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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separator" style="clear: both;"><a href="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ie2_0ugqzdr6USDwchsS1FfiI6E98gKd0ICizd4MbIBpCdMqTQ2kFN_1J3xEMGjCBI8dgImczo0rlhYpGXty_1PntxRxE_En14K4no-wEytItH4zk0Sgda4Gcif1IzmhLx49uJ2mHJm4558qWMeJLjAjZxvLvZAYTLGMs9zWG0yWKmA6eARQ5k3GfZ/s1024/62.webp" style="display: block; padding: 1em 0; text-align: center; "><img alt="화폐는 허구인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금융의 의미" border="0" data-original-height="1024" data-original-width="1024" loading="lazy" src="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ie2_0ugqzdr6USDwchsS1FfiI6E98gKd0ICizd4MbIBpCdMqTQ2kFN_1J3xEMGjCBI8dgImczo0rlhYpGXty_1PntxRxE_En14K4no-wEytItH4zk0Sgda4Gcif1IzmhLx49uJ2mHJm4558qWMeJLjAjZxvLvZAYTLGMs9zWG0yWKmA6eARQ5k3GfZ/s320-rw/62.webp" width="320"/></a></div>
## 들어가며: 자본과 실존의 교차로
우리는 화폐를 통해 일상적 삶을 영위합니다. 커피 한 잔을 구매하고, 월급을 받고, 대출을 갚고, 투자를 하며 미래를 준비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화폐는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나 냉철하게 질문해보면, **화폐란 무엇이며 어떤 존재론적 위상을 지니는가?**라는 낯선 물음이 떠오릅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경제학적으로 화폐의 기능(교환 수단, 가치 척도, 축장 수단)을 묻는 것이 아니라, 화폐가 인간 존재, 사회적 의미, 문화적 상징 체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심층적 사유를 촉구합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실존주의적 관점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을 본질 없이 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 파악했으며, 인간이 직접 의미를 창출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자유로운 주체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들어낸 화폐와 금융 시스템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며, 이 구조 안에서 인간의 자유와 책임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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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의 실체: 화폐라는 상징적 합의
화폐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와 신뢰**에 기반한 상징적 구조물입니다. 동전이나 지폐, 디지털 숫자까지, 물리적·비물리적 형태를 불문하고 화폐는 그 자체로 내재적 가치가 아니라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합의한 상징입니다.
- **역사적 전환:** 고대에는 곡물, 소금, 조개껍질 등이 교환 수단으로 쓰였으며, 점차 금·은과 같은 귀금속이 화폐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금속 자체의 희소성에 의존하던 ‘금본위제’에서 벗어나 20세기 후반 이후 대부분의 국가는 금태환성을 포기하고 ‘명목화폐(Fiat Money)’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이제 화폐는 국가와 중앙은행의 권위, 사회적 신뢰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이는 화폐가 한층 더 추상적이고 허구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신뢰와 제도:** 화폐를 뒷받침하는 것은 국가의 법적·제도적 장치, 중앙은행 정책, 그리고 그 제도를 신뢰하는 시민들의 심리입니다. 이는 화폐가 물리적 실체가 아닌, **사회 제도의 안정성, 문화적 약속, 심리적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상징체계임을 보여줍니다.
- **탈물질화:** 현대에는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디지털 자산, 암호화폐 등의 확산으로 화폐가 점점 물리적 실체를 탈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화폐의 ‘허구성’을 더욱 부각시키는데, 불변의 실물 가치 대신 데이터와 알고리즘, 합의 프로토콜이 화폐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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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주의적 전개: 본질 없는 존재, 의미 창출자로서의 인간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서 핵심은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Existence precedes essence)”는 명제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정해진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받지 않았고, 스스로 의미를 창출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형성하며, 이 선택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짊어집니다.
이 관점을 화폐와 금융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화폐의 비본질성:** 화폐 역시 선험적 본질이 없습니다. 그저 종잇조각, 금속 조각, 디지털 비트에 불과하지만, 인간이 “이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치자”라고 합의하며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화폐’로 기능하게 됩니다. 즉, 화폐는 인간이 만든 인위적, 실존적 산물입니다.
- **선택과 책임:** 우리는 화폐를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재화나 서비스에 가치를 둘지 끊임없이 선택합니다. 이 선택은 단지 경제적 이득 추구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실존적 결단일 수 있습니다.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하거나, 환경친화적 기업에 투자하거나, 가상자산에 투기적 자금을 쏟아붓는 모든 행위는 우리 가치관과 세계관의 표현입니다.
- **자유 속 제약:** 물론 개인은 기존 금융 제도, 경제 구조, 문화적 관성 속에서 자유를 행사하기 때문에 완전한 무제약 자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존주의 관점에서 자유는 절대적 범위를 의미하기보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의미를 재구성하고 선택하는 행위적 자유를 의미합니다. 금융 시스템 역시 불변의 자연법칙이 아닌, 인간이 가공하고 발전시킨 제도이므로 수정과 혁신, 대안적 구조 모색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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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르트르의 또 다른 개념: '앙가주망(engagement)'과 금융행위
사르트르는 문학과 철학에서 ‘앙가주망(engagement)’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세계 속에서 자신의 행위와 신념을 결합하는 ‘참여’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금융 행위에도 응용 가능합니다.
- **앙가주망으로서의 투자:**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노리는 행위가 아니라,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 가치 판단, 윤리적 기준에 따른 참여일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투자, 사회적 책임 투자(SRI), 임팩트 투자 등은 화폐라는 상징 도구를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변화를 지원하는 앙가주망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 **책임과 윤리:**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개인 책임을 중시합니다. 투기로 인한 금융위기, 부정 거래, 환경 파괴를 유발하는 투자는 단순히 ‘돈’ 문제를 넘어 타인의 삶과 공동체,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수반합니다. 허구적 상징인 화폐를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곧 인류 공동운명체에 대한 도덕적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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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 허구성의 명암: 부, 불평등, 그리고 자유의 역설
화폐가 허구적 상징이라는 사실은 때로 매우 불편한 현실을 드러냅니다. 허구적 가치가 실제 인간의 삶과 행복,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부와 불평등:** 특정 집단이나 계층이 허구적 가치인 화폐를 더 많이 보유하고, 그것을 통해 권력과 지위를 확보할 때, 그 허구성은 압도적 현실로 나타납니다. 불평등은 경제적 지표 이상으로 실존적 문제로, 어떤 이들은 기회나 의미 있는 삶을 구축할 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경제 위기와 실존적 불안:** 금융위기나 인플레이션, 통화 붕괴와 같은 상황은 화폐의 허구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이 당연히 가치 있다고 믿었던 화폐가 사실 안정적인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취약한 ‘허구’임을 깨닫고 실존적 불안을 겪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존재의 기반이 흔들리는 실존적 공포를 동반하며, 사회적 신뢰를 다시 재구성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촉발합니다.
- **자유의 역설:** 화폐라는 허구 속에서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 같지만, 사실 시장 논리와 시스템 제약, 광고와 문화적 편향 등에 사로잡혀 ‘나만의 의미’를 창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실존적 자유는 단순한 허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절망적 상황이 아니라, 자유의 의미를 더 깊이 성찰하고, 새로운 실천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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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적 상상력: 의미 재구성과 금융의 변용
사르트르적 관점에서, 화폐와 금융은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이자 의미체계이므로 재해석과 재구성이 가능합니다. 이것은 탈중심적인 대안적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 **지역 화폐와 공동체 경제:** 중앙정부의 화폐뿐 아니라, 지역화폐나 공동체 기반 교환 시스템은 허구적 화폐 개념을 지역적 신뢰망과 상호부조 가치 위에 재구성하는 시도입니다. 이는 금전적 거래가 인간적 관계와 공동선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 **공유 경제와 협동조합 모델:** 무소불위의 자본 축적 대신, 공유와 협력, 윤리와 환경 보존을 중심에 둔 비(非)전통적 경제 모델들은 화폐를 단순한 소유와 욕망 실현 도구가 아닌, 집단적 의미 창출의 장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 **문화적·교육적 접근:** 금융문해력(Financial Literacy)을 강화하고, 화폐와 경제에 대한 비판적·철학적 사고를 장려하는 교육은 화폐 허구성을 받아들이면서도 건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길입니다. 이는 청소년기부터 시민교육 과정에 녹아들어 사회 전반의 관념적 틀을 재정립하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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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맺으며: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 허구를 활용하는 자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시각에서 볼 때, 화폐는 본질 없는 상징이며, 그 의미와 가치는 인간이 부여한 허구적 합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허구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며, 공동체의 구조와 삶의 내용을 결정짓는 막강한 실효성을 지닙니다.
핵심은 허구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허구 위에 어떤 의미를 세울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유로운 의미 창출자이자 책임지는 주체임을 강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화폐 세계에서도 우리는 주어진 구조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더 나은 가치 기준과 윤리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선택권과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화폐는 허구인가?**라는 질문은 화폐가 단지 인류의 집단적 상상력이 빚어낸 의미 체계임을 상기시키고, 우리에게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이 허구 위에 어떤 삶의 의미를, 어떤 사회적 선을, 어떤 미래 지향점을 구축할 것인가?” 그 답은 오직 자유로운 선택과 앙가주망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로써 화폐라는 허구는 인간 실존의 도전과 기회, 그리고 새로운 의미창출의 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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