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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한 대에 무너진 여섯 달의 금연 기록과 아크라시아라는 의지박약의 철학적 정체와 극복법

🚬 편의점 파라솔 옆에서 작년 12월, 야근을 마치고 나온 밤 11시 40분쯤이었다. 회사 앞 편의점 자동문이 열리면서 히터 바람이 훅 끼쳤고, 나는 캔커피 대신 레종 한 갑을 계산대에 올렸다. 계산원이 별말 없이 바코드를 찍는 그 3초 동안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오늘 하루고, 내일부터 다시 안 피우면 되지.' 밖으로 나와 파라솔 밑에 서서 라이터를 두 번 튕겼다. 바람 때문에 불이 잘 안 붙었고, 세 번째에 겨우 붙은 불을 손으로 감싸며 첫 모금을 빨아들이는데 목이 아렸다. 여섯 달 전 금연 앱이 축하 알림을 보냈던 그 화면이 떠올랐다. 나는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걸 몰라서 불을 붙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순간 폐가 얼마나 안 좋아지는지, 다음 날 아침 목이 얼마나 텁텁할지까지 다 알면서도 손이 먼저 움직였다. 이 기묘한 틈, 알면서도 반대로 행동하는 이 순간을 그리스인들은 ' 아크라시아 (akrasia)', 의지의 약함이라 불렀다. 🤔 소크라테스는 이 틈 자체를 부정했다 소크라테스의 답은 뜻밖에 단호했다. 그는 아크라시아라는 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누구도 알면서 나쁜 짓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가 진짜로 안다면 그렇게 행동할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편의점 앞의 나는 담배가 나쁘다는 걸 '진짜로' 안 게 아니라,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게 더 낫다는 얕은 믿음이 앎을 밀어낸 상태였다는 뜻이다. 이건 위로처럼 들리지만 사실 더 가혹한 진단이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내 앎이 애초에 부실했다는 얘기니까. 😴 아리스토텔레스, 아는 게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발견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서 스승과 갈라선다. 그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7권에서, 사람은 술 취하거나 잠든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앎을 가질 수 있다고 썼다. 지식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지식이 행동을 이끄는 자리에 없는 상태다. 담배가 해롭다는 보편적 판단은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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