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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4년 차 권태기, 아론의 자기확장 이론이 준 '새로움' 처방과 불교의 갈애 사이에서

📑 목차 📊 데이트 후보 시트를 만든 밤 🔬 아론이 보여준 것과 보여주지 못한 것 🪷 새로움을 쫓는 마음은 갈애일까 ⚡ 니체라면 이 시트를 찢었을까 🧗 다시 짠 실험, 그리고 망한 회차 📊 데이트 후보 시트를 만든 밤 작년 봄에 엑셀 파일을 하나 만들었다. 시트 이름은 '데이트 후보'였다. 도자기 공방, 야간 등산, 한 번도 안 가본 지하철 종점역, 방탈출 같은 걸 적고, 칸마다 예상 비용과 걸리는 시간을 써넣었다. 해본 건 초록색으로 칠했다. 연애 4년 차였고, 우리 사이에 뭔가 가라앉았다는 건 둘 다 알고 있었다. 싸움은 없었다. 서로의 말에 반응하는 속도가 반 박자씩 느려졌을 뿐이다. 시트를 만든 건 아서 아론(Arthur Aron)의 논문을 읽은 직후였다. 커플이 새롭고 조금 흥분되는 활동을 함께하면 관계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연구였다. 읽자마자 처방전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초록 칸이 열 개를 넘을 무렵부터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보고 있는 게 그 사람인지, 시트인지 헷갈렸다. 이 글은 ' 자기확장 이론 연애 권태기 '라는 처방을 직접 써본 뒤 남은 그 묘한 느낌에 대한 이야기다. 아론의 이론이 틀렸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처방은 불교가 경계하는 마음과 위험할 만큼 닮아 있다. 나는 시트를 채우면서 그걸 몸으로 배웠다. 🔬 아론이 보여준 것과 보여주지 못한 것 자기확장 이론(self-expansion model)은 아론 부부가 1980년대에 내놓은 설명이다. 사람에게는 자기를 넓히려는 기본 동기가 있고, 연애는 그 확장의 가장 빠른 통로라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의 지식과 관점, 인간관계, 취향까지 내 것처럼 끌어들이게 된다. 아론은 이걸 '타인을 자기 안에 포함하기(inclusion of other in the self)'라고 불렀고, 원 두 개가 얼마나 겹치는지로 친밀도를 재는 IOS 척도도 만들었다. 연애 초반이 그렇게 짜릿한 이유도 여기서 설명된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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