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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귄 지 3년, 설거지하다 깨달은 감가상각 — 니체와 붓다에게 권태기를 물었다

📑 목차 ⏳ 3년 차에 알아버린 것 📉 감정도 소비재처럼 낡는다 🧠 니체라면: 힘에의 의지는 식은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꿨다 🧘 붓다라면: 애초에 영원한 자산은 없었다 ✍️ 그래서 나는 감가상각표를 다시 썼다 ⏳ 3년 차에 알아버린 것 사귄 지 3년쯤 됐을 때였다. 상대가 문자를 늦게 보내도 아무렇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온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봤을 텐데, 그날은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 감정, 신차 뽑고 3년 지난 자동차 같잖아. 처음엔 문 여닫는 소리 하나에도 설렜는데 지금은 그냥 이동수단이다. 회계 용어로 치면 감가상각 .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줄어드는 게 자산의 숙명이라면, 사랑도 그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아닐까 싶었다. 📉 감정도 소비재처럼 낡는다 경제학에서 감가상각은 도덕적 실패가 아니다. 그냥 물리 법칙에 가깝다. 새 차든 새 노트북이든 쓰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진다. 연애 감정도 똑같은 궤적을 그린다. 심리학자 헬렌 피셔가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중심의 열정적 사랑은 보통 12~18개월이면 저하된다고 말한 것도 이 맥락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걸 "고장"이라고 오해한다는 점이다. 권태기를 겪으면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산이 감가상각표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이 관점을 받아들이면 권태는 배신이 아니라 예정된 이벤트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너무 허무하다. 나는 이 감가상각을 니체와 붓다에게 각각 물어보기로 했다. 🧠 니체라면: 힘에의 의지는 식은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꿨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 341절에서 영원회귀 사고실험을 던진다. "네 삶을 지금 이대로 무한히 반복해서 산다면, 너는 그 악마를 저주할 것인가, 아니면 신처럼 반길 것인가." 이걸 연애에 적용해보면 질문이 이렇게 바뀐다. 지금 이 권태로운 저녁 식사 장면을, 상대의 뻔한 농담을, 영원히 반복해도 괜찮은가. 처음엔 아찔했다. 그런데 답이 "그래도 괜찮다"로 나오는 순간, 이건...

💔 관계 감가상각: 니체의 영원회귀와 불교의 무상함이 말해주는 사랑이 식어가는 진짜 심리적 이유

😮 마지막 저녁, 숫자가 떠올랐다 작년 9월 마지막 주 화요일, 3년 사귄 사람과 헤어졌다. 장소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매번 갔던 동네 파스타집이었고, 나는 늘 그랬듯 크림 파스타를 시켰다. 그 사람이 젓가락 대신 포크를 달라고 하는 걸 보면서, 문득 핸드폰 메시지함을 열어봤다. 사귄 지 두 달 됐을 때는 하루에 카톡을 47개쯤 주고받았다. 이별을 앞둔 마지막 한 달의 평균은 6개였다. 그것도 "저녁 뭐 먹었어", "응 잘 들어가" 같은 안부 확인용이었다. 숫자 자체가 이별의 원인이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숫자를 보는 순간, 감정이 언제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는지 내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 관계 감가상각 이라는 말을 실감한 순간 회사에서 감가상각을 계산할 일이 있었다. 자산은 산 순간부터 이미 가치가 깎이기 시작한다. 관리를 잘하든 못하든 시간이 흐르면 장부가액은 떨어진다. 다만 관리 여부에 따라 그 속도가 달라질 뿐이다. 연애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이건 두 사람 중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감정이라는 것 자체의 속성이다. 문제는 그 하락 속도를 늦추는 유지보수를 하지 않았을 때다. 우리는 그 흔한 유지보수조차 하지 않았다. 매주 가던 파스타집을 그대로 다니면서, 새로운 이야기 없이 같은 메뉴를 시키고 같은 침묵을 나눴다. 관계가 나빠서가 아니라 갱신되지 않아서 낡아간 거였다. ♾️ 니체라면 이렇게 물었을 거다, 오늘을 다시 살아도 좋은가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영원회귀를 하나의 시험으로 던진다. 지금 이 순간을 무한히 반복해도 견딜 수 있는가. 나는 이별 몇 달 전, 각자 핸드폰만 보며 저녁을 먹던 그 파스타집 테이블을 떠올려본다. 그 장면을 영원히 반복해서 살아도 좋은가 물으면, 답은 명확히 아니오였다.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는 가만히 있는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를 계속 극복하고 다시 만들어가는 힘...

💔 사랑의 감가상각: 마카롱 다섯 개에서 삼각김밥 두 개로, 정말 변해버린 우리 사랑의 온도차

🍪 마카롱 다섯 개와 마지막 통화 3년 전 10월, 합정동 '책방 무사' 옆 카페에서 정우를 처음 만났다. 그는 약속 시간보다 20분 늦었고, 변명 대신 종이백을 내밀었다. "여기 줄이 너무 길어서요." 종이백 안에는 마카롱 다섯 개가 들어 있었다. 피스타치오, 얼그레이, 라즈베리, 솔티드 카라멜,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보라색 하나. 나는 그 보라색을 가장 먼저 집어 먹었고, 그는 그걸 보고 "왜 하필 그거부터 먹어요?" 하고 웃었다. 별것 아닌 대화였는데 그날 집에 가는 길에 그 말을 세 번쯤 곱씹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주 화요일, 그는 회사 앞에서 나를 기다리다 편의점 봉투를 건넸다. 삼각김밥 두 개와 캔커피였다. "뭐 먹었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이거 샀어요." 나는 고맙다고 말했고, 그는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집에 가는 길에 나는 그 말을 곱씹지 않았다. 곱씹을 말 자체가 없었다. 이 두 장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싸운 적도, 헤어질 위기를 넘긴 적도 없다. 그저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나는 이 흐름을 설명할 단어를 연애 에세이가 아니라 회계 교과서에서 빌려오기로 했다. 사랑의 감가상각 . 📉 정액법만으로는 이 마음을 다 적을 수 없어서 감가상각을 처음 연애에 가져다 붙였을 때, 나는 그게 '시간이 지나면 설렘이 줄어든다'는 뻔한 말을 어렵게 포장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정액법은 자산의 가치를 내용연수 동안 똑같은 금액만큼 매년 떨어뜨리는 방식이고, 정률법은 처음에 더 많이, 나중에 적게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둘 다 우리 관계에 대입하면 그럴듯했다. 첫 만남의 흥분이 가장 크고, 그 다음부터는 일정하게든 점점 적게든 줄어드는 거라고. 그런데 회계에는 이 두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개념이 따로 있다. 손상차손이다. 자산은 보통 정해진 속도로 가치가 줄지만,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사건 때문에 장부가액이 갑자기,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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