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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짝사랑 21일 실험 일지

## 💬 1일 차, 밤 11시 47분 스마트폰을 뒤집어 침대 밑에 밀어 넣은 게 밤 11시 47분이었다. 그날 카카오톡 창을 열었다 닫은 게 열두 번이었다. 보낼 문장은 이미 완성돼 있었다. "요즘 뭐 해?" — 겨우 다섯 글자. 근데 그걸 보내지 못하고 폰을 집어 던지듯 내려놓았다. 규칙은 딱 하나였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답장은 해도 된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 그게 실험의 전부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저 사람이 나한테 먼저 연락한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났다. --- ## 🤫 1주차 — 침묵은 생각보다 시끄럽다 첫 나흘은 그냥 조용했다. 내가 시작을 안 하니까 대화 자체가 없었다. 그 조용함이 예상보다 훨씬 큰 소리를 냈다. 5일째, 상대가 그룹 채팅방에 짤을 올리면서 나를 태그했다. "이거 완전 너잖아 ㅋㅋ". 예전 같으면 바로 대화를 이어갔겠지. 그날은 세 시간을 참았다가 "ㅋㅋ 맞다"라고만 했다. 7일째 밤, 개인 채팅으로 먼저 메시지가 왔다. "요즘 별일 없어?"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의 감각이 묘했다. 승리감 같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낯선 감각이었다 —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뭔가가 생겼다는, 그 이상한 감각. 평소에 내가 얼마나 결과를 조작하려 했는지 처음으로 실감했다. --- ## 🔍 2주차 — 내가 관찰한 건 상대가 아니라 나였다 10일째, 상대가 주말 약속을 먼저 제안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항상 내가 "이번 주 뭐 해?"로 운을 뗐으니까. 14일째엔 더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내가 SNS에 며칠째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더니, "왜 요즘 아무것도 안 올려?"라는 메시지가 왔다. 나를 확인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2주 동안 달라진 건 상대의 반응보다 내 내면이었다.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내가 왜 이 사람한테 이렇게 집착하...

💌 짝사랑 감정 관찰일기: 극복 대신 기록을 선택한 이유

# [짝사랑 감정 관찰일기](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감정+관찰일기): 극복 대신 기록을 선택한 이유 작년 11월, 지하철 2호선 안에서 나는 그 사람이 무심코 쓴 단어 하나를 집까지 들고 왔다. 대화 중에 흘린 '어차피'라는 말이었다. 그 단어 안에 무슨 포기가 배어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내 착각인지 아닌지를 하루 종일 생각했다. 그날 저녁 노트 앱을 열었고, 별 생각 없이 이렇게 썼다. *"11월 14일. 감정 온도 6도. 아무 일도 없었다. 근데 '어차피'라는 단어가 계속 걸린다. 그 말에 이미 체념이 있는 사람인 건지, 아닌 건지."* 처음엔 그냥 낙서였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다시 읽었을 때, 뭔가 달라져 있었다. 감정을 없애려 할 때와 달리, 적어두고 나면 그 감정이 나를 붙들지 않았다. --- ## 📝 한 달치 기록이 보여준 것들 매일 쓰지는 않았다. 그 사람과 관련된 감각이 올라올 때마다—카톡을 보다가, 이름을 들었을 때, 이유 없이 생각날 때—날짜와 '감정 온도', 그리고 무슨 감각인지를 짧게 적었다. 온도는 0~10 사이에서 몸이 말해주는 숫자를 그냥 받아썼다. 그렇게 쌓인 기록 중 몇 개를 그대로 옮기면: > *11월 21일. 감정 온도 3도.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모르는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 슬프지 않고, 무감각해지는 느낌이었다. 온도가 내려간 게 아니라 감각 자체가 두꺼워진 것 같다.* > *12월 3일. 감정 온도 8도.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냥 그 사람이 머릿속에 있었다. 사건 없이 감정이 오는 날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 *12월 19일. 감정 온도 4도. 오늘은 다른 사람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짝사랑이 진행 중이면 다른 사람이 안 보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달 치 기록을 훑어보니 패턴이 하나 나왔다. 온도가 높은 날들은 거의 예외 없이 내가 지쳐...

💌 짝사랑이 너무 괴로운 밤마다, 나는 감정일기를 펼치고 니체의 영원회귀를 떠올렸던 그 이유

## 🌙 화요일 밤 11시, 나는 또 그 카톡 프로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스물아홉 가을, 같은 팀 대리님을 1년 가까이 혼자 좋아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이 점심시간마다 시키는 아메리카노 사이즈를 외우고 있었고, 회의에서 그 사람 발언 순서를 기다리느라 정작 내 차례에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까먹은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화요일 밤 11시, 나는 침대에 누워 그 사람 카톡 프로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진이 바뀌어 있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날 처음으로 [짝사랑 감정일기 쓰는 법](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짝사랑+감정일기+쓰는+법)을 시작하며 노트를 펴고 이렇게 적었다. "오늘 그 사람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 근데 이 마음, 도대체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다." 그 한 줄이 시작이었다. --- ## ♾️ "이 감정을 천 번 다시 살아도 좋은가" — 니체의 영원회귀 앞에 일기장을 펼치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어떤 악마가 찾아와 이렇게 속삭이는 장면을 그린다.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을, 크고 작은 고통까지 모조리 포함해서, 영원히 똑같이 되풀이해서 살아야 한다면 — 너는 그 악마를 저주할 것인가, 아니면 "이보다 더 신성한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할 것인가. 이건 고통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라는 자기계발적 메시지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향해 던지는 아주 구체적인 질문이다. 나는 일기장에 그날의 장면을 다시 옮겨 적으면서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져봤다. "이 화요일 밤, 프로필 사진을 세 번이고 다시 들여다보던 이 순간을, 영원히 또 살고 싶은가?" 솔직히 답은 "아니"였다. 그리고 그 "아니"를 내 손글씨로 확인한 순간이, 내가 그 마음에서 조금씩 발을 빼기 시작한 진짜 출발점이었다. --- ## 🔥 아픈 걸 미화하지 않기 — 아모...

📔짝사랑 감정 일기 쓰는 법, 니체의 위버멘쉬와 위빠사나 명상 사이에서 흔들렸던 11월의 기록

## 🌙 인스타 스토리를 보고 또 보던 밤들 2023년 11월, 나는 거의 매일 밤 같은 사람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열었다 닫았다 했다. 몇 번이었는지는 사실 기억이 안 난다. "열한 번"이라고 쓰면 그럴듯해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냥 손이 멈추지 않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화면 켜고, 스토리 누르고, 1초도 안 보고 끄고, 다시 켜고. 그 사람이 새 글을 올렸나 안 올렸나도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누르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틱이 되어 있었다. 문제는 다음 날 출근해서도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는 거다. 회의 중에 멍하니 있다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하고 되짚어보면 늘 그 사람이었다. 이게 반복되니까 좀 무서워졌다. 감정이 나를 쓰고 있다는 느낌, 내가 감정을 쓰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뭐라도 적어야겠다 싶어서 메모장을 열었다. --- ## ✍️ 일기는 짧아야 계속 쓸 수 있다 처음엔 길게 썼다. 그날 있었던 일, 그 사람이 한 말, 내 추측, 내 자기혐오... 근데 길게 쓰면 사흘을 못 갔다.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형식을 줄였다. 날짜, 그날 그 사람을 생각한 정도에 대한 대략적인 감(숫자가 아니라 "많이/보통/적게" 정도), 그 순간 몸에서 일어난 감각 한 줄,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뭔지" 한 문장.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11/16. 많이. 가슴 아래쪽이 좀 뻐근했다. 원하는 거: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기보다, 이 답답함이 그냥 끝났으면. 다시 읽어보면 이건 전혀 멋있는 문장이 아니다. 같은 말을 며칠씩 반복해서 쓴 날도 많다. "오늘도 봤다. 또 봤다.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근데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내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게 글로 보이니까. --- ## 🔥 니체식으로 보면: 이 갈망 자체가 나라는 것 이 무렵 니체의 「즐거운 학문」(안성찬·홍사현 옮김, 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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