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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치심의 인문학 — 나는 왜 타인의 눈 앞에서 작아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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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불편함 이사를 준비하다 일기장을 발견했다. 열일곱 살 때 쓴 것이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덮었다. 문장이 유치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너무 정확했다. 당시 친하게 지내던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 어떤 가식도 없이 적혀 있었다. 읽으면서 느낀 건 그 감정이 창피하다는 게 아니었다. 그런 감정을 가졌던 내가 창피하다는 것이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심리학자 준 탱니(June Price Tangney)는 이걸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로 설명한다. 죄책감은 "나는 나쁜 짓을 했다"이고, 수치심은 "나는 나쁜 사람이다"라는 것. 나는 나쁜 글을 쓴 게 아니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일기장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 ## 🧨 수치심이 도덕을 망가뜨리는 방식 수치심이 강할수록 더 조심하고 더 나은 행동을 하리라는 직관이 있다.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이 더 올바르게 살 것이라는 믿음. 탱니와 로나 디어링(Ronda Dearing)이 수십 년간 축적한 연구—2002년 《수치심과 죄책감》에 집약된—는 이 직관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이들은 TOSCA(Test of Self-Conscious Affect)라는 척도로 참가자들의 수치심·죄책감 성향을 측정하고 이후 실제 행동 패턴을 추적했다. 수치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더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를 더 자주 표출했고, 잘못을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강했다. 죄책감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공감 능력이 더 높고 타인의 관점을 더 잘 수용했다. 재범률 데이터는 더 충격적이었다. 수치심 성향이 높은 수감자들은 출소 후 재범 가능성이 더 높았다. '나는 나쁜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굳어지면, 거기서 벗어날 동기 자체가 사라진다. 수치심은 사람을 고치지 않는다. 수치심은 사람을 굳힌다. 일기장 앞에서 나는 그 일기를 쓴 행동을 후회한 게 아니었다. 그 감정을 가졌다는 사실을, 그게 나라는 사실을 부정...
📱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건 의지력 탓이 아니다 — 파스칼의 《팡세》가 밝힌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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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분짜리 실험, 그리고 4분 만의 실패 3년 전쯤 어느 인터뷰에서 심리학자가 한 말을 읽었다. "하루에 딱 15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단순하다 싶어서 그날 저녁 바로 해봤다. 알람 맞추고, 핸드폰 엎어놓고, 소파에 그냥 앉았다. 4분 만에 핸드폰을 들었다. 뭔가를 확인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심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손이 갔다. 눈 깜빡이듯 반사적으로. 그때부터 이게 의지력의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뭔가인지 궁금해졌다. 나중에 알게 된 건, 이 질문을 3백 년 전에도 누군가 했다는 것이다. --- ## 📜 파스칼이 정말 말한 것 블레즈 파스칼은 17세기 프랑스 수학자였지만, 《팡세(Pensées)》라는 단상 모음에서 인간 심리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해부했다. 그 중 한 구절: >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하나의 이유에서 비롯된다. 바로 방 안에 혼자 가만히 앉아 있을 줄 모른다는 것이다." > *(《팡세》 §139, 브룅슈비크 편)* 이 문장만 보면 파스칼이 '집중력이 없으면 문제'라는 뻔한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맥락이 완전히 다르다. 파스칼은 여기서 인간의 나약함을 꾸짖는 게 아니라, 그것이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도피 행위를 '기분전환(divertissement)'이라고 불렀다.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파스칼이 말한 divertissement는 인간이 자신의 '비참함(misère)', 즉 죽음, 공허, 무의미와 직면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로 시선을 돌리는 행위 전체를 가리킨다. 그는 이것이 인간 조건의 구조적 결과라고 봤다. 우리가 도망치는 건 나약해서가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기엔 너무 버거운 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의 시대엔 사냥, 도박, 궁정 사교가 그 divertissement였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다. 형태...
🧘 에픽테토스는 불안을 없애주지 않았다 — 스토아철학이 실제로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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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겨울, 팀장에게 보낼 이메일 한 통을 사흘 동안 고쳐 썼다. '확인 부탁드립니다'와 '검토 부탁드립니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전자를 골랐는데, 보내자마자 후자가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답장은 다음 날 왔다. "확인했습니다." 끝이었다. 내가 사흘을 쏟아부은 단어 선택의 결말은 그 두 글자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게 불안이었다. 거창한 이름 붙이기가 어색할 만큼 소소한 종류의, 하지만 그만큼 질기고 일상 깊숙이 박힌 불안. 그 무렵 에픽테토스를 처음 읽었다. "인간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판단이다." 솔직히 처음엔 약간 짜증이 났다. 단어 선택을 사흘 동안 고민한 게 내 '잘못된 판단' 탓이라고? 그건 그냥 피해자 탓 아닌가. --- ## 🔍 철학이 약속하지 않은 것 에픽테토스를 제대로 읽고 나서야 내가 처음부터 잘못 기대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스토아철학과 불안 조절](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스토아철학과+불안+조절)은 불안을 없애준다고 한 적이 없다. 『엔케이리디온』 어디에도 '이것을 실천하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장은 없다. 스토아가 약속하는 건 다른 무언가다. 공황이 일어난 뒤에 그것을 먹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더 정확히는, 두려움이 촉발되는 순간과 그 두려움에 반응하는 순간 사이에 아주 좁은 틈이 있다는 것. 이 차이가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텍스트들과 몇 년을 씨름한 입장에서 말하면, 이게 전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떠올려보자. 황제가 매일 아침 자기 자신에게 쓴 메모들. 그 안을 채운 건 평온한 현자의 독백이 아니다. "오늘도 참을 수 없는 인간들을 만날 것이다." "분노하지 말 것." "다시 집중하라." 수십 번의 같은 다짐이 반복...
🪦 한국인이 죽음을 말하지 않는 진짜 이유 — 침묵은 전통이 아니라 공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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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는 자신이 죽어간다는 걸 몰랐다 몇 년 전 지인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어머니가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 가족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의사가 남은 시간이 서너 달이라 했다. 그런데 회의의 주제는 "어머니께 뭘 해드릴까"가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말할 것인가, 말 것인가"였다. 결국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머니는 몸이 점점 안 좋아진다는 것만 알면서, 아마 낫겠거니 하면서, 석 달을 보내다 돌아가셨다. 나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을 때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예외가 아니었다. 2007년 국내 연구에서 말기 환자를 둔 가족의 76%가 환자에게 병명을 알리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2015년에도 여전히 절반 가까이가 그랬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고지하는 게 표준이다. 한국은 여전히 가족이 '알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죽어가는 사람이 자신이 죽어간다는 걸 모른다. 이게 한국에서 죽음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 ## 🤫 침묵은 전통이 아니라 공백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으레 나오는 설명이 유교다. 죽음을 입에 담으면 불길하다, 어른 앞에서 죽음을 말하는 건 불경하다는 식의. 그런데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조선 시대의 상례(喪禮)는 오히려 죽음을 극도로 공개적이고 정교하게 다루는 문화였다. 『국조오례의』에는 상복을 입는 기간, 곡(哭)하는 방식, 제사의 절차가 수십 쪽에 걸쳐 기술되어 있다. 3년 상은 죽음 앞에 최대 3년을 바치는 의례다. 이게 죽음을 두려워하는 문화인가? 오히려 반대다. 전통 한국에서 죽음은 지금보다 훨씬 더 일상 언어 안에 있었다. 진짜 단절은 훨씬 나중에 왔다. 1960~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조상 제사는 '구습'으로 밀려났고, 임종은 병원으로 이관됐다. 1980년대 초만 해도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집에서 죽었다. 지금은 80% 가까이가 병원에서 죽는다. OECD 평...
🏺 감정 고고학: 과거의 슬픔을 발굴하는 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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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시대 편지 전시를 본 적이 있다. 유리 케이스 안에 누렇게 바랜 한지 위로 붓글씨가 빼곡했다. 해설을 읽다가 멈칫했다. 1600년대 어느 선비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였는데,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당신 보고 싶어 이 밤을 어찌 지낼꼬."* 400년 전 문장인데, 심장이 살짝 조였다. 그 사람도 나처럼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었구나. 그 단순한 감각이 꽤 오래 머물렀다. 그게 내가 '[감정 고고학](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감정+고고학)'이라는 개념에 빠져든 시작점이었다. --- ## 🏺 감정도 유물이 될 수 있을까 고고학은 땅속에 묻힌 물건을 발굴한다. 토기, 뼈, 동전. 그것들은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말해준다. 그런데 그들이 무엇을 느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역사학자 바바라 로젠와인(Barbara Rosenwein)은 중세 감정사 연구에서 "감정 공동체(emotional communities)"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비슷한 감정 문법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울어야 하는지,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는 게 적절한지, 기쁨을 드러내도 되는 사회적 장면이 언제인지—이것이 모두 문화적으로 코드화되어 있다. 즉, 감정은 생물학적 반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사적 구성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편지, 일기, 그림 같은 흔적들을 통해 그 감정 문법을 '발굴'할 수 있다. 이것이 감정 고고학의 핵심이다. --- ## 📜 2,000년 전 로마 병사의 편지 영국 북부 빈돌란다(Vindolanda) 유적지에서 발굴된 얇은 나무 서판들이 있다. 서기 100년경, 하드리아누스 방벽 근처에 주둔했던 로마 병사와 그 가족들이 남긴 편지들이다. 대부분은 군수물자 목록이나 업무 보고지만, 그 사이에 놀라운 것들이 끼어 있다. 클라우디아 세베라(Claud...
🕯️ 슬픔을 끝내려 하지 마세요 — 상실을 '통합'하는 애도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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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좀 괜찮아졌어?" — 이 질문이 왜 잘못됐는가 작년 1월, 친구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두 달쯤 지나 그 친구와 밥을 먹었는데, 그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소주 브랜드가 리뉴얼됐다는 이야기였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게 쏟아지는 이야기의 첫 문장이었다. 나는 얼마 안 가 "그래도 이제 좀 괜찮아졌지?"라고 물었다. 친구는 잠깐 멈추더니 말했다. "뭐가 괜찮아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그 대답이 오래 머물렀다. 우리가 상실에 대해 쓰는 언어—극복, 회복, 털어내기—는 전부 슬픔을 완료 상태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담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삶을 보면 그게 얼마나 이상한 기대인지 드러난다. 부모를 잃은 사람이 삼 년 뒤 웃으며 밥을 먹는다고 해서, 그게 슬픔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단지 슬픔 옆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 글은 그 차이에 관한 이야기다. ## 📚 프로이트가 남긴 숙제 슬픔을 '완료해야 하는 작업'으로 처음 체계화한 것은 프로이트였다. 1917년 논문 "애도와 멜랑콜리아(Mourning and Melancholia)"에서 그는 애도를 이렇게 정의한다. 죽은 사람에게 묶여 있던 리비도적 에너지를 조금씩 철수해서 새로운 대상에게 투여하는 '심리적 작업'. 이 작업이 완수되면 자아는 자유로워지고, 삶은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이 프레임은 직관적으로 매력적이다. 슬픔을 일시적인 통과 과정으로 보면, 시간이 해결사가 되고 애도에도 끝이 생긴다. 문제는 DSM-5가 이 논리를 극단까지 밀고 나간 데서 드러난다.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강렬한 애도를 '지속성 복합 사별 장애(Persistent Complex Bereavement Disorder)'로 분류한다. 임상 기준으로는 타당할 수 있지만, 이 논리대로라면 20년 뒤에도 어머니 기일에 ...
🕯️ 애도의 철학 — 슬픔을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닌 이유, 프로이트가 말하는 제대로 잃어버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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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자리에서 나는 아무것도 울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 사흘 내내 나는 멀쩡했다. 어른들이 흐느끼는 동안 나는 손님을 안내하고 음식을 날랐다. 조화 앞에서 절하는 법을 모르는 먼 친척을 도왔고, "넌 참 의젓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나는 그때 그 말이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이 도착한 건 세 주 뒤였다. 동네 마트에서 할머니가 즐겨 드시던 크래커가 품절된 것을 확인한 순간, 나는 과자 진열대 앞에서 주저앉을 뻔했다. 왜 하필 거기서였냐고? 나도 모른다. 이것이 [애도의 철학](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애도의+철학)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지점이다. 애도는 보통 그렇게, 옆문으로 들어온다. --- ## 💼 프로이트가 슬픔을 '일'이라고 부른 이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1917년 논문 「애도와 우울증(Trauer und Melancholie)」에서 'Trauerarbeit'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애도 작업', 직역하면 슬픔을 처리하는 노동이다. 그는 슬픔을 감정 상태가 아니라 능동적인 심리 작업으로 봤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에 심리적 에너지를 투자한다. 그 대상을 잃으면 자아는 그 에너지를 하나씩 회수해야 한다. 할머니가 내년 추석 자리에 없다는 사실, 더 이상 전화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 명절마다 받던 반찬 통이 사라진다는 사실 — 각각의 기억을 꺼내어 그것이 이제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 이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자아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슬픔을 참는다는 것은 이 작업을 미루는 것이다. 미뤄진 작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지하로 내려가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형태로 귀환한다. 과자 진열대 앞의 나처럼. --- ## ⚠️ 에픽테토스의 처방이 위험한 이유 물론 반론이 있다. 에픽테토스는 『엔케이리디온』에서 이렇게 썼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
🌫️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의 철학: 실존적 권태에 사르트르가 불편하고 카뮈가 절반쯤 위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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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으름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달랐다 오후 세 시쯤이었다. 해야 할 일이 없진 않았다. 근데 몸이 안 움직였다. 정확히는, 움직이려는 의지가 어디론가 증발했다. 이불을 걷지도 않고, 핸드폰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천장 한쪽을 멍하니 봤다. 그 상태가 한 시간쯤 이어졌는데 이상한 건, 그게 불편하지도 않았다는 거다. 그냥 공허했다. 게으름이라고 하기엔 뭔가 달랐다. 게으름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안 하는 것 아닌가. 그날 나는 하고 싶은 것 자체가 없었다. 커피도 싫고, 유튜브도 싫고, 산책도 싫었다.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감각을 '[실존적 권태](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실존적+권태)(ennui)'라고 불렀다. 그런데 권태조차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태는 지루함인데, 그날 나는 지루하지도 않았으니까. 이 공허가 어디서 오는지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르트르에 닿는다. --- ## 🧠 사르트르가 나를 비난하는 방식 사르트르의 핵심 명제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미리 부여받지 않는다. 그걸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자유를 선고받은 존재"라고 불렀다. 선물이 아니라 선고다. 이 자유에서 도망칠 수 없다. 불편한 지점이 여기서 나온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이불 속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하기 싫어서 못 했다"는 말은 자기기만이다. 그는 이걸 '불성실(mauvaise foi, 나쁜 믿음)'이라고 불렀다—자신이 자유로운 존재임을 부정하고 상황의 피해자인 척하는 것. 이불 속의 나는, 사르트르의 눈으로 보면 자유를 회피하는 중이다. 이 논리는 가혹하지만 틀리지 않다. 그리고 그 가혹함이 오히려 핵심 단서가 된다. 권태는 의지의 부재가 아니라 의지를 어디에도 걸 수 없는 상태다. 그 상태에서도 나는 여전히 선택하는 ...
💔 사랑하는 것을 잃은 뒤 어떻게 살아가는가 — 애도의 철학과 심리학이 알려주는 상실 이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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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구멍이 생겼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처음 며칠간 아무렇지 않았다. 장례를 치르고, 밥을 먹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 그런데 한 달쯤 지난 뒤—정확히는 슈퍼마켓에서 할머니가 즐겨 드시던 요거트 브랜드를 발견한 순간—무릎이 풀렸다. 죽음은 그때 처음으로 실제가 됐다. 나중에 알았다. 이 반응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 ## 📊 슬픔에는 단계가 없다 — 보나노 연구가 뒤집은 상식 우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슬픔의 5단계"에 익숙하다.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 이 도식은 1969년 《죽음과 죽어감에 관하여(On Death and Dying)》에서 나온 것인데, 원래는 임종을 앞둔 환자들의 심리를 관찰한 것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유가족의 애도 과정에도 적용되었고, "슬픔에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는 관념이 상식처럼 굳어졌다. 컬럼비아대학교 임상심리학자 조지 보나노는 2004년 《미국 심리학자(American Psychologist)》에 발표한 논문 "Loss, Trauma, and Human Resilience"에서 이 도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205명의 배우자 사별 경험자를 18개월간 추적 조사했다. 결과는 단일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46%는 사별 직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회복탄력성" 궤도를 보였고, 16%는 지속적 고통을 겪었으며, 11%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나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나머지는 사별 이전부터 이미 우울 상태였거나 복합적인 경로를 밟았다. 이 수치가 말하는 건 하나다. 슬픔은 단계를 밟지 않는다. 처음에 울지 않았다고 사랑이 없었던 게 아니고, 두 달째에 웃는다고 회복된 게 아니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5단계"를 너무 믿은 나머지 자기 슬픔이 잘못됐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나는 왜 덜 슬프지?" 혹은 ...
💌 사랑의 비대칭성 — 더 많이 원하는 쪽이 왜 지는가, 최소관심의 원리와 흘러넘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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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자 한 통의 무게 나는 그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고 나서 화면을 열두 번쯤 켰다. 답장이 오기 전까지.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사실 알 수 없었다. 잘 자고 있었는지, 아니면 나처럼 뒤척이고 있었는지—그건 내가 추측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 관계에서 더 많이 원하는 쪽은 나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창피스러웠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이상한 질문이 따라붙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정말로 약한 것인가? 그게 자명한 사실처럼 느껴지는 건 어디서 온 감각인가? --- ## ⚖️ 덜 사랑하는 쪽이 지배한다: 최소관심의 원리 사회학자 윌러드 월러(Willard Waller)는 1938년 저서 *The Family: A Dynamic Interpretation*에서 "최소관심의 원리(principle of least interest)"를 제시했다. 관계에서 권력은 덜 투자한 쪽에게 기운다는 것이다. 더 원하는 쪽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조건을 수용하고, 상대의 페이스를 따라가고, 자신의 욕구를 조정한다. 협상력이 낮다. 이건 직관적으로 맞다. 나는 그 사람의 취향을 외웠고, 그 사람은 내 생일을 세 번 물어봤다. 내가 먼저 연락했고, 일정을 맞췄고, 때로는 침묵을 견뎠다. 월러의 공식대로라면 나는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니체를 읽다가 이 확신이 흔들렸다. --- ## ⚡ 니체의 역설: 선물하는 덕목은 강자의 행위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1부 마지막 장 '선물하는 덕목에 대하여(Von der schenkenden Tugend)'에서 이렇게 쓴다. "흘러넘치는 자야말로 고귀하다. 줄 수 있는 자만이 진정으로 강하다." 니체에게 '선물하는 덕목'은 결핍에서 나오지 않는다. 넘쳐서 줄 수밖에 없는 상태,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가 극대화된 상태에서 흘러나온다. 더 많이 사랑한다는 것이 이 논리...
🧠 감정이 기억을 만든다: 키케로의 감정 기억술이 현대 신경과학을 2000년 앞서 증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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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삿날 앨범과 키케로 몇 해 전, 외할머니 기일에 고향에 내려갔다. 제사를 마치고 어머니가 낡은 앨범을 꺼냈는데, 1970년대 흑백 사진들을 넘기던 그 10분은 지금도 선명하다—향 연기 냄새, 어머니 손등의 핏줄, 사진 속 젊은 외할머니의 표정이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은 날 기차 시간표나 누가 무슨 반찬을 가져왔는지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날의 감정적 무게가 특정 장면들을 선택적으로 고정시켜놓은 것이다. 이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건 한참 뒤, 논문 자료를 뒤지다 키케로의 《연설가에 관하여(*De Oratore*)》 2권 86~87절을 마주쳤을 때였다. [감정 기억술](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감정+기억술)의 시조 격인 시모니데스 일화를 설명하면서, 키케로는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가능한 한 예외적이고 생생한 이미지(*imagines agentes*)—비웃음거리이거나, 아름답거나, 수치스럽거나, 믿기 어려운 것"과 결합시켜야 한다고 썼다(II.87.358). 그냥 정보가 아니라 감정을 건드리는 이미지여야 한다는 것. 2000년 전 로마 수사학자가 편도체 얘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 ## 🧠 편도체가 먼저 반응한다 조셉 르두(Joseph LeDoux)는 1980년대 말 쥐 실험에서, 감각 자극이 피질을 우회해 시상에서 편도체로 직행하는 경로—그가 "저도로(low road)"라 부른—를 발견했다. 이 경로 덕분에 감정적 반응은 의식적 인지보다 빠르게 일어난다. 그리고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해마의 기억 고착 과정이 강화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감정의 뇌》, 1996). 여기에 UC 어바인의 제임스 맥고(James McGaugh)의 실험이 연결된다. 1994년 래리 캐힐(Larry Cahill)과의 연구에서,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영상과 감정을 자극하는 영상을 각각 본 피험자들을 2주 후 테스트했더니 감정적 영상의 기억이 ...
😰 밤 세 시에 찾아오는 죽음 불안의 정체 — 철학 없이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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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세 시, 아무 이유도 없이 몇 년 전 새벽이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세 시에 잠에서 깼다. 창밖은 아직 어두웠고, 옆에서 누군가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한 감각이 왔다. 두려움이라기엔 너무 크고, 불안이라기엔 너무 조용한 무언가. 나는 언젠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이 갑자기 '사실'로 느껴졌다. 머리로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이 몸 전체로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많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다음 날 아침 커피를 끓이며 그 감각을 재빨리 덮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러다 한참 후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 이름을 붙이게 됐다. --- ## ⚖️ 법원에서 일어난 일 1989년, 애리조나 주 투손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학 실험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판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설문지를 나눠줬다. 한 그룹에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잠깐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끼워 넣었다.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나요' 같은 식으로. 다른 그룹에는 그런 질문이 없었다. 설문 직후, 두 그룹 모두에게 동일한 가상 사건을 제시했다. 매춘으로 기소된 여성의 보석금을 얼마로 책정할 것인지였다. 죽음을 떠올리지 않은 판사들의 평균 보석금은 50달러였다. 죽음을 상기한 판사들이 제시한 금액은 455달러. 약 아홉 배 차이다. 판사들은 자신이 왜 그랬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냥 정의롭게 판단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숫자는 달랐다. 이 연구는 이후 500건 이상의 유사 실험으로 반복됐다. 죽음을 상기시키면 사람들은 더 강하게 자기 집단을 편애하고, 도덕적 위반에 과잉 반응하고, 외집단을 배척했다. 전쟁 지지율도 올라갔다. 처음 읽었을 때 꽤 불편했다. 그 판사들이 내 안에도 있다는 느낌 때문에. --- ## 📚 어니스트 베커가 옳았던 것들 이 실험들의 이론 토대를 놓은 사람은 심리학자 어니스트 베커다. 1974년 퓰리처상을 받은 《죽...
🕯️ 죽음 준비 인문학: 웰다잉 클래스가 성업 중인 지금, 당신의 공포는 누군가의 수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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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셋에 간 친구, 그리고 내가 한 이상한 생각 올봄에 고등학교 동창이 갑자기 세상을 떴다. 마흔셋이었다. 부고 문자를 받은 날 밤, 나는 이상하게도 그의 죽음보다 내 죽음을 한참 생각했다. '나라면 어떻게 죽고 싶을까.' 아무런 준비가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불안하게 느껴졌다. 장례 방식도, 남길 말도, 정리할 것도 없었다. 며칠 뒤 인터넷을 하다가 '웰다잉 강좌'와 '[죽음 준비 인문학](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죽음+준비+인문학) 클래스' 광고를 연달아 마주쳤다. 알고리즘이 내 밤을 읽은 것 같았다. 나는 그 광고를 누르지 않았다. 대신 한동안 생각했다. 이게 왜 불편하지? --- ## 🗾 일본이 10년 먼저 걸어간 길, 슈카츠(終活) 죽음 준비를 라이프스타일로 만든 선례는 일본이다. 슈카츠(終活)는 인생의 마무리를 뜻하는 終(끝 종)과 活(활동 활)의 합성어로, 2009년 일본 주간지 《週刊朝日》가 처음 유행시킨 말이다. 처음엔 유언장 작성이나 재산 정리 같은 실무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장례 방식 선택, 디지털 유산 정리, 사전의료의향서, '엔딩 노트'라는 이름의 다이어리 상품까지 포괄하는 하나의 산업이 됐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장례·사후 준비 관련 시장은 2020년대 들어 수조 엔 규모로 추산된다. 인구의 30퍼센트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에서 슈카츠 관련 서적은 매년 수백 종이 쏟아지고, 슈카츠 어드바이저 자격증 취득자가 수만 명에 달한다. 한국도 이 흐름 안에 들어왔다. 2016년 제정되어 2018년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 이후 '웰다잉'은 정책 언어와 교육 커리큘럼에 동시에 진입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 건수는 200만 건을 넘어섰다. 숫자가 말해주는 건 분명하다. 죽음 준비가 하나의 시장이 됐다. --- ## ...
😢 우는 법을 잊어버린 우리에게 — 곡(哭)이라는 오래된 지혜와 슬픔의 인류학이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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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때였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나는 생전 처음으로 어른들 장례식장에 갔다. 조문객을 맞이하는 것도 낯설었는데,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갑자기 터져 나오는 그 소리였다. 아주머니들이 관 앞에서 "어이, 어이—" 하고 소리 내어 우는 것.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했고, 철없이도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지?' 싶었다. 그 기억이 최근에 다시 떠올랐다. 친한 친구가 부모님을 잃었고, 나는 장례식장 한쪽 구석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울고 싶었는데 어떻게 울어야 할지를 몰랐다. 어색해서 참았다. 그 이후로 한동안 그 어색함이 마음에 걸렸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부터 우는 법을 잊어버린 걸까. --- ## 🌍 슬픔에도 방언이 있다 문화인류학자 폴 로젠블라트(Paul Rosenblatt)가 1976년 발표한 연구는 78개 문화권의 [애도의 인류학](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애도의+인류학) 방식을 비교했는데, 결론이 흥미롭다. 슬픔의 감정 자체는 보편적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문화마다 극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는 장례식에서 웃음과 농담이 권장된다. 클리퍼드 기어츠(Clifford Geertz)가 『문화의 해석』에서 기록한 것처럼, 발리인들은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망자의 영혼이 불안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부러 가볍게, 심지어 유쾌하게 행동한다. 멕시코의 '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은 또 다르다. 해골 분장을 하고,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차리고, 노래를 튼다. 슬픔이 축제의 형태를 띤다. 아일랜드의 '웨이크(wake)'는 관을 가운데 두고 밤새 술을 마시며 고인의 이야기를 웃으며 나누는 방식이다. 반면 이집트와 고대 로마에는 직업적 통곡사(professional mourners)가 있었다. 돈을 받고 장례식에서 대신 울어주는 사람들. 지금 기준으로는 이상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슬픔의 깊...
💓 그날 두근거림이 '그 사람' 때문이 아니었을 수 있다 — 오귀인 이론으로 읽는 감정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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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그 사람을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그냥 무서웠던 걸까 대학교 2학년 때 동아리 선배가 있었다. MT에서 야간 귀신의 집 체험을 같이 했고, 어두운 복도에서 나도 모르게 그 사람 팔을 잡았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창밖을 보면서 이상하게 그 선배가 다르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 감정이 꽤 오래 갔고, 나는 오랫동안 그걸 '좋아함'으로 분류해왔다. 지금은 확신이 없다. 그날 내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어도, 나는 아마 똑같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됐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 의심이 단순한 자기회의가 아닐 수 있다는 걸, 꽤 오래 지난 다음에야 알았다. --- ## 🧠 몸이 먼저 달아오르고, 뇌는 그 이유를 나중에 만든다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심리학자 스탠리 샤흐터와 제롬 싱어는 1962년에 불편한 가설을 내놨다. 감정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먼저 신체 각성(arousal)이 일어나고, 뇌는 그 각성의 원인을 주변 맥락에서 찾아 붙인다. 심장이 먼저 뛰고, 왜 뛰는지는 나중에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에 살을 붙인 실험이 1974년 더튼과 아론의 흔들다리 연구다. 캐나다 카필라노 협곡의 불안정한 현수교를 건넌 남성 중 50%가 실험 진행자(여성)에게 나중에 연락을 취했다. 안정적인 다리를 건넌 집단에서는 12.5%였다. 다리가 무서워 심장이 뛰었는데, 그 두근거림을 근처 여성에 대한 끌림으로 오해했다는 해석이 따라붙었다. 이 실험은 수십 년간 심리학 교재의 단골 소재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이 글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내용의 반복이 된다.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게 있다. 이 두 실험은 현재 심리학계에서 '재현성 위기(replication crisis)'의 대표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흔들다리 실험 원본의 표본은 핵심 조건 하나에 33명이었고, 이후 복제 실험들은 효과가 있기는 하나 훨씬 작거나 맥락에 따라 아예 사라졌다. 샤흐터-싱어 실험 역시 재현이 일관되지 않았다. 이 실험들이...
💔 슬픔을 고쳐야 한다는 거짓말 — 애도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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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괜찮아졌다'고 거짓말했을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사람들에게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라고 말하는 법을 빠르게 배웠다. 그 말이 나오면 대화가 편해졌고, 분위기가 밝아졌다. 상대방도 안도했다. 나도 잠깐은 안도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된장찌개를 끓이다가 뚜껑을 열었을 때, 나는 다시 울었다. 할머니가 그 뚜껑을 꼭 이렇게 옆으로 비틀어 열었다는 게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내가 한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왜 그 거짓말을 해야 했는지도. 슬픔에는 사회적 기한이 있다. 장례 후 일주일, 한 달, 기껏해야 일 년. 그 기한을 넘기면 슬픔은 '정상'의 범주를 이탈한 무언가가 된다. '아직도 그러고 있냐'는 시선이 생긴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 그 시선을 내면화한다. --- ## 📊 단계를 완료해야 한다는 착각 1969년,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übler-Ross)는 『죽음과 죽어감』에서 다섯 단계의 모델을 제안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중요한 사실은, 이 모델이 원래 사별한 사람이 아니라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모델은 이후 수십 년간 '애도의 표준 지침'처럼 유통됐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점검했고, 마지막 단계인 '수용'에 빠르게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문제는 실제 사람들이 그렇게 슬퍼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자 조지 보나노(George Bonanno)는 2000년대 초부터 수백 명의 사별 경험자를 수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의 연구는 슬픔의 궤적이 단 하나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데이터에서 드러난 네 가지 패턴은 이랬다: 처음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탄력성(resilience, 약 35~65%),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회복하는 집단(recovery, 약...
🌊 번아웃에 노자가 답한다 — 막지 않는 것의 기술과 무위자연, 뇌과학으로 찾는 진짜 회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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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의 일이다. 샤워를 하면서 내일 마감 목록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등을 타고 흐르는 따뜻한 물, 욕실 거울에 맺힌 김, 이런 것들을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몸은 샤워실 안에 있었지만 나는 없었다. 번아웃이라는 말을 처음 쓴 건 허버트 프로이덴버거였다. 1974년이었다. 연료가 다 타버린 상태. 50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처방전을 받는다. 쉬어라. 자연 속에 가라. 디지털 디톡스. 나는 이것들을 다 해봤고, 대부분 실패했다. 쉬면서도 쉬지 못했다. --- ## 🧠 뇌는 멍 때릴 때 오히려 더 바쁘다 2001년, 워싱턴 대학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레이클(Marcus Raichle)은 《PNAS》에 논문 하나를 발표했다. fMRI 피험자가 아무 과제도 하지 않을 때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측정한 것이었다. 당연히 뇌 활동이 줄어들 거라 예상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과제가 없을 때 특정 영역—내측 전전두엽피질, 후측 대상피질—이 집중 과제 상태보다 오히려 더 활발하게 작동했다. 레이클은 이 회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고 불렀다. 놀라운 건 에너지 비율이었다. 인간 뇌는 체중의 2%밖에 안 되면서 기초대사량의 약 20%를 쓴다. 그리고 집중 과제 수행 시 혈류량이 기저 상태보다 증가하는 비율은 고작 1~5% 수준이다. 에너지 소비의 압도적 대부분은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후 연구들은 DMN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자전적 기억 통합, 미래 시뮬레이션, 타인 관점 추론—요컨대 '나'라는 서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 망을 통해 일어난다. 번아웃 상태에서 이 과정이 망가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과거와 미래가 단절되고,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기억을 잃는다. 의욕 저하가 게으름이 아니라 신경학적 손상에 가까운 이유다. 결론적으로, DMN이 제 역할을 하려면 쉬는 동안 다음 할 일 목록을 머릿속에서 돌리지 않아야 한다. 말은 쉽다. ...
🧘 감정을 끄는 게 아니라 길들이는 것 — 스토아 철학 '아파테이아'로 번아웃 시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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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에서 이유 없이 울었던 날 몇 해 전,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딱히 슬픈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상사한테 혼난 것도, 큰 실수를 저지른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하루가 끝났는데, 몸이 그걸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스크 속에서 조용히 울다가 집에 왔고, 다음 날 또 출근했다. 그 무렵 나는 처음으로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내 이야기로 읽었다. 그때 내가 원했던 건 감정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었다. 더 정확하게는,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 답을 한참 뒤에 2000년 전 로마의 철학자들에게서 찾게 될 줄은 몰랐다. --- ## 🧘 [아파테이아](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아파테이아)는 '무감각'이 아니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 개념인 '아파테이아(apatheia)'는 영어 apathy의 어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걸 냉담함이나 무감각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이건 번역의 함정이다. 스토아학파가 '파테(pathē)'라고 부른 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이성적 판단 없이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감정 반응 — 분노, 두려움, 탐욕, 쾌락. 이것들이 문제가 되는 건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아파테이아는 이 파테로부터의 자유다. 감정을 끄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상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렇게 썼다: "그것이 나를 상처 입힐 수 없다면, 내 영혼도 손상되지 않는다." 그가 황제로서 전쟁과 역병과 배신을 매일 마주하면서도 일관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건,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 ## 📜 세네카가 번아웃을 알고 있었다면 세네카는 네로 황제의 조언자였다. 권력의 한가운데에 있었고, 동시에 거기서 가장 소진되기 쉬운 자리에 있었다. 그의 편지들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현대적 의미의...
🏺 감정의 고고학: 오래된 기억과 사진 한 장이 불러일으키는, 파낼수록 흐려지는 감정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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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고고학](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감정의+고고학): 파낼수록 흐려지는 것들에 대하여 ## 🖼️ 오래된 사진 한 장 몇 달 전, 핸드폰을 바꾸면서 사진 백업을 하다가 2013년 폴더를 열었다. 거기서 한 사람과 함께 찍힌 사진이 나왔다.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 어딘가가 이상하게 조였다. 슬픔도 아니고, 그리움도 아니고, 후회도 아닌, 딱히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각. 나는 한참 그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지금 내가 뭘 느끼는 거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게 틀린 질문이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게 됐다. --- ## 🏺 고고학자가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 고고학에는 불편한 역설이 있다. 유물은 발굴되는 순간 변한다. 공기와 접촉하고, 흙의 배치가 무너지고, 출토 당시의 맥락이 영구히 교란된다. 발굴이라는 행위 자체가 원본을 손상시킨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다면 파지 말아야 한다. 파는 순간, 이미 다른 것이 된다. 좋은 고고학자는 이것을 안다. 그래서 발굴 전에 토층을 사진으로 찍고, 출토 맥락을 기록하고, 자신이 개입하는 행위가 해석의 일부라는 사실을 늘 의식한다. 감정을 파내려 할 때 우리는 이 조심성을 잊는다. --- ## 💭 감정은 발굴되는 게 아니다 심리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은 2017년 저서 『How Emotions Are Made』에서 이 전제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그는 fMRI 연구를 포함한 250건 이상의 메타분석을 검토한 결과, 분노·공포·기쁨 같은 기본 감정에 대응하는 일관된 신경 회로나 보편적 표정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폴 에크먼이 수십 년간 주장한 '선천적 기본 감정' 이론의 핵심 증거들은 통제된 환경에서 반복 재현에 실패했다. 배럿이 제안하는 '구성된 감정 이론(Constructed Emotion Theory)'에 따르면, 뇌는 감각 ...
🗣️ 그날 회의실에서 침묵했던 나, 고대 그리스 철학 '파레시아'를 알았다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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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거 진짜 이대로 가도 되는 거예요?"라고 묻지 못한 날 2019년 가을, 그러니까 지금 다니는 회사로 옮기기 전 마지막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팀장님이 야심 차게 밀어붙이던 게 '전사 협업툴 자체 개발' 프로젝트였다. 슬랙이나 노션 같은 거 다 놔두고 우리 손으로 만들어 쓰자는 거였는데, 개발 인력이라곤 나 포함 세 명이 전부인 마케팅 부서 산하 TF였다. 첫 킥오프 회의에서 일정표를 봤을 때 이미 머릿속에선 "이거 6개월 안에 절대 안 끝난다"는 계산이 끝나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동료 진우(가명)가 나한테 속삭였다. "형, 저거 내년 이맘때도 데모 화면 하나 못 띄울 것 같지 않아요?" 나도 똑같이 생각했다고 답했다. 근데 거기까지였다. 회의실로 돌아가서 손을 들고 "팀장님, 이 일정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 프로젝트는 8개월을 끌다가 예산 재검토 명목으로 조용히 묻혔고, 그사이 우리 셋 중 둘이 퇴사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 ## 🏛️ 푸코가 다시 꺼낸 오래된 그리스어, 파레시아 이 기억이 다시 떠오른 건 최근에 미셸 푸코의 1983년 버클리 강의록 《담론과 진실》을 읽으면서다. 푸코는 [고대 그리스 '파레시아'(거침없이 말하기) 개념과 현대 직장 내 솔직함](https://warguss.blogspot.com/search?q=고대+그리스+'파레시아'(거침없이+말하기)+개념과+현대+직장+내+솔직함)이라는 말이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짚는다. 어원을 풀면 '판(pan, 모든)'과 '레시스(rhesis, 말)'가 합쳐진 단어로, 직역하면 '모든 것을 말하기'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푸코가 정리한 파레시아의 조건이다. 그는 파레시아가 성립하려면 ① 화자가 그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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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제작 효율 최적화 위한 영지 세팅
### 1. 대성공 확률 증가 vs. 제작 수수료 절감 - **대성공 확률 증가**: 대성공 확률이 2% 증가해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대성공 확률 5%에 2% 증가를 적용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0.1% 증가에 불과합니다. - **제작 수수료 절감**: 제작 수수료를 2% 절감할 경우, 제작할 때마다 발생하는 골드 비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어 비용 절약 효과가 훨씬 큽니다. - 결과적으로, 제작 수수료 절감이 대성공 확률 증가보다 약 10배 더 많은 이득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대성공 확률보다는 수수료 절감에 집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 2. 효율적인 영지 세팅을 위한 이득 극대화 세팅 - 영지 내 필수 세팅 아이템으로 "곡예사의 대기실," "찬란한 소원 나무," "여신의 가호"가 추천됩니다. - **곡예사의 대기실**: 마리샵에서 블루 크리스탈로 구매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제작 효율을 높이는 데 필수 아이템입니다. - **찬란한 소원 나무**: 수수료 절감을 제공하여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이득 극대화에 도움이 됩니다. - **여신의 가호**: 미술품 42개를 모아 획득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제작 효율을 제공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필수로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여신의 가호 대신, **곡예사의 무기 진열대**를 구매해 사용할 수도 있으며, 경제적인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 3. 의상 세팅 (선택적 적용) - 특정 의상을 착용하면 제작 효율이 약간 증가하지만, 최적의 의상 옵션은 없기 때문에 필수는 아닙니다. 크리스탈 비용이 부담스러울 경우 생략 가능하며, 다른 세팅을 우선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 **드레스룸 이용**: 크리스탈을 사용하여 드레스룸에서 특정 NPC와의 호감도로 얻을 수 있는 의상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추천 의상**: 페...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생활 도구 옵션
### 생활 도구 옵션 및 확률 | **옵션** | **고급** | **희귀** | **영웅** | **전설** | **유물** | |-------------------------|-------------|------------|-------------|-------------|-------------| | 기본 보상 추가 획득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희귀 재료 획득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특수 획득 확률 | 0.5~1% | 1~2% | 1.5~3% | 2~4% | 2.5~5% | | 내구도 미차감 확률 | 2.5~5% | 5~10% | 7.5~15% | 10~20% | 12.5~25% | | 채집속도 | 1.25~2.5% | 2.5~5% | 3.75~7.5% | 5~10% | 6.25~12.5% | | 미니게임 난이도 하락 | 1 | 1~2 | 1~2 | 2~3 | 2~3 | | 미니게임 보상 획득 확률 | 5~10% | 10~20% | 15~30% | 20~40% | 25~50% | | 낚시 캐스팅 등급 | 1~2 | 2~4 | 4~6 | 6~8 | 8~10 | --- ### 생활 키트 옵션 정리 - 영웅 등급 생활 도구가 제작 비용면에서 효율 좋음 | **생활 유형** | **필수 옵션 (빨간색)...
한국 핵무장 논의와 방위산업 관련주: 핵무기 개발 과정과 유망 종목 분석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논의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방위산업 관련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핵무기 및 방어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큰 잠재적 수혜가 예상됩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 외교적 변화는 이러한 방위산업 관련주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참조: https://gussconomy.tistory.com/entry/한국-핵무장-시나리오-관련주-투자-포인트-총정리 ) --- ### 핵무기 생산과정 요약 #### **핵연료 확보** : 고농축 우라늄-235 또는 플루토늄-239와 같은 핵분열 물질을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 **우라늄 농축**: 우라늄-235의 비율을 약 90% 이상으로 높이는 과정입니다. -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에서 우라늄-238을 중성자로 포획하여 플루토늄을 생성하고 이를 화학적으로 분리합니다. #### **폭발 장치 개발** : 확보한 핵연료를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 **충돌 방식 (Gun-type)**: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두 덩어리를 빠르게 결합시켜 핵분열을 유도합니다. - **내부 압축 방식 (Implosion-type)**: 고폭압력으로 플루토늄을 압축하여 임계 질량을 초과하도록 합니다. ####. **무기화 및 배치** - 폭발 장치를 무기 형태로 조립하여 배치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미사일, 폭격기 등에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 ### 핵심적인 부분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핵연료 확보**와 **폭발 장치 개발**입니다. - **핵연료 확보**: 핵분열 물질 확보가 핵무기 개발의 필수 조건입니다.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며, 보안과 국제적인 감시가 강화된 부분입니다. - **폭발 장치 개발**: 핵연료가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가 없다면 무기화가 불가능합니다. 압축 방식 등 폭발 장치 개발 기술이 핵무기의 폭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