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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이 내려가도 통장은 그대로인데 — 역자산효과와 전세가 만드는 이중 충격

2022년 여름이었다. 부동산 앱에서 진동이 왔다. 우리 집 추정 시세가 6개월 만에 8천만 원 내려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저녁 가족들과 외식 이야기를 꺼내다가 나도 모르게 입을 닫았다. 통장 잔고는 그대로였고 월급도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갑자기 치킨집 메뉴판이 비싸 보이기 시작했다. 이 반응을 경제학에서는 '[역자산효과](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역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라고 부른다. 자산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늘고, 내리면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이 메커니즘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깊게 작동한다. 전세라는 제도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제도가 만드는 충격의 방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반대다. --- ## 📉 집값은 왜 주식보다 소비를 더 강하게 죽이나 하버드의 Karl Case, UC Berkeley의 John Quigley, 예일의 Robert Shiller는 2005년 *Journal of Applied Econometrics*에 14개국과 미국 51개 주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자산이 1달러 줄었을 때 소비는 얼마나 줄어드는가, 즉 한계소비성향(MPC)이 얼마냐. 결과는 이렇다. 주택 자산의 MPC는 **0.05~0.09달러**였다. 집값이 1,000만 원 빠지면 연간 소비가 50~90만 원 줄어든다는 뜻이다. 반면 주식 자산의 MPC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거나 현저히 낮았다. 주식이 같은 금액 빠져도 소비는 거의 안 줄었다. 이유는 구조에 있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대개 집도 있고 다른 자산도 있다. 그러나 한국 중산층 대부분에게 아파트는 전 재산의 70~80%를 차지하는 사실상의 올인 포지션이다. 국토연구원 가계자산 통계를 보면 한국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다. 미국(약 28%)의 두 배가 넘는다. 집값이 흔들리면 재무 전체가 흔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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