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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헤시아, 왜 솔직하게 말하기는 여전히 위험한 일인가 — 고대 그리스 자기발언의 윤리

## ⏰ "QA가 사흘밖에 안 남는데요" 8명짜리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였다. 팀장이 6주짜리 스프린트를 짰는데, 개발에 4주, 남은 2주를 QA에 쓰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회의 자료를 다시 보니 계산이 이상했다. 개발 마감이 이미 한 번 밀린 걸 반영하면 QA는 2주가 아니라 사흘이었다. 손을 들고 그대로 말했다. "이 일정대로면 QA가 사흘이에요, 2주가 아니라." 회의실이 3초쯤 조용해졌다. 팀장은 표정이 굳었다가 곧 자료를 다시 열어 날짜를 세어보더니 "어... 그러네요" 하고 일정을 다시 짰다. 그게 다였다. 나한테 불이익도 없었고 관계가 틀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심장이 뛴 건 확실히 기억한다. 별일 아니었는데도 말하기 전에 몇 초를 망설였다는 것, 그게 이 글을 쓰게 만든 이유다. --- ## 🗣️ 파르헤시아는 그냥 솔직한 말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파르헤시아 자기 발언 윤리](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고대+그리스+파르헤시아+자기+발언+윤리)(parrhesia)는 그리스어로 pan(모두)과 rhesis(말하기)가 합쳐진 단어다. 직역하면 "모두 털어놓고 말하기" 정도인데, 아테네에서 이 말이 처음 쓰인 맥락을 보면 지금 우리가 쓰는 "솔직함"과는 결이 다르다. 미셸 푸코는 1983년 버클리 강연(사후 「Fearless Speech」로 출간)에서 파르헤시아를 다섯 가지 조건으로 정리했다. 화자가 실제로 위험을 감수할 것, 자기가 진실이라 믿는 바를 말할 것, 청자보다 권력이 약한 위치에 있을 것, 침묵해도 됐지만 말하기를 선택했을 것, 그 말로 관계가 나빠질 각오를 했을 것. 다섯 조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건 파르헤시아가 아니라 그냥 발언이다. 힘 있는 사람이 약자를 향해 던지는 직설은 파르헤시아가 아니고, 위험이 전혀 없는 자리에서 하는 말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아테네 민주정의 또 다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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