의2입니다. 저는 '무주택자의 전세보증금 인상분 부담'에 해당해서 임대차계약서와 등본, 무주택 확인서류를 은행에 냈어요. 여기서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IRP는 DC형 퇴직연금처럼 자유롭게 빼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인출·담보 제공 자체가 막혀 있고, 이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만 예외적으로 문이 열리는 구조예요. 그래서 은행 창구에서도 서류가 안 맞으면 아예 접수 자체를 안 받아줍니다. 📊 한도는 법이 50%로 못 박아뒀다 IRP 담보대출 한도 가 은행마다 제각각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2조의2에서 '적립금의 100분의 50 이내'로 상한선이 이미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즉 은행이 마음대로 60%, 70%까지 열어줄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제 IRP 잔고가 당시 8,200만 원이었는데, 법정 상한대로면 4,100만 원까지 담보 제공이 가능...
💰IRP 계좌 해지 없이 담보대출 받는 법, 은행별 한도·금리·조건 완벽 비교 (실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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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보증금 4천만 원 올려달라는 말에 IRP부터 떠올랐다 작년 이맘때쯤 집주인한테 전세 재계약하면서 보증금 4천만 원을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이미 꽉 차 있고, 적금 깨자니 만기가 여섯 달밖에 안 남은 상태였죠.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회사 다니면서 8년 넘게 넣어온 IRP 계좌였어요. 적립금이 3,200만 원 정도 쌓여 있었거든요. 처음엔 그냥 해지하려고 했어요. 근데 세무사 지인한테 물어보니 기절할 뻔했습니다. 세액공제 받은 원금이랑 운용수익에 대해 16.5% 기타소득세가 한 번에 붙는다는 거예요. 3,200만 원 중 세액공제 받은 부분만 2,400만 원이었는데, 이걸 한꺼번에 정산하면 대략 400만 원 가까이 세금으로 날아가는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해지 대신 담보대출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 아무 이유로나 담보대출이 나오지는 않는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요. IRP 담보대출 조건 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제2조 1항에 명시된 사유로 한정돼 있어요.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임차보증금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 본인이나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경우, 개인회생절차 개시 또는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정도로 한정돼 있어요. 저는 '무주택자의 임차보증금 부담'을 사유로 신청했고, 이걸 증명하려고 확정일자 찍힌 임대차계약서, 등기부등본, 무주택 확인이 되는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를 준비해서 냈습니다. 🏦 3곳 은행 직접 상담받고 정리한 실제 숫자 이 부분이 제일 궁금하실 것 같아서 그때 받았던 상담 내용을 그대로 옮겨볼게요. 담보인정비율은 관행상 적립금의 50% 이내로 잡히는 경우가 많았고, 은행마다 기준금리 지표와 가산금리가 달랐습니다. - KB국민은행: 코픽스 신잔액기준 + 가산금리 1.20%p → 최종 4.98%, 한도 1,600만 원(적립금의 50%) - 신한은행: 금융채 6개월물 + 가산금리...
📱 손안의 반쪽 자아: 폰 없이 보낸 아홉 시간 사십 분, 시몽동의 개체화로 다시 읽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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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8시 22분, 폰이 없다는 걸 알았다 지난달 7월 셋째 주 화요일, 나는 평소보다 십 분 늦게 집을 나섰다. 지하철 3호선 개찰구 앞에서 교통카드 앱을 켜려고 주머니를 뒤졌는데 폰이 없었다. 식탁 위, 충전기 옆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게 뻔했다. 다시 집에 갔다 오면 지각이 확정이라 그냥 역무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일회용 승차권을 샀다. 그날 하루가 얼마나 이상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면 이렇다. 회사 출입증이 폰 안의 QR코드라서 로비에서 십오 분을 서 있다가 지나가는 동료를 붙잡고 같이 들어갔다. 열한 시 화상회의는 링크가 팀 채팅방에 왔는데 그걸 받을 방법이 없어서 이십 분 늦게 노트북으로 겨우 접속했다. 점심 약속은 상대방 번호가 폰에만 저장돼 있어서 결국 못 갔다.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땐 도어록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나 십 분간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야 했다. 그렇게 폰 없이 보낸 시간이 정확히 아홉 시간 사십 분이었다. 이상한 건 그 아홉 시간 사십 분 동안 내가 느낀 감정이 '불편'이라는 단어로는 잘 안 담긴다는 점이다. 뭔가 내가 반쪽만 작동하는 느낌, 아니 더 정확히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돌아다닌 느낌이었다. 그날 밤 이 감각이 이상하게 낯익어서, 대학원 시절 잠깐 읽다 만 질베르 시몽동 개체화 의 책을 다시 꺼냈다. 🌱 개체는 완성품이 아니라는 이야기 시몽동은 1958년 박사논문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양식에 대하여』와 이어지는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에서 개체화(individuation)라는 개념을 다룬다. 그가 뒤집으려 한 건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서구 철학이 당연하게 여겨온 전제, 즉 개체란 이미 완성된 실체이고 철학은 그 완성된 것을 나중에 설명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시몽동의 주장은 반대다. 개체는 처음부터 완결된 것으로 주어지지 않고, 언제나 '전개체적 실재(réalité préindividuelle)'라는 잠재력의 저장고를 안고 태어난다. 그리고 이...
💌짝사랑 들키지 않으려던 밤들, 사내 CRM 이관 프로젝트 회의실에서 니체와 붓다에게 물어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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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실 문 앞에서 3초를 멈췄던 이유 2019년 여름, 사내 CRM 이관 프로젝트에서 화요일 목요일 오후 2시마다 리팩토링 문서를 같이 검토하던 개발자가 있었다. 편의상 '재우'라고 부르겠다. 다른 팀 소속이라 평소엔 마주칠 일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로그인 모듈 세션 타임아웃 값을 두고 그가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근데 이거 30분 맞아요? 원래는 더 길지 않았어요?" 나는 "어... 원래 60분이었는데 보안팀에서 30분으로 내리라고 해서요"라고 답했다. 별거 아닌 대답인데, 말하고 나서 회의 끝나고 화장실에 가서 물을 틀어놓고 세수를 하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왜 목소리가 그렇게 올라갔지." 그날부터 나는 그의 PR 코멘트를 필요 이상으로 정독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git log를 열어 그가 새벽 1시에 커밋을 올린 걸 보고 "이 사람 잠은 자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회의실 문 앞에서 들어가기 전에 3초쯤 멈추고 표정을 가다듬는 버릇이 생긴 것도 그 무렵이다. 🎭 니체라면 이 감정을 숨기는 걸 비겁하다고 했을 것이다 니체를 다시 읽으면서 걸린 건 '힘에의 의지' 자체가 아니라 '원한(르상티망)'이었다. 니체는 노예 도덕을 이렇게 정의한다. 강자가 두려워서 스스로를 '저것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는 태도라고. 나는 내 감정 숨기기를 되짚어보다가 소름이 돋았다. 내가 티를 안 내려던 진짜 이유는 재우를 배려해서가 아니라, 거절당했을 때 동료로서의 관계까지 어색해질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나온 은폐였다. 니체식으로 말하면 여기서 갈리는 지점은 '티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아니다. 왜 안 내느냐다. 두려움 때문에 숨기면 그건 반응적(reactive) 태도고, 회의 준비를 더 꼼꼼히 하고 코드 리뷰를 더 성실히 남기는 식으로 계속 좋은 걸 만들어내는 ...
🌿에피쿠로스 정원학파, 2300년 전 아테네가 먼저 살았던 '조용한 삶'의 진짜 의미를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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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을 끄던 밤,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했을까 작년 가을 어느 저녁이었다. 회사 단톡방, 인스타그램, 뉴스 푸시까지 하루 종일 울려대던 휴대폰을 보다가 홧김에 알림을 죄다 꺼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밤, 개운하기는커녕 좀 허전했다. 조용해진 방 안에서 나는 뭘 놓친 기분이었을까. 요즘 유행하는 '조용한 삶(quiet living)'이라는 말도 비슷한 온도로 다가온다. 알고리즘과 비교,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작은 삶으로 물러나자는 제안. 그런데 이걸 처음 실천한 사람들이 2300년 전 아테네에 있었다는 걸 알고 나서, 나는 이 유행어를 다시 보게 됐다. 🏛️ 아테네 변두리, 이상한 공동체 하나 기원전 306년,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성벽 밖 어딘가에 땅을 사서 학교를 세운다. 흔히 에피쿠로스 정원학파 의 '정원(Kepos)'이라 불리는 곳이다. 당시 아테네 철학계의 중심이던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나 아리스토텔레스 계열의 리케이온과 비교하면 이 정원은 지리적으로도, 구성원 면에서도 변방이었다. 여기엔 시민만 있는 게 아니라 여성도, 심지어 노예 신분인 사람도 함께 공부했다. 아테네 시민 남성만 정식 구성원이 될 수 있던 다른 학파들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가 쓴 「저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10권(에피쿠로스 편)에 이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남아 있다. 🙊 "숨어 살라"는 말, 사실은 반대였다 에피쿠로스의 유명한 모토 중에 "λάθε βιώσας(라테 비오사스)", 흔히 "숨어서 살라"로 번역되는 말이 있다. 나도 처음엔 이걸 '은둔형 외톨이가 되라'는 뜻으로 오해했다. 그런데 이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쓴 사람이 있다. 그리스 출신의 전기작가이자 수필가인 플루타르코스다. 그는 시인이 아니라 「영웅전」을 쓴 것으로 유명한 산문가인데, 「모랄리아」에 실린 「'숨어서 살라'는 말은 옳은가...
💔 환승연애 말고 환승우정, 헤어진 연인과 다시 가까워지는 사랑의 새로운 형태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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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지고 삼 년 만에 다시 연락한 그 사람 작년 겨울, 헤어진 지 삼 년 된 전 애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직을 준비 중인데 내가 있는 업계 얘기를 좀 듣고 싶다고. 처음엔 손이 떨릴 정도로 어색했다. 카페에 앉아 두 시간 동안 이직, 연봉, 요즘 읽는 책 얘기를 하다가 헤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사람과 나 사이에 남은 감정이 미련도 애증도 아니고, 그냥 이 사람을 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자산처럼 남아 있다는 걸.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친한 후배 하나는 재작년에 헤어진 전 남자친구랑 아직도 서로 이사할 때 짐을 날라준다. "사귈 때보다 지금이 더 편해요"라고 그 애는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 말고 환승우정 >가 화제였던 것도 비슷한 지점을 건드렸기 때문일 거다. 그 프로그램의 재미는 사실 새 연애가 아니라, 헤어진 사람과 한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고 밥을 먹는 장면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그 장면에 유독 몰입하는 건, 우리 모두 마음 한구석에서 "이별이 곧 관계의 완전한 소멸이 아닐 수 있다"는 걸 확인받고 싶어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 니체가 물은 건 '돌아옴'이 아니라 '긍정'이었다 니체의 영원회귀를 이 얘기에 갖다 붙이고 싶은 유혹이 크다. "관계가 다른 형태로 돌아온다"는 식으로. 그런데 이건 니체를 오독하는 거다.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니체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이렇게 속삭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네가 지금 살고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이 삶을, 다시 한번 그리고 무수히 다시 살아야 한다면. 그 안의 모든 고통과 기쁨, 모든 사소하고 큰 일들이 같은 순서와 같은 계열로 되돌아올 것이다." 니체가 묻는 건 형태의 변형이 아니라 동일한 것의 반복이다. 그리고 그 반복을 견딜 수 있는가, 나아가 긍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내가 이 개념에서 가져올 수 있는...
💰IRP 부분인출 세금 계산법 — 퇴직금과 세액공제분 섞인 계좌는 인출 한도가 다르게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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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계좌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알게 된 것 작년 가을에 친구가 IRP 계좌 부분인출 세금 계산법 이 궁금하다며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는 "세액공제 받은 돈이니까 다 기타소득세 16.5%"라고 단순하게 계산해줬는데, 나중에 친구가 보내준 계좌 명세서를 다시 보니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다. 그 계좌엔 퇴직할 때 회사에서 이체된 퇴직금 원금이 절반 넘게 들어 있었고, 세액공제를 받은 자기부담금은 일부였고, 심지어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자기부담금도 조금 섞여 있었다. 셋 다 세금 매기는 방식이 다르다. 이걸 하나로 뭉뚱그려 계산하면 실제 세금과 꽤 어긋난다는 걸 그때 알았다. 🧩 IRP 잔액은 사실 세 덩어리로 나뉜다 국세청은 연금계좌 안의 돈을 재원별로 나눠서 관리한다. 인출할 때도 아무거나 먼저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정해진 순서가 있는데, 근거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연금계좌의 인출순서 등)이다. 순서는 이렇다. 1. 과세제외금액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자기부담금. 예를 들어 연 900만원 세액공제 한도를 넘겨서 추가로 넣은 돈이나, 세액공제 신청을 아예 안 한 납입분이 여기 해당한다. 이 돈은 인출할 때 세금이 붙지 않는다. 2. 이연퇴직소득 — 퇴직할 때 회사가 원천징수했어야 할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고 IRP로 그대로 옮겨온 퇴직금 원금. 인출 시 퇴직소득세가 과세된다. 3. 세액공제받은 자기부담금 + 운용수익 — 요건을 채워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3.3~5.5%), 요건을 못 채우거나 한도를 넘겨 받으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인출은 항상 1번부터 순서대로 빠진다. 그래서 계좌에 과세제외금액이나 퇴직금 원금이 많이 남아 있으면, 정작 세율 높은 3번까지 손대지 않고도 필요한 돈을 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연금수령한도, 손익분기선은 여기서 갈린다 2번과 3번 재원에 세금 유불리가 갈리는 기준이 연금수령한도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연금계좌 평가액 ÷ (11 − 연금수령연차) ×...
💔 그가 기억 못하는 책을 나 혼자 3년째 붙잡은 이유, 짝사랑 상대 결혼 소식과 마음 정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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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스토리 하나가 무너뜨린 것 📱💔 7월 둘째 주 화요일 밤 11시쯤이었다. 씻고 나와서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켰는데 스토리 맨 앞자리에 그 사람 얼굴이 떠 있었다. 흰 배경에 검은 세리프체로 "8월 15일, 그리고 영원히"라고 적힌 청첩장 사진. 손에서 핸드폰이 그대로 이불 위로 떨어졌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정확히는 명치 아래 어딘가가 훅 빠지는 느낌, 숨을 들이쉬는 타이밍을 놓친 사람처럼 한동안 숨을 참고 있었다. 3년 전 대학원 스터디에서 만난 사람이었다. 매주 화요일 저녁 학교 앞 카페에서 논문을 같이 읽었고, 그 사람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빌려준 게 2023년 가을이었다. "이 책 되게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라는 말을 나는 3년째 곱씹고 있었다. 그날 밤 친구 지은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 아직도 이러고 있나 봐"라고 했더니 지은이는 한참 말이 없다가 "야, 너 그 사람이랑 연락한 지 1년도 넘었잖아"라고만 했다. 민재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알게 된 것 📞 다음 날 저녁, 그 사람과 아직 연락하는 유일한 사람인 민재한테 전화를 걸었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뭘 확인하고 싶었는지는 통화가 끝나고서야 알았다. 민재는 결혼식 얘기를 하다가 무심코 "아 맞다 걔 요즘도 책 잘 안 읽더라, 예전부터 그랬잖아"라고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데미안 빌려줬던 것도 기억 안 하려나" 하고 흘리듯 말했는데, 민재가 되물었다. "누가 누구한테 뭘 빌려줬다고?" 진심으로 몰라서 묻는 목소리였다. 3년 동안 내가 붙잡고 있던 장면 하나를, 정작 그 장면의 주인공은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한테 준 것 같았던 어떤 의미를 사랑했다. 니체라면 이 밤을 다시 살아보라고 했을 것 ...
🎭 웃음이 아니라 판단을 훈련한다 — 스토아 철학자들이 지킨 아파테이아와 감정노동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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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는 목소리로 버티다, 어느 날 말이 안 나왔다 콜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나는 헤드셋을 쓰면 목소리 톤이 반음쯤 올라가는 사람이었다. 매뉴얼에 그렇게 쓰여 있었으니까. "고객님,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를 하루에 수십 번 반복하다 보면 그 말이 진심인지 습관인지 나조차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그러던 어느 오후, 세 번째로 같은 항의를 반복하는 고객 앞에서 나는 정해진 문장을 읊다가 갑자기 목이 잠겼다.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보다 이상한 감각이었다 — 내 감정과 내 목소리 사이에 얇은 막이 하나 껴 있는 느낌. 그 막이 그날 처음으로 찢어졌다. 나중에야 이 현상에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다.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1983년 저서 『관리되는 마음(The Managed Heart)』에서 델타항공 승무원들의 교육 과정을 몇 달간 참여관찰하며 이 현상을 기록했다. 그는 승무원들이 실제로는 느끼지 않는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 "표면 연기(surface acting)"를 하거나, 아예 스스로 그 감정을 느끼려고 애쓰는 "심층 연기(deep acting)"를 한다는 걸 발견했고, 이 둘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자기소외감을 "정서적 부조화(emotional dissonance)"라 불렀다. 내가 그날 느낀 막은 정확히 그 부조화였다. ⛓️ 에픽테토스는 서재에 앉은 온화한 철학자가 아니었다 감정노동에 지칠 때마다 스토아철학이 자주 소환되는데, 대부분 "동요하지 마라"는 말만 떼어다 쓴다. 그런데 이 말을 처음 체계화한 에픽테토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면 그 말의 무게가 달라진다. 그는 로마의 노예였다. 소아시아 히에라폴리스에서 태어나 네로 황제의 비서였던 에파프로디토스의 소유였고, 3세기 교부 오리게네스가 『켈수스 반박』에 남긴 기록에 따르면 주인이 그의 다리를 비틀어 학대할 때 에픽테토스는 담담히 "그렇게 하면 부러질 겁니다"라고 말했고...
📝 짝사랑 감정일지 쓰는 법: 열두 번의 프로필 확인과 한 줄 기록으로 마음 다스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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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프로필을 열두 번째 확인하던 밤 작년 가을 어느 화요일, 나는 그 사람 카톡 프로필을 몇 번이나 열어보는지 직접 세어봤다. 열두 번이었다. 손가락으로 앱을 켰다 끄는 그 동작 자체를 세면서, 이게 얼마나 반복적인 몸짓인지 처음 실감했다. 답장이 늦으면 손바닥에 땀이 났고, 답장이 오면 그 문장을 세 번쯤 다시 읽었다. 문제는 이 패턴을 안다고 해서 멈춰지지 않았다는 거다. 알아차림과 통제는 다른 능력이었다. 그날 밤 메모장 대신 A5 노트를 하나 꺼냈다. 감정을 정리해보겠다는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다. 그냥 다음번에 프로필을 열 때, 그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줄이라도 적어보고 싶었다. 📝 적은 건 감정이 아니라 '몇 시, 무슨 일'이었다 처음엔 "설렌다" "불안하다" 같은 형용사를 적었는데, 사흘 만에 그만뒀다. 형용사는 매번 비슷해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형식을 바꿨다. 시각, 직전에 있었던 일, 몸에서 일어난 감각, 그리고 내가 실제로 한 행동.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10월 14일 22:47 — 그 사람이 다른 사람 인스타에 댓글 단 걸 봄. 명치가 조여옴. 프로필 3번 새로고침함. 10월 16일 09:12 — 아침에 연락 없음. 별생각 없이 출근함. 특이사항 없음. 한 달을 이렇게 적고 나서야 패턴이 보였다. 불안은 무작위로 오지 않았다. 거의 매번 '그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상호작용하는 걸 목격한 직후'에만 왔다. 상대가 나한테 무관심했던 순간엔 오히려 불안하지 않았다. 이건 형용사만 적었을 땐 절대 안 보였을 구조였다. 😈 니체라면 이 페이지를 다시 읽고 싶어 했을까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어느 악마가 찾아와 이렇게 말하는 상상을 한다.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이 밤을, 사소한 것 하나 안 빠뜨리고 무수히 반복해서 다시 살아야 한다면 너는 그 악마를 저주할 것인가, 아니면 신으로 떠받들 것인가. 이 사고실험을 짝...
💔 새벽 세 시, 지운 번호를 다시 누른 손가락이 아까워한 건 사랑이 아닌 3년 2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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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세 시, 지운 번호를 다시 눌렀던 손가락 화장실 바닥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정확히 47일 전, 나는 그 사람에게 "우리 여기까지 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돌아온 답은 "그래, 그동안 고마웠어" 한 줄이었다. 서로 깔끔했다. 그런데 47일 뒤 그 새벽, 나는 지운 번호를 다시 저장하고 "밥은 먹었어?"라는 문자를 썼다 지웠다를 열두 번쯤 반복하고 있었다. 이상한 건 그 사람이 그리워서가 아니었다는 거다. 헤어진 뒤로 떠오르는 건 좋았던 장면보다 "넌 항상 그런 식이야"라며 서로 언성을 높이던 장면 쪽이 더 선명했다. 그런데도 손가락은 자꾸 그 번호로 향했다. 나중에야 알았다. 내가 아까워한 건 그 사람이 아니라 '3년 2개월'이라는 숫자였다. 💰 관계의 손실회피 편향 — 내가 계산하고 있던 건 감정이 아니라 장부였다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이론은 인간이 이득보다 손실에 약 두 배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실험으로 보여줬다. 그런데 이 이론이 연애에 적용된 건 훨씬 구체적이다. 심리학자 캐릴 러스벌트는 1980년 논문에서 사람들이 관계를 지속할지 말지를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투자했는가'로 판단한다는 걸 보여줬다. 만족도가 낮아도 투자 규모가 크면 사람들은 관계를 떠나지 못한다는 게 이 투자모델의 핵심이었다. 내 장부를 펼쳐보니 항목이 많았다. 그 사람 부모님이 나를 며느릿감으로 부르기 시작한 지 1년, 우리 넷이 매달 모이던 친구 모임, 다음 달로 예약해둔 태국 항공권, 함께 키우던 몬스테라 화분. 헤어지자고 말한 그 순간에도 나는 속으로 이 목록을 세고 있었다. 사랑을 계산한 게 아니라 손절매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던 거다.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의 정동예측 연구는 사람들이 이별의 고통을 실제보다 훨씬 크고 길게 예상한다는 걸 보여주는데, 나 역시 재회 문자를 쓰던 그 순간...
📉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이월공제 안 되는 이유와 손실 났을 때 절세하는 진짜 방법 5가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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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나도 "이월공제"부터 검색했다 작년 여름 미국 성장주 몇 종목이 크게 흔들려서 결국 손절했다. A종목에서만 800만 원 손실이었다. 팔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 손실, 내년으로 넘겨서 다음 해 세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였다. 검색창에 "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이월공제 "를 쳤고, 블로그 글을 몇 개 읽었는데도 결론이 다 달랐다. 된다는 글도 있고 안 된다는 글도 있었다. 결국 세무사한테 직접 물어보고 나서야 정리가 됐는데, 오늘은 그때 확인한 내용을 실제 숫자로 풀어보려 한다. ❌ 결론부터: 양도소득에는 '이월공제'라는 제도 자체가 없다 먼저 가장 중요한 걸 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공제 제도가 없다. 사업소득은 결손금을 15년간 이월해서 다음 해 소득과 상계할 수 있지만, 양도소득(부동산이든 주식이든)은 애초에 그런 이월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즉 올해 손실이 났는데 다른 이익으로 상계하지 못하면, 그 손실은 그냥 소멸한다.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게 헷갈리는 이유가 있다. 2025년부터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는 실제로 5년 손실 이월공제 조항이 들어 있었다. 국내외 주식 손익을 통합해서 계산하고, 손실이 남으면 5년간 이월공제해주는 구조였다. 그런데 2024년 말 국회에서 금투세 자체가 전면 폐지되면서 이 이월공제 조항도 함께 무산됐다. 지금 남아있는 인터넷 글 중에 "이월공제 가능"이라고 써놓은 것들은 상당수가 이 무산된 금투세 기준을 그대로 가져온 오래된 정보다. 지금 적용되는 건 금투세 이전의 기존 양도소득세 체계이고, 여기엔 이월공제가 없다. 💰 그럼 뭘 할 수 있나 — 같은 해 안에서의 손익통산 이월은 안 되지만 같은 과세기간(1월~12월) 안에서 여러 종목의 손익을 합쳐서 계산하는 손익통산은 된다. 내 경우로 다시 설명하면, 작년에 A종목에서 800만 원 손실을 본 ...
💚 직장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니체와 붓다라면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감정 숨기기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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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점 하나에 하루 컨디션이 걸려 있던 시절 작년 늦가을부터 올봄까지, 나는 사내 메신저 왼쪽 위 초록 점 하나에 하루 기분을 맡기고 살았다. 옆 부서 동료가 "온라인"으로 뜨면 심장이 한 번 쿵 내려앉았고, "자리비움"으로 바뀌면 이유 없이 일이 손에 안 잡혔다. 같은 회의에 들어갈 일이 생기면 전날 밤부터 무슨 말을 할지 머릿속으로 리허설을 했다. 문제는 이게 티가 난다는 거였다. 팀장이 지나가듯 "요즘 표정이 좋아 보인다"고 한마디 했는데, 그 말이 무서워서 며칠은 일부러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감정을 숨기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그러니까 직장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런데 그 훈련의 힌트를 어디서 빌려왔는지 돌아보면, 결국 니체와 불교였다. 둘 다 연애 상담과는 거리가 먼 사상인데, 묘하게 이 상황에 들어맞는 구석이 있었다. ♾️ "이 순간이 그대로 영원히 반복돼도 좋은가"를 처음엔 잘못 썼다 니체가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던진 질문을 나는 오래 오해했다. 처음엔 "지금 이 잡담 패턴이 1년 동안 반복돼도 괜찮은가" 정도의 습관 점검용 질문으로 축소해서 썼다. 그런데 니체가 묘사한 장면은 그런 게 아니다.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 크고 작은 모든 고통과 기쁨, 그 순서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 무한히 다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너는 그 악마에게 이를 갈며 저주할 것인가, 아니면 무릎을 꿇고 이보다 신성한 말은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할 것인가. 이건 습관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게 아니라, 지금의 존재 방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이걸 짝사랑 상황에 제대로 옮기면 이렇게 된다. 내가 감정을 숨기는 방식이 두려움에서 나온 반응인가, 아니면 내가 스스로 세운 태도인가. 『도덕의 계보』에서 니체는 약자의 도덕이 원한(르상티망)에서, 그러니까 ...
🧊 아파테이아 실천법: 번아웃과 헷갈리기 쉬운 정반대의 무감각, 완벽 구별 가이드와 자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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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1월 12일, 팀장이 한 말 정확히 기억한다. 화요일 저녁 7시 반, 프로젝트 킥오프 회의가 끝나갈 즈음이었다. 팀장이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고 말했다. "이번 분기 이거 엎어졌어요. 위에서 다른 팀한테 넘기기로 했대요. 다들 그동안 고생하셨고요." 석 달 동안 야근해서 만든 기획서 얘기였다. 나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날 2호선 안에서 이상한 걸 깨달았다. 화가 안 났다. 억울하지도 않았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한강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저녁에 뭐 먹지"였다. 스스로도 놀라서 휴대폰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 "나 지금 정상인가?" 그 문장을 다시 읽은 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 나는 아파테이아가 아니라 탈인격화를 겪고 있었다 한동안 이 상태를 스토아철학의 아파테이아 실천법 , 그러니까 부동심에 도달한 거라고 착각했다. 그런데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매슬랙이 1981년에 만든 번아웃 측정 도구, 매슬랙 번아웃 인벤토리(MBI)를 들여다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MBI는 번아웃을 세 축으로 나눈다. 정서적 소진, 개인적 성취감 저하, 그리고 탈인격화(depersonalization). 세 번째 항목의 정의가 딱 내 얘기였다. "동료나 업무 대상을 감정 없는 대상처럼 대하게 되는 상태." 세계보건기구도 2019년 국제질병분류(ICD-11)에서 번아웃을 직업 관련 현상으로 등재하면서 이 세 축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즉 내가 지하철에서 느낀 무감각은 철학적 성취가 아니라 임상적으로 이름 붙은 소진 증상이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진짜 질문이 나온다. 아파테이아와 탈인격화는 겉으로 똑같이 "아무 느낌이 없다"인데, 뭐가 다른가. 스토아철학자들이 없애려던 건 파토스(pathos), 즉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격정이었지, 판단력 자체가 아니었다. 반면 탈인격화는 판단력까지 같이 꺼진 상태다. 화가 안 나는 게 ...
🔍티 안 나게 짝사랑을 관찰하는 법 — 니체의 힘에의 의지와 붓다의 무상으로 읽는 마음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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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키지 않으려 애쓰던 어느 봄날의 기록 작년 이맘때, 나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같은 카페에 갔다. 우연이라기엔 내가 일부러 십오 분 일찍 집을 나섰다는 걸 나만 알고 있었다. 창가 두 번째 자리에 앉는 사람, 늘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이어폰 한쪽만 꽂은 채 노트북을 여는 사람.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나는 곧바로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걸 깨달았다. 나는 그 사람이 나를 보는지 안 보는지, 어떤 요일에 웃는지, 어떤 날은 왜 유독 멍하니 있는지를 기록하듯 관찰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짝사랑 티 안 나게 관찰하는 법 을 나도 모르게 익히고 있던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이미 내 안에서 확정된 사실이었는데, 나는 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계속 모으고 있었던 거다. 그때 처음으로 이상하게도 니체와 붓다가 동시에 떠올랐다. 한쪽은 욕망을 힘으로 긍정하라 했고, 다른 한쪽은 욕망을 놓으라 했다. 나는 대체 어느 쪽을 하고 있었던 걸까. 🔥 니체의 힘에의 의지 — 관찰은 왜 비겁함이 아닌가 니체는 《선악의 저편》 36절에서 우리가 아는 유일한 실재는 욕망과 정념의 세계뿐이며, 그렇다면 모든 작용하는 힘은 결국 힘에의 의지로 환원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가 힘을 '쟁취'로만 본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힘에의 의지를 자기 극복, 즉 스스로를 지배하는 능력으로도 설명한다. 문제는 여기서 니체 자신도 긴장 지점을 남긴다는 거다. 그는 약자의 소극성을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성급한 행동보다 자기 절제를 통한 힘의 축적을 더 높이 평가하는 대목이 있다(그가 금욕주의적 사제를 다루는 방식이 그렇다). 그러니까 내가 카페에서 다가가지 않고 관찰만 한 건, 니체식으로 보면 두 가지로 다 읽힐 수 있다. 하나는 거부당할까 두려운 자의 비겁한 지연. 다른 하나는 충동을 그대로 배출하지 않고 응축시켜 더 정확한 순간에 쓰려는 자기 지배.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내가 지금 무서워서 안 하는...
🕰️ 설거지하다 멈춘 일요일 저녁,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진짜 이유는 하이데거의 권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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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어느 일요일, 설거지를 하다가 작년 12월 셋째 주 일요일 저녁 7시쯤이었다. 프리랜서로 넘기던 원고 하나를 막 마감하고, 다음 일감은 아직 안 잡힌 애매한 공백기였다. 밀린 설거지를 하다가 물을 잠그는 순간 라디에이터 돌아가는 소리만 남았는데, 그 정적 속에서 손에 쥔 수세미를 십몇 초쯤 그냥 들고만 있었다. 피곤한 것도 아니었다. 넷플릭스를 켰다가 3초 만에 껐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아무것도 안 꺼내고 닫았고, 휴대폰을 세 번 들었다가 세 번 다 내려놨다. 뭘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 게 아니라, '하고 싶다'는 감각 자체가 작동을 멈춘 느낌이었다. 이걸 그냥 '무기력하다'고 부르기엔 뭔가 정확하지 않다고 느꼈던 게, 이 글을 쓰게 된 출발점이다. 🌫️ 하이데거가 구분한 세 겹의 권태의 철학 하이데거는 1929년에서 30년 사이 프라이부르크 강의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에서 권태를 세 단계로 나눈다. 첫째는 '무언가에 의해 지루해짐'—기차를 기다리는 역에서 시계를 보는 그 지루함이다. 대상이 명확하다. 둘째는 '무언가와 함께, 그리고 그것에 따라오는 시간에 지루해짐'—저녁 파티는 즐거웠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시간이 텅 빈 채로 흘러갔다는 걸 깨닫는 경우다. 이건 좀 더 은밀하다. 그리고 셋째, 그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깊은 권태(tiefe Langeweile)'가 있다. 원문의 표현을 빌리면 "es ist einem langweilig"—번역하면 "그것은 사람에게 지루하다" 정도인데, 주어가 없다. 나를 지루하게 만드는 대상도, 상황도 없이 그냥 존재 전체가 무차별해지는 상태다. 내가 방금 겪은 설거지 앞의 정지가 이거였는지는 사실 확신할 수 없다. 하이데거 본인도 이 상태를 명확한 증상 목록으로 주지 않는다. 그건 애초에 그가 하려던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이걸 번아웃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
🤫 싸우지 않는데 자꾸 멀어진다면, 연애 권태기 침묵의 '질'이 바뀐 신호 3가지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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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 마주 앉아, 우리는 각자의 폰만 보고 있었다 3년 사귄 사람과 자주 가던 홍대의 카페가 있었다. 창가 자리, 늘 시키던 아메리카노. 그날도 다르지 않았는데, 문득 시계를 봤더니 우리가 마주 앉은 지 40분이 넘었고 그 사이 나눈 말은 "저기 사람 많다" 한마디뿐이었다. 예전 같으면 이 침묵이 편안했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불편했다. 집에 와서 다이어리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 카페에서 40분 동안 말을 안 했는데, 예전 침묵이랑 뭐가 다른 거지?" 그 질문에 답을 찾는 데 몇 달이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침묵의 '양'이 아니라 '질'이 바뀐 거였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알아채는 게 연애 권태기 침묵 신호 였다. 🔬 존 가트맨이 말한 침묵과 내가 경험한 침묵의 차이 부부 관계 연구자 존 가트맨은 1990년대 워싱턴대 '사랑의 실험실'에서 커플 수천 쌍의 대화를 녹화·분석해 이혼 여부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고 발표했다(Gottman & Levenson, "Marital Processes Predictive of Later Dissolu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92). 그가 정리한 관계 파탄의 4대 신호, 비판·경멸·방어·담쌓기(stonewalling) 중 마지막 담쌓기가 바로 침묵의 질 변화와 맞닿아 있다. 담쌓기는 단순히 말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상대 반응에 아예 응답하지 않기로 한 방어 기제다. 그는 이후 저서 《Why Marriages Succeed or Fail》(1994)에서 이 담쌓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관계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진다고 썼다. 내가 카페에서 느낀 불편함이 바로 이거였다. 예전 침묵이 '같이 있어서 말이 필요 없는' 침묵이었다면, 그날의 침묵은 '할 말이 있어도 하지 않기로 한' 침묵이었다. ...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니체의 가면과 부처의 무집착 사이에서 배우는 감정 다스리기 실전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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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요일 저녁 여덟 시, 나는 관찰당하고 있다는 걸 몰랐다 2년 전 다니던 독서모임 얘기다. 매주 화요일 저녁 여덟 시, 같은 사람과 두 시간을 마주 앉았다. 책 얘기를 하는 척 그 사람 얘기만 들으려고 애썼다. 그러다 어느 날 모임 총무가 지나가듯 말했다. "너 걔 얘기할 때 목소리 톤이 달라져." 나는 티 안 내려고 매주 준비를 했는데, 정작 들킨 건 내가 신경도 안 쓰던 부분이었다. 그날 이후로 궁금했다. 감정을 숨기는 데도 요령이 있는 걸까, 아니면 숨기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실패의 조건인 걸까. 🎭 니체: 숨기는 건 약함이 아니라 가면이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 40절에서 이렇게 썼다. "모든 심오한 정신에는 가면이 필요하다." 이 문장을 짝사랑 티 안내는 법 에 가져오면 좀 다르게 읽힌다. 우리는 보통 감정을 숨기는 걸 억압이나 회피라고 생각한다. 니체 식으로 보면 정반대다. 가면은 감정이 없어서 쓰는 게 아니라, 감정을 아무 데나 흘리지 않을 만큼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있다는 증거다. 힘에의 의지는 욕망을 없애는 힘이 아니라 욕망을 다루는 힘이다. 그러니까 "티 안 내는 법"이라는 질문 자체가 이미 절반은 잘못됐다. 목표는 안 들키는 게 아니라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는 거다. 총무가 눈치챈 건 내가 감정을 숨겨서가 아니라, 목소리 톤까지는 다스릴 만큼 스스로를 잡지 못해서였다. 🙏 부처: 문제는 호감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집착이다 불교 개념을 가져오면 사람들은 보통 "집착을 버려라"로 끝낸다. 근데 그건 너무 뭉뚱그린 답이다. 《금강경》에는 "응무소주이생기심"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으면서 마음을 낸다는 뜻이다. 이걸 짝사랑에 대입하면, 호감 자체를 없애라는 게 아니라 그 호감이 특정 반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거다. 실제로 내가 힘들었던 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이번 주엔 답장이 빨...
💰고령 부모님 계좌 대신 관리하려면 은행 위임장·인감증명서 3개월 이내 발급분까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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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통장 정리하다가 진땀 뺀 이야기 작년 추석에 본가 내려갔다가 아버지 서랍에서 통장 세 개, 증권 계좌 하나가 나왔어요. 여든 넘으신 아버지가 어디에 뭐가 있는지 헷갈려하시길래 제가 대신 정리해드리려고 은행에 갔는데, 창구 직원이 "본인 확인이 안 되면 안 된다"며 저를 그냥 돌려보내더라고요. 위임장이니 인감증명서니 하는 얘기를 그때 처음 제대로 들었습니다. 그날 하루만 은행 세 군데를 돌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아예 제대로 알아보고 정리해봤습니다. 저처럼 고령부모 계좌 위임 재테크 때문에 막막하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위임장, 이 서류들 미리 챙기세요 은행 창구에서 대리인 거래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이 네 가지는 꼭 필요합니다. - 부모님(본인) 명의의 위임장 - 은행 자체 양식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방문 전 홈페이지에서 미리 다운받아 작성해두는 게 시간 절약됩니다. - 부모님의 인감증명서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 발급일 기준 3개월 이내 것만 인정하는 은행이 대부분이에요. - 가족관계증명서 - 대리인이 자녀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 대리인(자녀)과 본인(부모) 신분증 원본 제가 겪어보니 은행마다 요구하는 서류 조합이 미묘하게 달라요. 국민은행은 위임장에 부모님 자필 서명이 있으면 인감증명서 대신 본인서명사실확인서로도 처리해줬고, 신한은행은 고액 이체 시 부모님 본인 통화 확인을 한 번 더 요구했습니다. 그러니 방문 전에 반드시 해당 지점에 전화로 필요 서류를 재확인하세요. 저는 이걸 안 해서 두 번 헛걸음했습니다. 📱 비대면 인증, 부모님이 거동 불편하실 때 아버지처럼 거동이 불편하거나 은행 방문 자체가 어려운 경우, 요즘은 비대면으로도 대리인 지정이 가능한 경우가 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의 "가족 계좌관리서비스"나 신한은행의 "미래설계 자산관리" 서비스는 앱에서 영상통화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진행합니다. 절차는 대략 이렇습니다. 먼저 자녀 명의 앱에서...
💔 짝사랑 티 안 내는 법: 니체와 불교가 알려주는 거리 두기의 기술과 눈빛 숨기는 심리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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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이 웃을 때마다 눈을 피하지 못했다 작년 11월, 강남역 스터디카페 유리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토익 스터디 다섯 명 중 한 명이었던 그 사람이 문제를 설명할 때마다 나는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그 사람 얼굴로, 다시 화면으로, 이걸 반복했다. 스터디가 끝나고 다른 멤버가 "너 오늘따라 산만하더라"라고 했을 때 알았다. 나는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몸이 먼저 다 말하고 있었던 거다. 짝사랑은 이상하게도 감추려 할수록 더 잘 드러난다. 눈동자가 커지는 것도, 말이 빨라지는 것도, 상대가 방에 들어오는 순간 자세가 바뀌는 것도 의식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걸 ' 짝사랑 티 안내는 법 '이 아니라 '거리를 조절하는 훈련'으로 바꿔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니체와 불교를 다시 읽었다. 철학이 연애 감정에 무슨 도움이 되나 싶었는데, 의외로 둘 다 정확히 이 문제—원하는 것 앞에서 나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다루고 있었다. 👁️ 시선은 3초, 대화는 상대 속도로 심리학자 마이클 아가일과 재닛 딘은 1965년 논문에서 '친밀감 평형이론'을 제시했다. 사람은 눈맞춤, 물리적 거리, 미소 같은 친밀 신호들의 총합을 무의식적으로 일정 수준에 맞추려 한다는 이론이다. 눈맞춤이 늘면 거리를 벌리고, 거리가 가까우면 시선을 피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 논문 자체가 몇 초가 적당하다는 수치를 준 건 아니다. 그 이론을 읽고 내가 정한 건 순전히 내 개인 규칙이다. 대화 중 눈을 마주치면 3초 안에 자연스럽게 다른 곳—상대의 손, 화면, 옆 사람—으로 옮긴다. 다시 마주칠 때까지 몇 초 텀을 둔다. 근거가 있는 공식이라서가 아니라, 균형이론이 말하는 '신호의 총합 조절'을 내 나름대로 실천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뿐이다. 대화 빈도도 비슷하게 접근했다. 먼저 말 거는 비율을 상대가 나에게 거는 비율보다 낮게 ...
🍯 쾌락주의자가 우정을 최고의 쾌락이라 부른 이유, 에피쿠로스 우정론과 관계 피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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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 카톡방 스물일곱 개를 나가던 밤 작년 초, 휴대폰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림을 보다가 홧김에 카카오톡 대화 목록을 정리한 적이 있다. 스크롤을 내리는데 이름도 가물가물한 단체방이 끝없이 나왔다. 동창회, 전 직장 동기, 아파트 커뮤니티, 육아 정보방, 몇 년째 안 만난 동아리 선후배… 스물일곱 개를 나가고 나서 이상하게 후련했다. 사람을 잃었다는 느낌이 아니라 뭔가 내려놓았다는 느낌. 그날 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데, 왜 정작 새벽에 전화할 사람은 두세 명뿐일까. 이 물음을 붙잡고 있다가 다시 펼친 책이 에피쿠로스 우정론 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쾌락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놓은 철학자다. 그런데 정작 그가 남긴 문장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건 쾌락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우정에 대한 찬사다. "지혜가 삶 전체의 행복을 위해 마련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우정의 소유다." 쾌락주의자가 왜 쾌락이 아니라 우정을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했을까. 🌿 정원 공동체, 그리고 노예와 여성이 앉을 자리 기원전 306년,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외곽에 땅을 사서 '정원'이라 불리는 공동체를 꾸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원이 얼마나 목가적이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그 문을 드나들 수 있었느냐다. 당대 그리스 철학 공동체는 대개 자유 시민 남성만 받았다. 정원은 달랐다. 여성도, 노예 신분이었던 이들도, 매춘부 출신도 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에서 우정을 유용성·쾌락·덕성이라는 세 층위로 나누고, 그중 진짜 우정은 대등한 시민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과 정면으로 다르다. 에피쿠로스에게 우정의 자격 조건은 신분이나 쓸모가 아니라 그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두려움이 줄어드느냐였다. 그가 평생 씨름한 문제는 쾌락을 어떻게 늘리느냐가 아니라 고통과 불안, 특히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아타락시아를 깨는 것들)를 어떻...
🪞 사귈수록 내가 옅어지는 기분, 보웬·니체·붓다가 말한 연애 자아분화와 나를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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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서 커피를 고르다가 알았다 전 남자친구는 아메리카노를 못 마셨다. 위가 약해서 늘 라떼나 밀크티를 시켰다. 사귀고 세 달쯤 지났을 때, 혼자 카페에 갔다가 나도 모르게 밀크티를 주문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원래 아메리카노파였다. 쓴 커피가 정신을 차리게 해준다고 늘 말하고 다녔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카운터 앞에서 잠깐 멈칫했다. 내가 밀크티를 좋아했던가, 아니면 그냥 그와 함께 마셨던 게 익숙해진 건가. 구분이 안 됐다. 이 사소한 순간을 계속 붙잡고 있었던 이유는, 이게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근본적인 무언가의 증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머레이 보웬은 이런 현상에 이름을 붙였다. 연애 자아분화 (differentiation of self)—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 안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와 구분해 유지할 수 있는 능력. 이게 낮을수록 사람은 관계 속에서 '융합(fusion)'된다. 상대의 정서 상태가 곧 내 정서 상태가 되고, 상대의 기준이 곧 내 기준이 되어버리는 상태다. 🏥 보웬이 정신병동에서 본 것 보웬이 이 개념을 만든 건 이론이 아니라 관찰에서였다. 1954년부터 1959년까지 그는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에서 조현병 환자와 그 어머니를 한 병동에 같이 살게 하며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엔 모자 관계만, 이후엔 아버지와 형제까지 포함한 가족 전체를 병동에 입주시키면서 상호작용을 몇 년에 걸쳐 기록했다. 그가 발견한 건 예상 밖이었다. 환자와 어머니 사이의 정서적 밀착이 너무 강해서, 한쪽의 불안이 다른 쪽에게 거의 시차 없이 전이됐다. 어머니가 불안해지면 환자의 증상이 심해지고, 반대로 환자가 안정되면 어머니가 오히려 불안해하는 패턴까지 나타났다. 보웬은 이걸 '정서적 공생(emotional symbiosis)'이라 불렀다. 이후 연구 대상을 일반 가족으로 넓히면서 그는 이 융합이 병리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라는 결론에 이른다. 누구나 이 ...
📊 ISA 계좌 만기, 무작정 해지하면 손해! 손익통산부터 챙기는 유형별 재투자 완벽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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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문자 한 통에 시작된 고민 지난 6월 18일, 국민은행에서 문자가 하나 왔어요. "고객님의 ISA 계좌(중개형) 의무가입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만기 처리를 원하시면 영업점 또는 앱에서 신청하세요." 2023년 6월에 1,000만원을 넣고 시작한 계좌였는데, 만기 시점 평가액이 1,180만원이었습니다. 순간 '어차피 비과세 한도 안이니까 그냥 빼면 되겠지' 싶었는데, 앱 화면을 자세히 보니 그 안에 편입된 상품들 손익이 제각각이었어요. 국내 액티브 펀드 하나는 -320만원, 리츠 상품은 +500만원. 여기서 "잠깐, 이거 그냥 해지하면 손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며칠 찾아봤습니다. 💡 ISA의 진짜 핵심은 '손익통산'인데, 다들 이 부분을 건너뛴다 ISA를 검색하면 대부분 "비과세 한도 200만원(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까지만 설명하고 끝나요. 그런데 이 숫자보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게 손익통산입니다. 일반 위탁계좌라면 펀드마다, 종목마다 손익을 따로 계산해서 이익 난 부분에만 배당소득세 15.4%가 붙어요. 제 사례로 보면 리츠 +500만원에 대해 77만원가량 세금을 내야 하고, 펀드에서 난 -320만원 손실은 세금 계산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런데 ISA 계좌 안에서는 만기(또는 해지) 시점에 계좌 내 모든 상품의 손익을 합쳐서 순이익 기준으로만 과세해요. 제 경우 -320만원과 +500만원을 통산하면 순이익이 180만원이고, 이건 일반형 비과세 한도 200만원 안에 들어가서 세금이 0원이었습니다. 손실 난 펀드를 계좌 안에 계속 들고 있었던 덕분에 77만원을 아낀 셈이에요. 이게 ISA를 만드는 진짜 이유고, 재투자 여부를 판단할 때도 이 원리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만기 자금, 세 갈래 길: 인출 vs 재가입 vs 연금계좌 이전 ISA 만기가 다가오면 누구나 ISA 계좌 만기 재투자 ...
🌙 매일 밤 3줄, 스토아 철학 저널링이 임원 회의 반려 후 흔들린 내 감정을 완전히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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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제안서는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작년 3월, 내가 두 달 넘게 매달린 제안서가 임원 회의에서 5분 만에 반려됐다. 이유도 제대로 안 알려줬다. 그날 밤 열 시부터 새벽 두 시까지 같은 문장을 세 번 다시 썼다 지웠다. "이건 부당하다"로 시작해서 "그 사람은 원래 그렇다"로 끝나는 문장이었다. 잠이 안 와서 책장에서 먼지 쌓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꺼냈다. 펼친 곳이 하필 2권 1장이었다. "오늘도 나는 참견하기 좋아하고, 은혜를 모르고, 거만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시기하고, 비사교적인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가 자기 자신에게 매일 아침 하는 다짐이었다. 웃겼다. 이 사람은 로마 황제였는데 나랑 비슷한 걸 걱정하고 있었다는 게. 그 제안서, 결국 안 통과됐다. 대신 석 달 후 거의 같은 내용이 다른 팀 이름으로 올라가서 통과됐다. 화가 안 풀린 건 그 사실을 알게 된 다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감정이 가라앉는 데 걸린 시간이 3주가 아니라 사흘이었다. 뭐가 달라졌는지 돌아보니, 그 사흘 동안 매일 밤 노트에 세 줄씩 썼다는 것 말고는 없었다. 🤔 "사건이 아니라 판단이 괴롭힌다"는 말, 절반만 맞다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 1장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라고 말한다. 5장은 더 나아가 "인간을 어지럽히는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판단"이라고 못박는다. 이 문장, 스토아 철학 입문서마다 지겹도록 나온다. 나도 처음엔 이걸 만능키처럼 받아들였다. 화가 날 때마다 "이건 내 판단이지 사실이 아니다"라고 되뇌면 감정이 사라질 줄 알았다. 안 사라졌다. 오히려 두 번 실패했다. 한 번은 그 제안서 반려 건이었고, 다른 한 번은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였다. 후자의 경우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 판단을 내려놓자"는 문장을 몇 번을 ...
💔 이별 후 그 물건 버릴까 말까, 니체의 악마와 붓다의 뗏목에게 물어본 정리법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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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병 하나 때문에 세 시간이 걸렸다 이별하고 여드레째 되던 날, 옷장 맨 아래 칸을 열었다. 잡동사니를 몰아넣는 그 칸에 향수병 하나, 즉석사진 넉 장, 생일에 받은 손편지, 같이 산 목도리가 뒤엉켜 있었다. 많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몇 개를 앞에 두고 세 시간을 앉아 있었다. 버릴까, 상자에 넣어 둘까, 아니면 그냥 다시 서랍을 닫을까. 결정을 못 내리는 스스로가 한심해서 노트북을 켰다. 검색창에 " 이별 후 물건 정리법 "을 쳤다가, 이상하게도 니체와 붓다가 떠올랐다. 철학 전공자도 아니고 불교 신자도 아닌데 왜 하필 그 둘이었을까 생각해보니 답은 단순했다. 둘 다 "집착"이라는 걸 정면으로 다룬 사람들이었다. 😈 니체의 악마: "이 순간이 무한히 반복돼도 좋은가"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이상한 상상을 하나 던진다. 어느 날 밤 악마가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겠냐고. "너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셀 수 없이 여러 번 다시 살아야 한다.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고통과 기쁨, 모든 사소한 순간까지 같은 순서로 되돌아온다." 니체는 이걸 저주가 아니라 시험으로 던진다. 이 말을 듣고 이를 갈며 절망할 것인가, "이보다 신성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할 수 있는가. 이걸 그대로 정리 기준으로 써봤다. "버릴까 말까"가 아니라 "이 물건이 상징하는 시간을, 지금 느끼는 고통까지 포함해서 다시 겪어도 되는가"로 질문을 바꿨다. 향수병은 통과했다. 그 향을 맡으면 좋았던 여름이 떠올랐고, 다시 그 여름을 살아도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버리지 않고 서랍 안쪽, 자주 안 보는 자리로 옮겼다. 반대로 손편지는 실패했다. 다시 읽으니 상대 기분에 따라 하루 컨디션이 결정되던 그 시절의 나를 다시 살고 싶지 않았다. 그건 그날 바로 버렸다. 같은 질문인데 물건마다 답이 갈렸다는 게 이 방법의 핵심...
💰퇴직연금 실물이전, 세금 안 내고 갈아타려다 만난 실무 함정과 이연 구조 완전정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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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하면서 DC형 퇴직연금을 통째로 옮겨야 했던 이유 작년 가을에 이직하면서 다니던 회사의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정리해야 했어요. 계좌 안에 담긴 펀드 몇 개가 마침 수익 구간에 들어가 있었는데, 여기서 한 번 팔았다가 새 회사 IRP 계좌에서 다시 사면 그 사이 며칠간 매도-매수 공백도 생기고 세금 문제도 걸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본 게 '실물이전'이었습니다. 펀드나 상품을 현금화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사 계좌로 옮기는 방식인데, 막상 해보니 퇴직연금 실물이전 세금 처리 원리부터 실무에서 발생하는 손실까지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 꽤 있었어요. 📌 퇴직소득세가 '면제'가 아니라 '이연'되는 구조부터 이해해야 한다 실물이전을 알아보면서 가장 먼저 헷갈렸던 부분이 '세금을 안 낸다'는 표현이었어요. 정확히는 소득세법 제146조 2항에 따라 퇴직연금계좌 간 이체 시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인출 시점까지 미뤄주는 겁니다. 즉 면제가 아니라 이연이에요. 제 경우 DC형 계좌에 쌓인 퇴직급여가 명목상 3,200만 원 정도였는데, 만약 실물이전이 아니라 일시금으로 수령했다면 이 금액 전체에 대해 퇴직소득세가 원천징수됩니다. 실효세율은 근속연수와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제 조건으로 계산해보니 대략 4.8% 수준, 약 154만 원이 그 자리에서 빠져나갈 상황이었어요. 실물이전을 선택하면 이 154만 원이 당장 나가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훨씬 낮은 연금소득세율(3.3~5.5%)로 정산되거나, 55세 이후 수령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지는 구조였습니다. 숫자로 보니 왜 다들 실물이전을 권하는지 확실히 이해가 됐어요. 💸 정기예금 하나 옮기다 131만 원 가까이 날릴 뻔한 계산 문제는 계좌 안에 있던 정기예금 하나였어요. 약정금리 3.8%짜리 1년 만기 상품이었는데, 실물이전 신청 시점에 9개월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전받는 증권사가 해당 은행 정기예금을 그대로 ...
☕ 직장 짝사랑 티 안 나게 숨기려다 매번 들키는 이유, 커피 세 잔에 숨은 진짜 마음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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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화요일, 커피를 세 번 리필한 날 작년 12월 9일 화요일이었다. 탕비실 앞에서 나는 커피를 세 번 리필했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 사람—편의상 K라고 하자—이 지나가다 "오늘 점심 뭐 드셨어요?" 하고 물었을 때, 나는 이미 먹은 김치찌개 얘기 대신 "저도 방금 뭐 마실까 하던 참이었는데" 하며 머그컵을 다시 채웠다. 그가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나는 이유 없이 한 잔을 더 따랐다. 카페인 섭취량으로 치면 명백한 과다였고, 감정 노출량으로 치면 그보다 더한 과다였다. 그날 밤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나는 숨기려고 그런 게 아니라 붙잡으려고 그랬다는 것. 이 둘의 차이를 알아채는 데 두 달이 걸렸다. 👀 티 나는 행동은 감정이 아니라 불안의 흔적이다 돌아보면 내가 저지른 티 나는 행동들은 전부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확인하려는 시도였다. 좋아하는 마음 자체는 조용했다. 시끄러운 건 그 마음을 감시하는 또 다른 마음이었다. - 그가 슬랙 메시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3분마다 확인했다. - 그의 점심 시간에 맞춰 내 점심 시간을 조정했다. 본인은 절대 몰랐겠지만 나는 11시 45분과 12시 15분 사이 그의 동선을 대략 파악하고 있었다. - 그가 별로 웃기지 않은 농담을 했을 때 필요 이상으로 크게 웃었다. 옆자리 동료가 "왜 그렇게 웃어?" 하고 물은 적도 있다. - 회식에서 그가 다른 여자 동료와 이야기하면 대화 중이던 사람 말을 세 번 놓쳤다. - 그가 언급한 사소한 것—좋아하는 라면 브랜드, 강아지 이름—을 한 달 뒤에도 기억하고 있다가 무심코 티를 냈다. 이 목록에서 중요한 건 행동 하나하나가 아니라 공통된 메커니즘이다. 전부 그의 반응을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에 따라 내 다음 행동을 조정하는 순환이었다. 나는 감정을 숨긴 게 아니라 감정의 CCTV를 돌리고 있었고, CCTV를 돌리는 사람의 눈빛은 원래 티...
🧦 회색 양말 스물한 번, 그리고 세탁기가 알려준 흄의 인과율 회의주의와 습관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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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탁기가 고장 나던 날, 회색 양말은 없었다 대학교 3학년 2학기, 복수전공으로 듣던 통계학 202 수업. 그 학기에만 중간고사 두 번, 기말고사 한 번, 도합 세 번의 시험이 있었고 나는 세 번 다 같은 회색 양말을 신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사실 그 습관은 1학년 때부터였다. 3년 동안 치른 크고 작은 시험 스물한 번 중에 그 양말을 신은 건 열아홉 번. 나머지 두 번은 못 신었는데, 그중 한 번이 하필 통계학 기말고사 전날이었다. 자취방 세탁기가 고장 나서 양말을 빨 수가 없었고, 나는 새로 산 검은 양말을 신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했다. 결과는 B+. 평소보다 한 등급 낮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한동안 그 검은 양말을 시험 전날 절대 세탁기에 넣지 않는 규칙까지 만들었다. 말도 안 되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데이비드 흄을 다시 읽으면서, 이 양말 습관과 흄이 말한 인과율이 사실은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 됐다. 📖 『인간 지성에 관한 탐구』 7절, 흄이 진짜로 쓴 문장 흄의 인과율 회의주의 은 보통 당구공 예시로 요약되지만, 정작 그 논증이 나오는 자리는 1748년에 나온 『인간 지성에 관한 탐구』 7절, "필연적 연관의 관념에 대하여"다. 여기서 흄은 이렇게 쓴다. 우리는 원인이라 불리는 사건과 결과라 불리는 사건이 늘 붙어서 나타나는 것, 즉 "항상적 결합"만을 관찰할 뿐, 그 둘을 묶어주는 필연적인 힘 자체는 단 한 번도 감각으로 포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5절에서 이 문제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둔다. "관습이야말로 인간 삶의 위대한 안내자다(Custom, then, is the great guide of human life)." 내일도 해가 뜰 거라는 믿음, 불을 만지면 뎄다는 확신, 심지어 회색 양말을 신어야 시험을 잘 본다는 느낌까지, 이 모든 게 같은 심리적 장치, 즉 반복된 경험이 남긴 습관에서 나온다는 게 흄의 ...
💌짝사랑 관찰일지 쓰는 법: 니체의 영원회귀와 불교의 무상으로 다시 보는 짝사랑 감정 기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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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를 세 번 나눠 마시는 사람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작년 늦가을이었다. 회사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받으면 꼭 세 번에 나눠 후후 불고 마신다는 걸 알아챈 날, 나는 그걸 그냥 넘기지 못하고 메모장 앱에 적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세 모금씩 끊어 마심. 급하게 마시는 법이 없음." 그날 저녁엔 그 사람이 회의 중에 볼펜을 딸깍거리다가 누가 쳐다보면 슬그머니 멈춘다는 것도 적었다. 며칠이 지나자 메모는 스무 줄이 넘어 있었고, 나는 이게 무엇인지 스스로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애정 표현인지, 자료 수집인지, 아니면 그냥 불안을 글자로 옮겨놓는 작업인지. 이 글은 그 헷갈림을 정리하려고 쓴다. 📝 관찰일지, 실제로 이렇게 썼다 방식은 단순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만 적는다는 규칙을 세웠다. 여러 개를 몰아 적으면 나중에 뭐가 진짜 관찰이고 뭐가 내가 지어낸 서사인지 구분이 안 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화요일 — 점심때 물을 두 잔 마심, 첫 잔은 원샷, 둘째 잔은 반만" 이런 식으로 사실만 한 줄. 그리고 그 아래 한 줄을 더 붙였다. "내가 이걸 왜 특별하게 느꼈는가." 이 두 번째 줄이 핵심이었다. 첫 줄은 상대에 대한 기록이지만 둘째 줄은 결국 나에 대한 기록이었다. 두 달쯤 지나 다시 읽어보니 상대의 습관은 열 개 남짓밖에 안 늘었는데, 내가 그걸 왜 특별하게 느꼈는가에 대한 문장은 매번 다르게, 점점 더 부풀어 있었다. 이 격차를 발견한 게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다. 🧠 니체라면 이 관찰일지를 어떻게 읽었을까 니체는 『도덕의 계보』에서 원한(르상티망)이라는 감정을 분석하며, 힘없는 자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도덕적으로 격하시켜 스스로를 위로하는 심리 기제를 짚어낸다. 내 관찰일지를 다시 읽으며 이 구도가 떠올랐다. 상대가 나를 봐주지 않는 날엔 메모가 유독 냉소적으로 변했다. "오늘도 나만 못 봄. 뭐 어차피 관심도 없었겠지." 이건 ...
🍲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쾌락 대신 남긴 유산: 우정과 매달 스무날의 특별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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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통에 붙어있던 포스트잇 2년 전 11월, 아버지가 담낭 쪽 수술을 받고 두 달 가까이 입원해 계셨다. 회사 끝나고 병원 들렀다가 집에 오면 자정이 다 되어 있었고, 냉장고를 열어봐야 반쯤 마른 계란 두 알이 전부였던 시기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현관 앞에 반찬통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대학 동기 정은이가 다녀간 거였다. 소고기무국이랑 멸치볶음, 그리고 통 옆에 붙은 포스트잇에는 "국 데워서 밥 챙겨 먹어, 자책하지 말고"라고 적혀 있었다. 국을 냄비에 옮겨 담는데 아직 미지근한 온기가 남아 있어서, 숟가락도 안 들고 그 앞에 한참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정작 정은이한테 전화해서는 고맙단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딴소리만 늘어놨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 뻔하다면 뻔한 장면을 기원전 3세기 아테네에서 이미 정교하게 이론화해 놓은 사람이 있다. 쾌락을 인생의 목표로 선언해서 지금까지도 오해받는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남긴 것이 바로 에피쿠로스 우정론 이다. 🧮 쾌락주의자가 계산기를 두드리자 나온 답 에피쿠로스 철학의 핵심은 사실 방탕이 아니라 계산이다. 쾌락을 늘리고 고통을 줄이는 게 목표라면, 뭐가 제일 효율 좋은 투자처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가 남긴 『주요 교설』(퀴리아이 독사이) 27번은 이렇게 말한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가 전하는 원문을 시릴 베일리가 1926년에 영역한 걸 옮기면 이렇다. "지혜가 일생 전체의 행복을 위해 마련해주는 것들 가운데, 우정을 얻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Of all the things which wisdom acquires to produce the blessedness of the complete life, far the greatest is the possession of friendship)." 돈도 권력도 명예도 아니고 우정이 1등이라는 거다. 이유는 다음 교설에서 좀 더 풀리는데, 고통 중에서 가장 큰 건 눈앞의 통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게 에피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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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제작 효율 최적화 위한 영지 세팅
### 1. 대성공 확률 증가 vs. 제작 수수료 절감 - **대성공 확률 증가**: 대성공 확률이 2% 증가해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대성공 확률 5%에 2% 증가를 적용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0.1% 증가에 불과합니다. - **제작 수수료 절감**: 제작 수수료를 2% 절감할 경우, 제작할 때마다 발생하는 골드 비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어 비용 절약 효과가 훨씬 큽니다. - 결과적으로, 제작 수수료 절감이 대성공 확률 증가보다 약 10배 더 많은 이득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대성공 확률보다는 수수료 절감에 집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 2. 효율적인 영지 세팅을 위한 이득 극대화 세팅 - 영지 내 필수 세팅 아이템으로 "곡예사의 대기실," "찬란한 소원 나무," "여신의 가호"가 추천됩니다. - **곡예사의 대기실**: 마리샵에서 블루 크리스탈로 구매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제작 효율을 높이는 데 필수 아이템입니다. - **찬란한 소원 나무**: 수수료 절감을 제공하여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이득 극대화에 도움이 됩니다. - **여신의 가호**: 미술품 42개를 모아 획득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제작 효율을 제공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필수로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여신의 가호 대신, **곡예사의 무기 진열대**를 구매해 사용할 수도 있으며, 경제적인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 3. 의상 세팅 (선택적 적용) - 특정 의상을 착용하면 제작 효율이 약간 증가하지만, 최적의 의상 옵션은 없기 때문에 필수는 아닙니다. 크리스탈 비용이 부담스러울 경우 생략 가능하며, 다른 세팅을 우선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 **드레스룸 이용**: 크리스탈을 사용하여 드레스룸에서 특정 NPC와의 호감도로 얻을 수 있는 의상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추천 의상**: 페...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생활 도구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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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무장 논의와 방위산업 관련주: 핵무기 개발 과정과 유망 종목 분석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논의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방위산업 관련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핵무기 및 방어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큰 잠재적 수혜가 예상됩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 외교적 변화는 이러한 방위산업 관련주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참조: https://gussconomy.tistory.com/entry/한국-핵무장-시나리오-관련주-투자-포인트-총정리 ) --- ### 핵무기 생산과정 요약 #### **핵연료 확보** : 고농축 우라늄-235 또는 플루토늄-239와 같은 핵분열 물질을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 **우라늄 농축**: 우라늄-235의 비율을 약 90% 이상으로 높이는 과정입니다. -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에서 우라늄-238을 중성자로 포획하여 플루토늄을 생성하고 이를 화학적으로 분리합니다. #### **폭발 장치 개발** : 확보한 핵연료를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 **충돌 방식 (Gun-type)**: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두 덩어리를 빠르게 결합시켜 핵분열을 유도합니다. - **내부 압축 방식 (Implosion-type)**: 고폭압력으로 플루토늄을 압축하여 임계 질량을 초과하도록 합니다. ####. **무기화 및 배치** - 폭발 장치를 무기 형태로 조립하여 배치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미사일, 폭격기 등에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 ### 핵심적인 부분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핵연료 확보**와 **폭발 장치 개발**입니다. - **핵연료 확보**: 핵분열 물질 확보가 핵무기 개발의 필수 조건입니다.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며, 보안과 국제적인 감시가 강화된 부분입니다. - **폭발 장치 개발**: 핵연료가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가 없다면 무기화가 불가능합니다. 압축 방식 등 폭발 장치 개발 기술이 핵무기의 폭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