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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는 왜 자꾸 형태를 바꾸는가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하이데거까지, 우시아 개념 변천사

## 책상 위의 사과, 그리고 이상한 질문 🍎 대학교 1학년 철학개론 첫 시간이었다. 교수님이 사과 하나를 들고 물었다. "이 사과를 사과이게 하는 것은 뭐죠? 껍질을 벗기면 사과가 아닌가요? 갈아서 주스를 만들면요?" 스무 살짜리들 앞에서 참 유치한 질문 같았는데, 나는 그 뒤로 이십 년 가까이 그 질문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이사를 몇 번 다니면서 물건은 다 바뀌었는데 나는 왜 계속 "나"라고 불리는지, 회사가 사람을 몇 번이나 갈아치워도 왜 여전히 "같은 회사"라고 부르는지 — 결국 다 같은 질문의 변주였다. 그리고 이 질문의 그리스어 이름이 바로 [우시아(ousia) 개념 변천사](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우시아(ousia)+개념+변천사)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서 중세 신학을 거쳐 하이데거에게까지 이어지는,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끈질기게 살아남은 개념 하나를 오늘 따라가보려 한다. --- ## 아리스토텔레스, "있다"는 것의 진짜 주인을 찾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시아를 두 가지 층위에서 썼다. 『범주론』에서는 꽤 소박하다. "제1 실체"는 "이 사람", "이 말(馬)"처럼 눈앞의 구체적인 개체다. 반면 "인간"이나 "동물" 같은 종과 유는 "제2 실체"로, 개체에 종속된 개념일 뿐이다. 그런데 후기 저작인 『형이상학』 Z권(제7권)으로 가면 입장이 뒤집힌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짜 우시아는 질료(hyle)가 아니라 형상(eidos)이라고 말한다. 청동 조각상에서 청동은 얼마든지 다른 형태로 녹여 부을 수 있지만, "이 조각상을 이 조각상이게 하는 것"은 청동에 새겨진 형상이라는 것이다. 이 전환이 중요하다. 우시아는 처음부터 "변하지 않는 실체"라기보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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