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제5대 왕 문종: 짧은 재위에 담긴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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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文宗, 1414~1452)은 조선의 위대한 성군 세종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이향(李珦)이며 일찍이 7세 때 왕세자에 책봉되어 무려 30년간 세자로서 지낸 인물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학문을 즐기고 성품이 관대하여 누구에게나 칭송받았다고 한다. 
명나라 사신을 접대할 때에도 어린 세자가 의젓한 태도로 임하여 사신과 대신들을 감탄시켰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형제들과 우애도 두터웠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효심이 깊어 아버지 세종이 병석에 누우면 식음을 전폐하고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였다고 하니, 문종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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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위 이전: 준비된 왕세자의 긴 세월

왕세자 시절 문종은 학문뿐 아니라 과학과 병법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를 고안해냈을 정도로 천문과 산술 방면에 능통했다고 한다. 측우기는 훗날 세종 대에 장영실 등에 의해 제작되어 오늘날에도 전해지는 발명품으로, 문종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문종은 **화차(火車)** 개발에도 관여하였는데, 화차란 여러 개의 신기전 화살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 15세기식 다연발 로켓포였다. 세종 후반에 만들었던 화차를 문종이 즉위 전후 새로 개량하여 실전 배치하였고, 한 번에 수십,수백 발의 화살을 쏘아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은 모두 어린 시절부터 쌓은 학구열과 국방 의식의 반영으로, 문종은 세자로 있으면서도 학자들과 교류하며 역사서와 병법서 편찬에도 힘썼다. 실제로 문종은 세자 시절에 **병법 교본**인 《진법》 편찬을 주도할 만큼 국방에 관심이 많았고, 고려,조선 초기의 전쟁사를 정리한 《동국병감》 편찬 사업도 이끌었다. 이러한 준비된 세자였기에 세종 말년에 8년간 **대리청정**(세자가 국정을 대신 돌봄)을 맡아 국사를 처리하기도 하였다. 세종은 눈병 등 지병으로 말년에 국정 수행이 어려워지자 첨사원이라는 기구를 두어 세자가 정사를 대행하게 했는데, 이는 적장자인 문종에게 미리 통치 경험을 쌓게 함과 동시에 조선 왕조 최초로 적장자 계승을 안착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세종은 생전에 “문종 역시 병약하여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염려하며 집현전 학사들에게 어린 손자 단종의 미래를 부탁했다고 전해지지만, 정작 문종 본인은 오랜 수업을 통해 왕위 계승에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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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위와 안정된 국정 운영

세종이 1450년에 승하하자, 문종은 35세의 나이로 즉위하였다. 그는 3년간 아버지의 국상을 치른 지 불과 얼마 안 되어 1452년에 별세하였으니, 재위 기간은 약 2년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짧은 치세 동안에도 문종은 몇 가지 중요한 업적을 남겼고, 세종 대부터 추진해온 국정 사업들을 무리 없이 계속 이어나가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보여주었다. 문종은 즉위하자마자 명나라에 국왕 책봉을 주청하고 승인받는 외교 절차를 밟았으며, 내치에 있어서는 **의정부 서사제**에 따라 대신들과 국정을 논의하며 부드럽고도 강단 있는 정치를 펼치려 했다.

문종 치세의 눈에 띄는 정책으로는 **언론 활성화**와 **인재 등용**을 들 수 있다. 그는 아버지 세종을 도와 오랜 기간 정사를 배우는 동안 신하들의 언로(言路)를 중시하게 되었다. 즉위 후에는 종전까지 4품 이상 고관에게만 허용되던 **윤대**(임금이 정기적으로 신하들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에 6품 이하의 하급 관리들까지 참여를 확대하여, 누구나 직언을 올릴 수 있게 개방적인 소통 창구를 넓혔다. 새로 과거에 급제한 젊은 관원들도 임금 앞에서 견해를 피력할 기회를 준 것으로, 문종의 이러한 조치는 인재들의 식견과 능력을 직접 시험하고 민심을 수렴하려 한 열린 마음의 정치라 평가된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윤대 참석 대상 범위를 넓힌 것은 문종이 국정을 챙기고자 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문종은 즉위 후 첫 해에 외척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던 **심온**(沈温, 그의 외할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심온은 태종 때 역모 혐의로 처형되고 관작이 박탈되었으나 실제로는 태종이 세종의 외가 세력을 견제하려 조작한 사건으로 의심되었다. 세종조부터 복권 여론이 있었지만 세종은 아버지 태종의 결정을 번복하기를 부담스러워 했고, 결국 이 숙제가 문종 대에 넘겨졌던 것이다. 문종 즉위 후 대신들 사이에 큰 반대 없이 심온의 억울함이 풀어졌고, 그 아들 심회·심결 등 청송 심씨 가문은 조정에 다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문종이 **선대의 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군주**로서 모습을 보인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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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와 군사 분야의 업적

문종은 학문을 좋아하고 학자를 아꼈던 군주로, **편찬 사업**에도 열정적이었다. 세종의 명으로 시작된 고려 왕조의 역사 정리 작업을 마무리하여, 즉위년에 방대한 정사(正史)인 《**고려사**》를 완성하고 이어 곧바로 《**고려사절요**》 편찬까지 끝마쳤다. 고려 왕조 34대 475년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들은 조선 왕조의 정치·제도·문화를 반추하는 의미도 커서, 문종 치적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실제 《고려사》 편찬은 세종 말 김종서와 정인지 등 집현전 학자들이 착수한 작업으로, 문종이 왕세자로서 깊이 관여하여 1451년경 마무리된 것이다. 뒤이어 편년체로 간략히 요약한 《고려사절요》도 문종 재위 중 1년 만에 편찬되었다. 이러한 역사서 편찬은 전대(前代)의 역사를 정리하고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공고히 하는 사업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문종의 주도로 완성된 《고려사》의 일부 책판. 고려 왕조의 역사를 기록한 방대한 관찬사서로, 1451년(문종 1년)에 간행되었다.*

문종은 경연에서 애독하던 《대학연의》라는 유교 경전을 더욱 쉽게 해설하는 **주석 작업**을 명령하기도 했다. 그는 즉위 후 첫 경연 교재로 이 책을 택할 만큼 학문에 열심이었고, 자신뿐 아니라 대신들과 왕족들도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라 여겼다. 당시 좌사간 최항에게 주석 편찬 임무를 맡기고 특별히 그를 집현전 부제학으로 전임시킬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한다. 비록 이 사업이 완성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짧은 재위에도 학술 사업에 뜻을 둔 문종의 면모를 보여준다.

국방과 군사 제도에서도 문종은 상당한 개혁을 시도했다. 앞서 언급한 화차 개발 외에도, 문종은 세종 때부터 제작되어 온 각종 **화기(火器)** 제조를 장려하여 국방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화차에 장착하는 신기전 등의 화약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염초**(초석) 확보를 위해 전국에 **염초 도회관**을 설치한 것도 문종 때의 일이다. 도회관이란 특정 과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여러 지방 고을을 묶어 설치한 임시 기관인데, 문종은 이를 물자 조달 시스템에 도입하여 화약 원료를 체계적으로 생산하고자 했다. 비록 이 염초 도회관 제도는 백성들의 불편 등으로 세조\~성종 연간에 폐지되었으나, 물자 조달 행정의 새 모델을 시도한 사례로 남아 있다.

아울러 문종은 **군제(軍制) 개편**에도 손을 대었다. 당시 중앙군 조직은 3군(軍) 12사(司) 체제였는데, 실제 전술 운용은 중앙·좌·우·전·후의 5개 진(陣)을 기본으로 하여 3군 12사가 합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문종은 이를 5사로 개편하여 대부분의 병종을 5사에 재편성하고, 일선 지휘관인 호군의 역할과 역량을 강화하는 군제 혁신을 단행하였다. 이 **5사 체제**는 이후 세조 때 5위(衛) 제도로 발전하였고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임진왜란 이전까지 조선 중앙군의 근간이 되었으니, 문종의 군제 개혁이 남긴 영향도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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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논란과 개혁 과제

문종 시대의 정치에서 특이한 부분은 **불교에 대한 태도**였다. 조선 개국 이래 성리학을 국시로 삼으며 불교를 억제하는 정책이 이어졌으나, 세종은 말년에 불교에 귀의하여 궁궐 안에 내불당까지 설치하는 등 다소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문종을 비롯한 왕자들도 친불교 성향을 띠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즉위 후 문종은 자신은 불사를 좋아하는 임금이 아니며, 다만 아우들이 하는 불사를 금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하였지만 실제로는 직접 여러 사찰을 수리·중창하는 데 많은 비용을 들였다. 심지어 세종의 국상 기간 중에도 몇 차례 불사를 거행하는 등, 유교 관료들의 눈에 문종은 **불교를 지나치게 옹호**하는 군주로 비쳤다. 그 결과 문종 재위 내내 대신들과 언관들로부터 불교 숭상 정책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승려들의 대납(代納)** 문제는 문종 때 사회 문제로 크게 대두되었다. 대납이란 지방 특산물로 바치는 공납 물품을 제삼자가 미리 대납하고 나중에 해당 지방민에게 대가를 쌀이나 면포 등으로 받아내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불법이었으나, 세종 말 일부 품목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되었고 승려들에게도 일정 범위에서 대납을 인정해 준 바 있었다. 그런데 문종 대에 일부 승려들이 이 특권을 남용하여, 예컨대 꿀 1말을 대신 바쳐주고 그 대가로 쌀 100말을 요구하는 식으로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는 일이 벌어졌다. 백성들의 부담은 심각해졌고, 관리들은 문종의 친불교 정책과 더불어 이 **대납 폐단**을 당시 국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문종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고심 끝에 개선책을 내놓았다. **승려에 의한 대납은 계속 허용하되, 품목별로 공정한 가격 기준을 정하여 그 이상 징수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그때까지의 폐해를 일부 시정했을 뿐 아니라, 훗날 세조 대에 대납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하게 되는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즉 문종은 종교적 관용을 베푸는 가운데서도 민생에 해가 되는 부분을 바로잡고자 노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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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들과 인간적인 일화

문종의 개인사 중 흥미로운 대목은 **결혼 생활의 우여곡절**이다. 그는 세자 시절 세 명의 부인과 차례로 혼인했으나, 결국 모두 왕위에 오르기 전에 잃거나 내쳐야 했다. 첫 번째 세자빈 김씨와는 성격 차이로 불화가 생겼고, 그녀가 세자의 사랑을 얻으려고 무당을 부르는 등 미신에 의지하다 발각되어 2년 만에 폐출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부인 봉씨는 행실이 더욱 문제가 되어 폐위되었는데, 궁녀 **소쌍**이라는 여인과 동성애 관계를 맺고 밤낮 술에 취해 지내는 일이 조정에 소문나 세종이 크게 탄식하였다고 한다. 세종은 하는 수 없이 봉씨마저 내쫓았고, 이에 따라 문종은 두 번째 결혼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세자로서 들인 세 번째 부인은 권씨(훗날 현덕왕후)였는데, 그녀는 1441년 세손(단종)을 낳은 다음날 산욕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연이어 두 명의 아내가 폐위되고 마지막 아내는 요절하는 바람에 문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사실상 **홀아비 신세**가 되었다. 한편 봉씨의 동성 스캔들은 조선왕조실록에까지 실려 후대에 화제가 되었는데, 세자가 소쌍을 불러 직접 사실 여부를 묻자 소쌍이 겁에 질려 실토하였다는 일화도 전한다. 이처럼 문종은 가정사에서는 복이 없었던 듯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역경을 묵묵히 견뎌낸 인간적인 모습이 그의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문종은 **용모도 출중하고 풍채가 당당한 미남 왕자**였다는 설이 있다. 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키가 크고 살집이 있었으며 인물이 훤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 인조 연간에 선원전(왕실 어진 보관소)에서 한 초상화를 발견했는데, 긴 수염을 늘어뜨린 당당한 모습의 이 인물이 누구인가를 두고 대신들 사이 논쟁이 벌어졌다가, 초상화 뒷면의 표기를 확인한 결과 문종 대왕의 어진으로 판명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드라마 등에서 종종 문종을 병약하고 나약한 이미지로 그리지만, 실제 그는 무예에도 뛰어났고 건강도 뒷날 악화되기 전까지는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지나친 근면함과 스트레스**로 건강을 상한 측면이 있다. 세자 시절 오랜 대리청정으로 과로한데다 1450년 부친상과 1452년 모친상까지 **삼년상**을 연이어 치르면서 체력이 크게 소진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로와 슬픔이 그의 지병 악화를 부추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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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악화와 요절, 독살설의 미스터리

결국 문종은 즉위 2년 3개월 만인 1452년 음력 5월, **불의의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향년 37세(만 36세)로, 조선 왕으로서는 매우 이른 나이에 승하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그의 병명은 **등창**, 즉 몸에 난 큰 종기였다. 오늘날의 의학으로는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종기일지라도, 당시에는 왕의 몸에 칼을 댈 수도 없고 적절한 외과적 처치가 어려워 심각한 염증으로 번지면 생명이 위험해졌다. 문종의 종기가 악화된 이유로는 그가 국상 중 무리하게 정사를 돌본 점이 꼽힌다. 실록에 따르면 문종은 몸에 종기가 난 상태에서도 명나라 사신 접대 연회에 참석하는 등 평소처럼 국정을 보다가 병세를 키웠다고 한다. 게다가 담당 어의(御醫)의 처치가 적절했는지도 의문을 남겼다. 문종의 주치의였던 내의 윤전(윤전이라 나오나 실은 전순의)이 종기가 아직 곪지 않은 위험한 단계에 섣불리 건드려 증상을 악화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후대에 일각에서는 문종의 죽음을 둘러싸고 섬뜩한 **독살설**이 제기되었다. 즉 문종의 친동생인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왕위를 노리고 왕의 주치의 전순의를 사주하여 교묘하게 문종을 해쳤다는 설이다. 전순의가 문종에게 **독성이 있는 꿩고기**를 지속적으로 진상하여 종기가 치명적으로 악화되도록 했다는 구체적인 주장도 있다. 실제로 여름철 야생 반하(半夏)라는 독초를 먹은 꿩고기는 종기 환자에겐 독이 될 수 있는데, 전순의는 이를 알면서도 문종에게 일부러 꿩고기를 권했다는 것이다. 이 설에 의하면 세조가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려고 형 문종의 병을 이용해 제거했다는 충격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물론 이러한 독살설은 확실히 증명된 바 없는 **야사적 뒷이야기**다. 그러나 문종이 평소 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너무도 갑작스러웠던 터라, 이런 음모론적 해석이 민간에 떠돌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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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조로 이어진 정치적 불안과 역사적 평가

문종의 갑작스러운 승하로, 그의 아들 단종이 불과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이는 이후 조선 조정에 큰 풍파를 몰고 오는 불안정의 서막이었다. 어린 임금을 둘러싸고 권력 다툼이 벌어진 끝에 1453년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김종서 등 충신들이 제거되고, 1455년 수양대군은 조카 단종을 밀어내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즉 세조의 찬위(簒位)로 이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육신**이라 불리는 단종 측 충신 6명이 처형당하는 등 일련의 비극적 사건들이 벌어졌다. 문종의 요절은 이러한 정치적 혼란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만약 문종이 몇 년만 더 장수하여 성년이 된 단종에게 안위(安位)를 물려주었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가정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후대에 “문종이 오래 통치했다면 세종을 능가하는 명군이 되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문종 본인의 치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온건하고 유능한 군주였다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그는 비록 재위 기간이 매우 짧았지만 왕세자로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큰 혼란 없이 나라를 다스렸고, 역사 편찬과 제도 정비 등 **내치의 기반을 다지려 노력한 임금**이었다. 신하들과 소통을 중시하고 불합리를 바로잡고자 한 행적에서 성군의 자질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종교 정책에서 보수 신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개인 건강 관리에 미흡하여 단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단종의 비극과 세조의 왕위 찬탈을 막지 못한 한계도 있다. 문종과 그의 계비 현덕왕후 권씨의 능은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의 \*\*현릉(顯陵)\*\*에 나란히 안장되어 있다. 세조 즉위 후 현덕왕후의 신주는 한때 종묘에서 폐출되기도 했으나 중종 때 복위되었고, 선조 때 문종의 신주가 종묘 정전에서 영녕전으로 이안되기도 하는 등 죽은 뒤에도 파란을 겪었다.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A%B5%AC%EB%A6%AC_%EB%8F%99%EA%B5%AC%EB%A6%89_%ED%98%84%EB%A6%89_%EC%A0%84%EA%B2%BD%28%ED%95%AD%EA%B3%B5%29.jpg#:~:text=Description%20%EA%B5%AC%EB%A6%AC%20%EB%8F%99%EA%B5%AC%EB%A6%89%20%ED%98%84%EB%A6%89%20%EC%A0%84%EA%B2%BD%28%ED%95%AD%EA%B3%B5%29">&#x20;*동구릉 현릉의 전경(항공 사진). 문종과 현덕왕후의 합장릉으로, 조선 왕릉 유적 중 하나다.*</a>

문종은 재위 기간이 짧아 교과서에서는 단종과 세조 사이의 다리 역할 정도로 간략히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준비된 조강지처(朝綱之妻)\*\*로서 어떻게 국정을 이어 안정시켰고 어떤 이상을 펼치려 했는지가 드러난다. 비록 자신은 뜻을 다 펼치지 못하고 요절하였지만, 문종이 남긴 노력과 업적은 조선 왕조사의 한 페이지를 분명히 채우고 있다. 교과서적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문종의 삶과 꿈을 살펴보는 일은 조선 왕조의 흥미로운 이면을 엿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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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8216;준비된 왕&#8217; 문종, 짧지만 굵은 통치

문종은 조선 역사상 드물게도 30년 가까이 왕세자로 수업을 받은 준비된 군주였습니다. 짧은 재위에도 불구하고 내치, 외교, 문화, 국방 등 다방면에서 세종의 유산을 이어받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펼쳤고, &#12298;고려사&#12299; 등의 대규모 편찬 사업과 화기 개발, 군제 개편 등 제도적인 업적도 남겼습니다.

그의 삶은 세자 시절의 인내와 학문, 정치를 향한 열정, 가정사 속의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병약한 몸으로도 정사에 몰두한 책임감 등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세종의 아들로, 단종의 아버지로, 세조 찬위의 기로에 서 있던 역사의 전환점에 존재했던 문종은, 비록 짧은 통치였지만 조선 왕조사의 중요한 고리로 평가됩니다.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단종의 비극도, 계유정난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오늘날에도 역사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8220;짧아서 더 아쉬운 성군의 초상&#8221;, 그것이 바로 문종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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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67; FAQ


Q1. 문종은 왜 짧은 기간만 왕위를 지켰나요?
A1. 문종은 1450년에 즉위하여 약 2년 3개월간만 재위했습니다. 
지병이 악화된 가운데 삼년상과 과로가 겹치며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었고, 결국 등창으로 요절했습니다.

Q2. 문종이 발명한 것이 있나요?
A2. 측우기의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또한 화차 개량 및 병서 편찬 등 과학과 병법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고, 실제 결과물로 이어졌습니다.

Q3. 문종과 불교는 어떤 관계인가요?
A3. 문종은 유교 왕조의 군주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불교에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불사 지출과 승려 대납 문제로 관료들의 비판도 받았습니다.

Q4. 문종 독살설은 사실인가요?
A4. 공식 기록에는 문종이 병사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후대에는 수양대군이 독살을 사주했다는 야사도 전해집니다. 
이는 확실한 근거가 없는 음모론 수준으로, 정설로 보긴 어렵습니다.

Q5. 문종이 세종만큼 훌륭한 왕이었나요?
A5. 세종만큼 오랜 치세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의 정치를 보면 신중하고 유능한 면모를 보였고, 
준비된 성군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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