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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낮추면 덜 아플까? 신혼부부 4년 연구와 철학자들이 말하는 기대하지 않는 사랑의 의미

📑 목차 🤔 기대를 낮추면 정말 덜 아플까 📜 에픽테토스가 나눈 두 개의 칸 💋 입맞춤에 관한 불편한 문장 🔄 받아들이는 것과 다시 원하는 것 🪷 붓다가 짚은 두려움의 뿌리 🛠️ 실제로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 참고 자료 🤔 기대를 낮추면 정말 덜 아플까 이 주제를 붙잡고 자료를 찾다가 예상하지 못한 연구 하나를 만났다. 기대를 줄이면 관계가 편해진다는 말은 너무 흔해서 나도 반쯤 믿고 있었다. 그런데 오하이오주립대의 제임스 맥널티와 플로리다대의 벤저민 카니가 2004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낸 연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신혼부부 82쌍을 4년 동안 6개월마다 조사했다. 부부가 갈등을 의논하는 모습을 촬영해 문제 해결 능력도 따로 평가했다. 결과는 이랬다. 기대는 높은데 갈등을 다루는 능력이 부족한 부부는 만족도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같은 능력 수준에서 기대가 낮은 부부는 처음 만족도는 낮았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능력이 좋은 부부는 기대가 낮을 때 오히려 만족도가 더 빨리 떨어졌다. 맥널티는 오하이오주립대 발표 자료 에서 "배우자의 기대가 현실과 맞지 않을 때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정리했다. 이걸 읽고 나서 "기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기대의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답이 안 된다. 무엇에 기대를 거는지가 더 중요해 보였다. 그 지점에서 스토아 철학의 오래된 구분이 생각보다 정확한 도구라는 걸 알게 됐다. 📜 에픽테토스가 나눈 두 개의 칸 『엥케이리디온』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떤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 이어지는 목록이 흥미롭다. 의견, 추구, 욕구, 회피, 그리고 우리 자신의 행위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몸, 재산, 평판, 지위, 그리고 우리 행위가 아닌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 MIT 인터넷 클래식스 아카이브, 『엥케이리디온』 영역본 ). 연애에 이 목록을 대 보면, 상...

🌱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동사라는 말의 의미: 프롬·붓다·니체에게 물어본 설렘이 식은 뒤의 사랑

📑 목차 🍂 'falling'과 'standing' 사이에서 💬 비드에 답하는 일 🪷 책임은 어디서 소유로 바뀌는가 👀 존중, 매번 다시 보기 ☀️ 아모르 파티, 그리고 평범한 일요일 📚 참고 자료 🍂 'falling'과 'standing' 사이에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동사다"라는 말은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는 별 무게가 없다. 그런데 에리히 프롬이 1956년에 낸 『사랑의 기술』에서 이 생각이 어떤 문장으로 쓰였는지 찾아보니, 나는 이 말을 반쯤만 알고 있었다. 프롬은 사랑이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고, 빠지는 것(falling for)이 아니라 그 안에 서 있는 것(standing in)이라고 썼다. 나는 '서 있다'는 동사에서 오래 멈췄다. 빠지는 건 중력이 알아서 해 준다. 서 있으려면 다리에 힘을 줘야 한다.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안다. 그 시기의 감정은 거의 다 낙하다. 연락 하나에 하루가 올라갔다 가라앉고, 내가 뭔가를 고른다는 느낌이 없다. 그래서 설렘이 식으면 사람들은 바닥에 닿았다고 느낀다. 프롬의 말대로라면 그때부터가 서 있을 차례다. 프롬은 그 활동을 보살핌, 책임, 존중, 앎 네 가지로 나눴다. 목록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니 다시 늘어놓지는 않겠다. 대신 이 네 가지를 하루하루의 장면에 대 보고, 니체와 불교를 옆에 세웠을 때 어디서 맞물리고 어디서 부딪히는지 보려 한다. 💬 비드에 답하는 일 심리학자 존 가트맨은 신혼부부를 연구한 뒤 6년 후에 그들을 다시 만났다. 가트맨 연구소의 정리 에 따르면 그때까지 결혼을 유지한 부부는 상대의 '비드(bid)'에 86% 응답했고, 이혼한 부부는 33%에 그쳤다. 비드는 관심이나 인정, 애정을 구하는 작은 신호를 말한다. 이 숫자를 보며 생각난 건 비드가 대개 비드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 사랑해?"는 누구나 알아본다. 하지만 ...

💞 알랭 바디우 『사랑 예찬』 연애에 적용하기: 권태를 넘어 '둘의 무대' 다시 세우는 질문들

📑 목차 📢 데이팅 사이트 광고 하나에서 시작된 철학 💍 만남, 선언, 충실성: 사랑이 '진리'가 되는 과정 🪷 불교의 렌즈: 붙드는 것과 충실한 것은 다르다 ❓ 권태가 왔을 때 던질 질문들 🔁 니체의 악마에게 하루를 물어보기 📚 참고 자료 📢 데이팅 사이트 광고 하나에서 시작된 철학 알랭 바디우의 『사랑 예찬』은 책보다 칼럼으로 먼저 알게 됐다. 은유 작가가 경향신문에 연재한 '은유의 책 편지'에서 이 책을 다뤘는데( 경향신문, 2021.8.6 ), 그 글이 소개한 출발점이 뜻밖이었다. 철학자가 파리에서 본 만남 알선 사이트의 광고 문구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랑스어권 서평들에 따르면 그 사이트는 Meetic이었다. 문구는 이랬다. "위험 없는 사랑을 당신에게!" 이 책은 2008년 7월 14일 아비뇽 페스티벌의 '사상의 극장'에서 바디우가 니콜라 트뤼옹과 나눈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원서는 2009년 Flammarion에서 나왔고, 한국어판은 조재룡이 옮겨 도서출판 길에서 펴냈다. 아래 인용은 모두 칼럼에 실린 번역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바디우는 저 광고 문구를 사랑에 대한 위협으로 읽었다. 조건을 미리 맞춰 놓으면 고통 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약속인데, 그 약속이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빼 버린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더 이상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삶"이다. 나와 같은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계를 처음부터 다시 보는 일이다. 💍 만남, 선언, 충실성: 사랑이 '진리'가 되는 과정 바디우의 틀을 조금만 정리해 두자. 그는 사랑이 만남이라는 우연한 사건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그 우연을 "사랑해"라는 선언으로 붙잡고, 그 뒤로 이어지는 시간 동안 그 선언에 충실하게 산다. 바디우는 사건·선언·충실성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 전체를 '진리...

💞 알랭 바디우 둘의 무대로 본 연애: 권태기·다툼 앞에서 다시 하는 사랑의 선언

📑 목차 💔 '위험 없는 사랑'을 파는 광고에서 시작하는 책 🎭 사랑을 잘못 보는 세 가지 방식, 그리고 '둘' 💌 우연을 붙잡는 선언, 그리고 '지점' 🔄 니체의 영원회귀, 불교의 집착 옆에 놓아 보면 🧭 권태기, 다툼, 미래 앞에서 스스로 물어볼 것 📚 참고 자료 💔 '위험 없는 사랑'을 파는 광고에서 시작하는 책 『사랑 예찬』은 두꺼운 철학서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대담집이었다. 2008년 아비뇽 연극제에서 니콜라 트뤼옹과 나눈 공개 대담을 다듬어 2009년 플라마리옹에서 냈고, 한국어판은 2010년 조재룡 옮김으로 도서출판 길에서 나왔다. 바디우는 첫머리에서 파리에 붙은 데이트 사이트 메틱(Meetic)의 광고 문구를 꺼낸다. 우연에 기대지 말고 사랑하라, 괴로움 없이 사랑에 빠지라는 식의 약속이다. 바디우는 이것을 사랑을 보험 상품처럼 다루는 발상으로 본다. 조건을 미리 맞추고 위험을 걸러 내면 안전은 남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내 생각 습관 하나를 떠올렸다. 연애가 힘들어지면 사람들은 쉽게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을 만났어야 했다"고 말한다. 바디우 식으로 보면 이 말은 사랑을 매칭 결과로 다루는 관점이다. 그리고 그가 이 책에서 공들여 반박하는 게 바로 그 관점이다. 🎭 사랑을 잘못 보는 세 가지 방식, 그리고 '둘' 바디우는 사랑에 대한 흔한 이해를 셋으로 나누고 하나씩 물리친다. 첫째는 낭만적 융합이다. 두 사람이 하나로 녹아드는 황홀한 순간을 사랑의 정점으로 본다. 바디우가 보기에 이건 사랑의 시작을 신화로 만든 것에 가깝다. 하나가 되면 둘이 사라지고, 둘이 사라지면 세상을 둘의 눈으로 볼 수도 없다. 둘째는 계약이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합의로 사랑을 보는 시각이고, 메틱 광고가 여기 들어간다. 셋째는 회의주의다. 사랑은 결국 욕망에 포장을 씌운 환상일 뿐이라는 냉소다. ...

💌 짝사랑 단계별 거리 좁히기 대화 루틴: 고백 전 6주, 답장 시간 표를 지우고 붓다와 니체에게 배운 것

📑 목차 📊 답장 시간을 엑셀에 적던 봄 🤔 니체와 붓다가 똑같이 의심한 것 💬 1~2주차: 물음표 없는 말 걸기 🎻 3~5주차: 비나의 줄을 고르는 법 ♾️ 6주차, 그리고 영원회귀라는 마지막 질문 📊 답장 시간을 엑셀에 적던 봄 작년 봄에 같은 스터디에 있던 사람을 좋아했어요. 여기서는 그냥 S라고 부를게요. 처음에는 고백 전에 6주쯤 천천히 가까워지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보니 휴대폰 메모장에 이상한 표가 하나 생겨 있었어요. 날짜, 내가 보낸 시간, S가 답한 시간, 답장 글자 수까지 적은 표였어요. 평균을 내 보니 S는 보통 40분쯤 뒤에 답했고, 그보다 늦으면 저는 그날 저녁 내내 이유를 찾고 있었어요. 웃긴 건 그 무렵 제가 『법구경』을 읽고 있었다는 거예요. 212게송은 "사랑하는 것에서 슬픔이 생기고, 사랑하는 것에서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해요. 밑줄까지 그어 놓고, 저는 그 두려움을 관리하겠다고 표를 만들고 있었던 거예요. 짝사랑 단계별 거리 좁히기 대화 루틴 을 다룬 글은 대부분 이 표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법을 알려줘요. 상대 답장 속도에 맞추라든지, 먼저 연락이 오는지 지켜보라든지, 호감 신호에 점수를 매기라든지 하는 식으로요. 저도 처음엔 그런 글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쓰다 보니 그 방법들이 결국 집착을 체계적으로 굴리는 도구라는 게 보였어요. 그래서 이 글은 방향을 바꿔 보려고 해요. 6주 로드맵은 그대로 두되, 무엇을 재고 무엇을 내려놓을지를 붓다와 니체에게 물어서 다시 짰어요. 그리고 S와의 일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마지막에 솔직하게 적을게요. 🤔 니체와 붓다가 똑같이 의심한 것 니체를 연애 글에 데려오면 보통 '자기 극복'이나 '당당해져라' 정도로 끝나요. 그런데 제가 S 때문에 다시 펼친 건 『즐거운 학문』 14절이었어요. 제목이 "사랑이라 불리는 모든 것"이에요. 니체는 여기서 남녀 사이의 사랑이 가장 노골적인 소유욕이라고 말...

💔 알랭 바디우 사랑예찬으로 읽는 데이팅앱: 우연을 흉내 내는 스와이프는 왜 사랑을 약하게 만드나

📑 목차 🍜 국숫집에서 알게 된 것 📖 2009년의 바디우는 무엇을 비판했나 🎰 스와이프는 우연을 없애지 않는다, 흉내 낸다 🎭 '둘의 무대'에는 관객이 없어야 한다 🪷 불교는 오히려 반대편에 서지 않을까 📵 다시 우연 앞에 서 보기로 했다 📚 참고 자료 🍜 국숫집에서 알게 된 것 작년 겨울 두 달 동안 데이팅앱을 썼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엄지로 카드를 넘기는 게 어느새 버릇이 됐다. 키, 직업, 사는 동네, 담배를 피우는지. 넘긴 카드가 몇 백 장은 됐을 텐데, 실제로 만난 사람은 셋뿐이었다. 그중 한 사람과는 을지로의 작은 국숫집에 갔다. 프로필로 보면 나와 거의 모든 게 맞는 사람이었다. 대화도 막힘이 없었다. 그런데 국수가 나오고 그 사람이 젓가락을 들다가 휴대폰을 잠깐 내려다봤다. 알림 하나였고 채 1초도 안 걸렸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안심이 됐다. 저 사람도 나처럼 다음 카드가 있구나. 오늘이 별로면 우리 둘 다 돌아갈 곳이 있구나. 그 안도감이 그날 저녁을 망쳤다. 국수는 맛있었고 대화는 즐거웠는데, 둘 중 누구도 이 자리에 무언가를 걸지 않았다. 헤어지고 나서 우리는 연락하지 않았다. 거절당한 사람도, 거절한 사람도 없었다. 그냥 흐지부지 끝났다. 그때 떠오른 책이 알랭 바디우의 『사랑 예찬』이었다. 이 글은 그 책으로 데이팅앱을 다시 읽어 보는 기록, 말하자면 알랭 바디우 사랑예찬 데이팅앱 이야기다. 📖 2009년의 바디우는 무엇을 비판했나 바디우는 2009년 아비뇽 연극제에서 니콜라 트뤼옹과 대담을 했고, 그 대담이 이 얇은 책이 됐다(국역본은 조재룡 옮김, 도서출판 길, 2010). 1장 「위협받는 사랑」은 파리 시내에 붙어 있던 매칭 사이트 미틱(Meetic)의 광고 문구 이야기로 시작한다. "Ayez l'amour sans le hasard!" 우연 없는 사랑을 가지세요. 다른 광고에는 "사랑에 빠지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다", "고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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